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으로 함께했던 그 카페에서 -
얼음
몇 조각.
음료가 모두 사라진 뒤
컵 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조그만 결정들.
아마 맞은 편
다른 컵이 함께 있었던 시절엔
음료에 떠다니며 행복했을지도 모르지만.
얼음
몇 조각.
어쨌든 다른 컵이 떠나고
음료도 뒤따라 떠나고 나서는
녹아 사라지기 싫어 끼리끼리 뭉쳤다가.
그래도 시간은 야속해
어떤 조각은 깨지고
어떤 조각은 녹아 사라졌고.
얼음 세 조각
얼음 두 조각
조금 있다가는
얼음
한 조각만이.
이제 맞은편 컵과
떠다니던 시간을 기억하는 건
너 하나뿐.
혼자가 아니었던
많은 결정이 각각의 기억을 품고 있던
그 때를 기억하는 것도 너 하나 뿐.
그래서
얼음 한 조각, 네가 녹으면
나는 사랑의 마지막 추억을 잃고
이별을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