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직 고민해보다 Dec 20. 2016

카페, 사랑, 이별

- 마지막으로 함께했던 그 카페에서 -


얼음

몇 조각.


음료가 모두 사라진 뒤

컵 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조그만 결정들.


아마 맞은 편

다른 컵이 함께 있었던 시절엔

음료에 떠다니며 행복했을지도 모르지만.



얼음

몇 조각.


어쨌든 다른 컵이 떠나고

음료도 뒤따라 떠나고 나서는

녹아 사라지기 싫어 끼리끼리 뭉쳤다가.


그래도 시간은 야속해

어떤 조각은 깨지고

어떤 조각은 녹아 사라졌고.



얼음 세 조각

얼음 두 조각

조금 있다가는


얼음

한 조각만이.


이제 맞은편 컵과

떠다니던 시간을 기억하는 건

너 하나뿐.


혼자가 아니었던

많은 결정이 각각의 기억을 품고 있던

그 때를 기억하는 것도 너 하나 뿐.



그래서

얼음 한 조각, 네가 녹으면

나는 사랑의 마지막 추억을 잃고

 

을 끝낸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독과 먹먹한 귀로(歸路)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