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희생에 필요한 3가지 조건
창이 아닙니다, 당신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사이먼사이넥의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강연에서 강조한 것은 바로 위와 같은 리더의 '희생'이다.
리더가 구성원들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옳은 말처럼 보이지만,
어째 바로 쉽게 수긍이 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희생을 해야 하는 장소가 일터,
즉 내가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소득을 받는 회사라면
왠지 희생이란 단어는 '피해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져 거부감까지 들기도 한다.
왜 이런 경험 있지 않은가.
평가나 승진 시기에, 팀장으로부터-
김대리도 알다시피, 이번에 우리 팀에서 최 대리가 과장을 달아야 하잖아.
이거 뭐, 아쉽지만 이번엔 김대리가 좀 양보해달라구, 김대리는 아직 시간 좀 있잖아?
내년엔 내가 제대로 김대리 챙겨줄게. 이번 한 번만 희생 좀 부탁하자구.
이렇듯, 조직 내에서 종종 본의 아니게 요구되는 희생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 덕택에,
조직 내에서 '희생'이란 곧 '납득되지 않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억울한 손해'로 치부되는 것 같다.
내 생각에 '진정한 희생'에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한 것 같다.
첫째, 진정한 희생은 '자발적'이다.
누구가의 강요나 압박에 의해, '상황 때문에 어쩔수 없이'가 아니라 '기꺼이' 양보하는 마음이어야 한다. 따라서 진정한 희생에는 '아쉬움'이나 '후회'가 없다.
둘째, 진정한 희생에는 '조건'이 없다. 즉 '무(無) 조건'이다.
'이번에 한 번만 희생하면 다음엔 OO 해줄게,'라는 말은 상대방에게 거짓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렇게 진행된 서로 간의 합의는 '거래'일 뿐, 그러한 과정에서 진정한 참여와 동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진정한 희생은 조건이 없기에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희생에는 '감사함'이 따라온다.
상대방이 나를 위해 진짜 희생을 했는지, 아니면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거래를 했는지는
무엇보다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이득을 본 당사자가 제일 잘 알 것이다.
누군가의 진정한 희생으로 내가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면,
당연히 희생한 사람에 대해 미안한 마음과 함께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게 된다.
그냥 말로만 하는 감사함이 아닌,
진정 마음속에서부터 우러나와
다음에 나 역시 그 사람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그러리라,
다짐하고 이행하게 된다.
진정한 희생은 자발적이어야 하며, 무조건적이어야 하고, 감사함이 따라온다.
강요되고, 조건을 내세우며, 비판과 비난을 동반한 '거래'를 우리는 '희생'이라고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진정한 희생을 경험하기도 쉽지 않지만,
내가 스스로 '희생'을 해야겠다 마음먹기도 참 쉽지 않다.
리더에게는 희생도 필요하지만,
어찌보면 구성원들에게 '희생을 해도 괜찮다, 너에겐 아무 피해가 가지 않는다.'
라는 '안정감'을 주는 것도 동시에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희생한 사람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주고,
그 가치를 인정해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조건을 바라는 마음이라고 봐야할까?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