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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Aug 27. 2020

조직 안에서 브랜드적인 삶을 산다는 것

직장을 다니며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삶(with SK Telecom)

<조직 안에서 브랜드적인 삶을 산다는 것>에 대해 SKT 구성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Zoom Live로 진행되었고, 새로운 포맷(간단한 Lecture + SKT 조직 내에서 자기다움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구성원 2분과의 토크)을 경험하며 나 역시도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즐거운 배움의 시간 :) 






시간이 많지 않아서 온라인으로 참여해 준 구성원분들이 남긴 질문에 모두 답변을 하기 어려웠는데, 


담당자분이 세션 이후 몇몇 질문들을 보내주어서, 답변을 텍스트로 정리해 전달드렸다. 




자기다움은 숨기고 싶은 단점, 약점, 열등감까지 꺼내놓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피하게끔 진화되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노력이 부족하다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최지훈님은 자기다움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A.

먼저 자기다움과 용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말씀 주신 대로 조직 안에서 자기다움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껴안고 부족함을 마주하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그것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겠지요. 그런데 조직 내에서 이러한 태도를 유도하기 위해 단지 각 개인 차원의 용기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수용하고 스스럼없이 꺼내놓기 위해서는 관계 안에 ‘심리적 안전감’이 필요하고 심리적 안전감은 ‘환경’에서 비롯되기 때문이지요. 만일 조직 내에 심리적 안전감이 낮은데 개인 차원의 용기만 강조한다면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를 더 꺼내놓지 않고, 숨길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환경과 관계에 따라 정보의 노출을 조정할 수 있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는 불안한 환경에서는 굳이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조직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법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리더의 개방성과 구성원 간의 스몰 토크(Small Talk)가 꽤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기다움을 찾기 위해 먼저 일대일의 관계에서 가능한 오픈해서 저를 드러내려고 합니다. 소소하게 최근의 관심사나 취향을 나누기도 하고, 일하면서의 고민거리를 공유합니다. 일상에서의 대화를 통해 타인과 스토리를 공유하고 조금 더 가까운 관계를 만들어나갑니다. 대화의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대화의 소재나 내용보다는 그 안에서 느껴지는 나와 타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입니다. 타인과의 가치 교환은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엮어주고, 그렇게 형성된 관계에서는 이후에 서로가 어떤 행동과 선택을 할지 예측할 수 있게 도와주어 그 사람의 고유성을 인정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조직 내에서 자기다움이 수용되기 위한 조건 중에는 ‘전문성’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맡은 역할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고 조직 내에서 인정을 받게 되면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내세우기도 쉬워지고, 나와 생각이 비슷한 동료와 연대를 이루기 용이해지니까요. 결국, 내 편이 많으면 자기다움을 드러내기가 더 쉬워지죠. 그래서 저는 회사에서 작은 성공의 경험을 많이 쌓고, 그 경험에서 내 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편입니다. 현업에서 들어오는 교육이나 워크숍 요청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파트너십을 이루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이슈를 함께 경험합니다. 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담당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더 예리하게 다듬는 한편, 이후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나누기도 하고요. 그 과정에서 더 유대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조직의 이슈를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네트워크도 형성되고 전문성도 한 걸음 더 성장하는 것이죠.

그리고, 다양한 외부 활동을 통해서도 자기다움을 만들어갑니다. 주기적으로 HR 담당자들 모임에 참석하기도 하고, 북클럽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때로 나와는 조금 다른 분야의 모임에 참여해 나와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의 경험과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조금 더 스펙트럼을 넓히고 제가 맡은 과제나 프로젝트의 좋은 영감과 힌트를 얻습니다.



‘기록과 성찰’도 자기다움을 찾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활동입니다. 저 같은 경우 네이버 블로그, 브런치,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를 통해서 기록을 해나가고 있는데요. 채널의 성격에 따라 제 일이나 프로젝트의 고민과 아이디어, 경험을 공유하기도 하고, 인사이트를 주는 짧은 콘텐츠를 올려놓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루나 일주일, 또는 일 년의 일들을 돌아보기도 하고요. 글쓰기는 자신의 흐릿했던 생각을 명료하게 다듬고 더욱 객관화하여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최고의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지속적으로 기록된 글들이 누적되면 시간이 지났을 때 내 생각과 철학이 어떻게 변했고, 더 단단하게 여물어져 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정리하자면 ‘개방성’, ‘전문성’, ‘기록과 성찰’. 이 단어들이 제가 자기다움을 만들어나가는 주요 키워드로 볼 수 있겠네요^^





문화를 담당하는 조직이라면, 구성원들이 자기다움을 회복할 수 있도록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사례나 강사님의 경험을 공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먼저 노파심이지만.. 조직 내 구성원들의 자기다움이 자칫 잘못해서 ‘그저 내 마음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겠다’는 ‘자유에 대한 그릇된 이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어쩌면 조직 내 자기다움을 다루기 위해서는 조직 안에서의 게임의 룰, 혹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먼저일지 모릅니다. 



조직 내에서 자기다움을 회복하는 것은 ‘개인의 고유성과 능동성 회복’이라는 뜻입니다. 그동안 당연히 여겨졌던 것에 질문을 제기하고, 집단이 강제하는 이념과 때로는 단절하여 자신의 대안을 제시하고, 스스로 진실한 내면의 힘을 갖는 태도이지요. 조직 안에서 무조건 순응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과는 다르게 사고하며, 집단이 평균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벗어나 이탈해보는 시도가 자신의 고유성을 만드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나오는 행동과 결과가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 지향하는 가치의 범주를 넘어서는 안되겠지요)



구성원들의 자기다움을 시키기 위해 처음부터 어떤 크고 대단한 것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그 생각이 조직, 혹은 누군가에게 판단과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경험을 개인이 반복적으로 가져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직 안에서 좀 더 캐주얼하게 이야기하는 것, 소소한 수다를 장려하는 것, 아무런 거리낌없이 새로운 작은 시도를 하게 하는 것, 그 시도의 결과를 성과관리 차원에서 증명해 낼 필요가 없는 것.. 이런 차원에서 조직 내에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 그리고 이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여러 조직문화 프로젝트를 시도했었는데요. 말씀드린대로 구성원들간의 자유로운 소통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런치 세미나(점심 때 식사를 제공하며 캐주얼하게 진행하는 토크 모임)도 해보았고, SNS채널을 이용해 조직 문화 이벤트도 진행하고 직원들이 참여하는 영상을 촬영하여 공유하기도 하고, 동시에 팀 단위 워크숍과 리더십 프로그램 등 여러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런 하나하나의 활동들이 서로 같은 철학을 가지고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개인 차원에서 자유롭게 생각과 의견을 드러내고, 그것이 어느 누구에게 판단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아야 합니다. 일관된 메시지를 통해 구성원 개인이 본인 스스로 각자의 사고와 행동을 돌아보고, 자발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회복’이라는 말은 원래 가지고 있었던 상태로 ‘돌아간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변화’와는 조금 다르죠. 문화를 담당하는 조직의 일은 구성원들이 본래 가지고 있는 각자의 특성을 발견하게 도와주어, 각자의 다양성을 시너지로 연결하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브랜딩이 다름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내부에서의 브랜딩도 구성원들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심해질수록, 사람과의 끈끈한 관계가 더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조금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이런 기회를 통해 제 부족한 생각을 구성원분들과 나눌 수 있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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