<그래서, 인터널브랜딩 : 브랜딩스러운 조직문화 이야기>
누군가 만약,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아래와 같이 스스로 질문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몇년 일하다보면 종종 자신만의 일에 대해 꿈을 가지곤 한다.
특히 직장에서 2~3년 정도 경력을 쌓아 이제 막 조직의 분위기나 업의 특성을 이해하기 시작한 '열정있는 주니어'들이 조직의 수직적 분위기, 강압적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자신이 성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끼거나, 자신의 실력을 조직에서 알아주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 이들은 시선을 돌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직간접적으로 연계가 있거나 혹은 전혀 이질적인 분야에서 자신이 충분히 즐기며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는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과'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비즈니스에서 성과 중심의 사고 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모든 비즈니스는 '이해관계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와 함께 일이 되도록 얽혀있는 매듭을 풀어나가는 일을 우리는 '비즈니스'라고 부른다.
그리고 비즈니스가 성공적으로 이어져 나온 결과물을 우리는 '성과'라고 이야기 한다.
따라서, 비즈니스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며 일이 잘 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고 의견을 맞추어가며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어떠한 불편함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떠나 다른 일을 고려할 때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내가 지금 불편한 부분이 내가 가지고 있는 일의 어떠한 특성이 나랑 잘 맞지 않기 때문인가,아니면
이해관계자와 의견을 조율하고 타협하는 부분이
(환경적 요인이 되었든, 관계적 요인이 되었든 간에) 불편한 것인가.'
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은데,
막상 다른 일을 하려고 하면 어떤 일을 해야할지 잘 찾지 못하는 사람은 아마 대부분,
다른 일을 하고 싶은 이유를 하고자 하는 일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생각의 범위 내에서만
머리속에 생각이 돌고 있기 때문에 더 어떤일을 해야할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예를 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출장도 잦고 야근도 많이 하고 너무 바쁘기 때문에 난 더 이상 이일을 못하겠어.
다음에 내가 할 일은 최대한 내가 즐기면서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그래, 난 여행을 좋아하니까 여행과 관련된 무슨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찾는 과정에서 '여행'이라는 키워드를 도출해 나가는 과정이
단순히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바빠서' 와 같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가지고 있지 못한 부분에,
본인만의 소망과 염원을 담아 '여유로운 삶'을 찾고자
여행 업종을 선뜻 다음에 자기가 도전해봄직한 일로 손꼽는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답답함과 아쉬움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본능적으로 이러한 기준을 토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행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이나 태도도 너무나 다양하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행지에서 방문할 곳이며 먹을 곳이며 세세하게 일정 짜기를 좋아하는 사람,
그냥 아무 계획 없이 떠난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자유롭게 여행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
혼자 여행을 즐기는 사람,
친구나 가족들과 여행하는 것을 더 즐기는 사람,
여행지에서 자연 환경을 체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박물관, 건축물 등 여행지의 이야기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
여행을 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여행의 준비를 생각해도 다양한 상황들이 연출될 수 있고,
여행지에서의 여정으로 생각해보아도 가지각색의 특성과 그에 따른 경험이 나올 수 있다.
여행 하나만 생각해도 이렇게 다양한 상황이 연출되는데,
'그 상황의 특성을 면밀히 이해하여 나는 그 상황 속 어느 순간에 개입하여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한 부분은 고려되지 않는다.
단지 평소에 내가 좋아했던 일들,
이를 테면 여행, 음악, 영화, 쇼핑 등
(사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거의 이런 류들의 일들은 거의 싫어할 사람이 없을 것들) 의
카테고리를 정해놓고 이전 일들과 비교하여 이들이 가지고 있는 어떠한 특성이
현재 내가 겪고있는 어떠한 정서적이고 물리적인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해야할 일을 찾게되면, 생각보다 잘 찾아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소에 좋아하는 일을 나의 업으로 삼고자 하는 방식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업으로 삼고자 했으면
그 업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특성들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자신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업의 특성 이해를 위한 전략적인 탐색을 하지 않거나
업에 대한 표면적인 지식은 탁월하지만 자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문제이다.
이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본인이 어떤 가치를 전달하여
결과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성과를 낼 것인지와 긴밀하게 결탁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제 인식이 있어야 한다.
문제 인식은 세상을 보는 관점이다.
도대체 사람들이 어느 부분에서 불편한지,
어떤 부분에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어떤 상황에서 변화를 주면 상황이 좀 더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있는 분야에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기 위해
이러한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일상을 낯설게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우리가 외국에 여행 갔을 때
길거리의 광고판이나 건축물만 보아도 연신 사진을 찍는 이유는,
그것이 낯설기 때문이다.
현지인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광고판이나 건축물을 우리가 사진을 찍는 것은
그것이 여행지의 정서나 느낌을 전해줄 수 있는 낯선 피사체이기에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리라.
이와 같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조를 위해서는,
일상의 도처에서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사실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 이라는 말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창의력 또는 혁신과 관련하여 이전부터 주장해왔고 사용해왔었다.
어쩌면 너무나 교과서적인 말처럼 당연하게 여겨지던 이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창조와 혁신의 기본적인 태도/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은 새로운 문제를 인식하기 위한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사람에 대한 관심, 즉 '사랑'이 있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발명품은 사람을 돕기 위해 이 땅에 존재한다.
노인들의 굽은 허리와 불편한 걸음걸이를 도와주고자 '지팡이'가 발명되었다.
설거지로 인해 거칠어지는 주부들의 손을 보호하고자 '고무장갑'이 생겨났다.
세상의 모든 직업도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그 의미가 있다.
의사,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은 말할 것도 없고,
공사 현장에서 힘들게 땀을 흘리는 노동자들도 누군가가 살 집의 공간을 상상하며 벽돌 한장을 올린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 종종 마음에 '불편함'이 찾아온다.
그 불편함이란 '더 좋게, 더 낫게 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하지 못하지'에서 오는 불편함이다.
자꾸만 반복되는 상황들이 마음에 신경쓰여 도움을 주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해져
끝내 내가 도움을 줄 수 밖에 없는 귀찮은 거슬림.
우리는 그렇게 불편함을 느끼면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가령,
누군가 청소를 할 때 그 모습이 마음에 차지 못해 결국 내가 빗자루를 들고 만다면,
액자 안에 있는 그림의 색상이 이상하게 자꾸 맘에 들지 않아 고쳐주고 싶다면,
다른 사람이 발표할 때 목소리나 제스처가 너무 신경쓰여 아예 내가 대신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이처럼 내가 느끼는 불편함은,
대부분 내가 가지고 있는 축복받은 재능 때문일지도 모른다.
삶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들 가운데,
저절로 자꾸 시선이 가고 지금보다 조금 더 잘되었으면 하는 불편한 마음이 드는 대상 혹은 상황은 무엇인가.
그 안에서 나는 어떠한 가치를 통해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일을 찾는 방법은
아마 이러한 질문들에서 부터 시작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