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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Aug 12. 2019

집 짓는 일과 리더십 스타일

<그래서, 인터널브랜딩 : 브랜딩스러운 조직문화 이야기>

길지 않은 연차이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내가 모셨던 

조직장(팀장)은 지금까지 다섯 분이나 되었다. 



조직 안에서 누구나 가장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아마도,  

리더(팀장)의 성향, 스타일에 따라 실무자로서 나는 어떻게 일을 해야할까 하는 고민일 것이다.  



다섯 분의 각기 다른 업무 스타일과 성향을 가진 리더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주니어 시절, 나 역시 그분들의 기호와 성향을 맞추기 위해 바지런하게 노력했었고, 

때로는 내가 생각하는 업무 방식과 리더가 생각하는 업무 방식의 불일치로 

꽤나 많은 도전과제와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직 안에서 정말 잘하는 리더십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시절 마다 나름의 정의를 내리기도 했었다.   


 

이전 직장의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리더십 스타일을 집을 짓는 것에 비유하여 아래와 같이 이야기를 했었드랬다.




   


집을 짓는 일에 대해 리더들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각기 다른 리더십 스타일을 보여준다.  

실무자로서 가장 좋은 것은 리더가 어느 장소에 어떤 용도로, 

무슨 집을 짓는지, 그리고 집을 짓는 중간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그때마다 알려주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런 리더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내가 경험한 대부분의 리더는

'여기에 집을 지을테니, 가서 한번 좋은 재료를 구해봐!' 


정도로 업무지시를 하던 분들이었다. 



주니어 시절의 나는 그런 지시를 받을 때면, 팀장에게

'구체적으로 무슨 목적으로 집을 짓는 것이지요?'

'어떻게 생긴 집을 지어야할까요?'

'대략 000원 정도 안에서 집을 지으면 될까요?'

와 같은 질문을 던졌었는데,

가끔 한 두번이야 팀장도 업무에 대한 열정과 의지로 판단했는지 

(본인이 생각하는) 답변을 주기도 했지만, 

질문이 길어지면 점점 짜증섞인 표정과 함께 퉁명스러운 대답이 이어졌기에, 

더 이상 질문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러면서, 내가 터득한 일하는 방식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여 일의 목적을 재정의하고 

그 목적에 대한 근거를 다양한 환경분석을 통해 정당화 하여 제안하는 것' 이다

그리고 그것이 실무자가 해야할 일이고, 그렇기에 회사 안에서 실무자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예를 들어, 팀장이

'여기에 집을 지을테니, 가서 한번 좋은 재료를 구해봐!' 라고 한다면,

난 먼저 팀장이 '왜 그런 업무 지시를 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본다. (목적) 

그리고 다음은 제안받은 장소를 생각하며

'이곳에 집을 짓는다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최선일까?' 

'이곳 기후나 토양은 어떨까? 튼튼하게 지으려면 어떤 재료가 필요할까?'

'근처에 집을 지을 수 있는 건축가는 누가 있을까? 그 사람의 실력은 어떨까?'

등을 고민하는 것이다. (환경분석) 

그러면서 내 나름대로 탐색해본 목적 의식과 근거를 통해 알아본 재료를 가지고 팀장에게 보고를 한다. 



"팀장님,  집을 지으라고 하신 이유는 아마 추후 OOO에 대한 편의성을 위해 지으라고 하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 지역은 토양은 OOOO와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고, 기후는 OOO특성이 있으며, 현재 저희에게 OOO정도의 자원이 있기에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2층 짜리 벽돌집을 올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가 그 벽돌집을 올리기 위한 좋은 재료를 가지고 왔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보고를 했을 경우,

내가 경험한 나름 괜찮은 리더는 



'이 재료는 괜찮은데, 저 재료는 좀 별로네. 

자 여기 내가 알아본 재료가 있으니 이것으로 한번 사용해봐' 

라며 추가로 본인의 재료를 얹어주는 리더였다.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운 리더도 있었는데, 

'그래? 잘했는데... 그런데 그 집을 짓는게 맞는지 모르겠네... 

다른 집을 지을 경우 또 뭐가 필요한지도 한번 알아볼래?'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인데, 

리더이면서 우유부단하여 의사결정에 대한 판단을 어려워하는 리더이다. 



내가 경험한 가장 최악의 리더는

'이 재료 별론데? 어디서 알아봤어? 가서 다시 한번 구해와봐'

'에이~ 이 재료도 별론데? 좀 더 고민해보고 다시 가지고 와봐'

'흠... 이것도 별로야. 그냥 처음에 그 재료가 났겠어.'

라며, 아무도 공감할 수 없는 철학을 가지고 본인만의 주장으로 업무 지시를 하다가, 

결국은 맨 처음 실무자가 제안했던대로 방향을 틀어버리는 리더이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실무자가 일의 진행을 위해 준비해놓은 재료가 

이미 의사결정 지연으로 인해 그 의미와 효력를 상실하여 일의 진행이 더 어렵고, 

일이 잘 되더라도 그 공로를 리더 본인의 덕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추가로,

'여기에 집을 짓는다' 라고 지시를 하는게 아니라 

'일단 어디에 건물을 올린다' 

라고 이야기를 하며 업무 지시를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럴 경우 '여기', '집' 조차도 실무자 입장에서는 

너무 황송하게도(?) 방향과 범위를 좁혀준 고마운 정보일 것이다.  



아무튼,

실무자가 올바른 철학과 의지를 가지고 일을 한다 하더라도,

리더가 어떤 업무 성향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똑같은 실무자가 조직 안에서 능력자가 되기도 하고 무능력한 C player 되기도 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실무자가 스스로 목적과 방향, 구체적인 진행 방안까지 제안하는 것을 당연스럽게 여기는 문화가 아니라, 

리더가 먼저 일의 목적과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큰 그림 안에서 실무자들이 올바르게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해주는 문화가 조성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 안에서 스스럼없이 질문하고 답변하는 문화가 먼저 만들어져야 하며,

구성원들에게 중요한 것은 개인적인 수준의 질문이 아닌 

공통의 이익과 성장을 전제로 한 수준 있는 질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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