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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토성불가마사우나 목욕 후기

세신 견습생 인상적 복장

by 럭키비너스
서울 토성불가마사우나 목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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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목욕탕 탐방기를 적으려고

생각한 건 2019년 말이었다.

그 다음해 초, 뜻하지 않게 코로나 이슈로

목욕탕 탐방기 첫 삽도 못 떠보고 몇 년이 흘러 버렸다.

작년부터 서울에 있는 오래된 유명 목욕탕에 가보려고 찾아봤더니

많은 목욕탕이 폐업 되고 없었다.

코로나19 전부터 목욕탕은 힘들었는데

간간히 버텨오던 동네 목욕탕들은

코로나에 총을 맞은 것처럼 줄줄이 쓰러졌다.

한 명의 손님으로써 단골 목욕탕이 사라질 때

고향 한귀퉁이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는데

이윤을 남기지 못하는 목욕탕을

마지막까지 버텨내다가

결국 문을 닫을 때, 목욕탕 주인들은

몸의 일부가 사라지는 심정 아니었을까?

코로나의 큰 파도를 어렵사리 넘긴 동네 목욕탕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오늘은 집에서 가까운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있는

토성불가마사우나에 다녀왔다.

세신사 양성소와 겸하는

독특한 풍경의 목욕탕이었다.


얼마 전, 목욕탕 후기에

세신 비용이 저렴한 목욕탕을

댓글로 남겨주신 분이 계셨는데

여기인 걸 직감적으로 알았다.

42도 열탕에 앉아 분주한 세신실을

빤히 구경했다.


견습생 세신사 6분이

핑크침대에 철퍼덕 누운 손님의 몸

이곳저곳을 때밀이 수건으로 밀었다.

규범화된 순서와 방식이 있는 듯 했다.


세신사님들의 단체 복장이 시선을 끌었다.

까만 망사 브라자에 까만 팬티를 입고

다리에는 은색 토시를 끼고 있었다.

북실북실한 털 볼레로만 입어주면

저대로 연말 MAMA 콘서트 무대에

서도 될 정도의 섹시함과 강렬함이 풍겨왔다.

세신사님들은 대부분 배가 나왔는데

허벅지 근육이 선명히 보여

건강미까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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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선 강동구청역 4번 출구로 나온다.

잠실 옆 동네인데 낯설다.

모르는 동네 목욕탕에 찾아 갈 때

여행 온듯 설렌다.

방에 누워 세계테마기행 보는 것보다

내 두 발로 걷는 낯선 동네 목욕탕 여행이 더 흥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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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멋진 공원을 만났다.

땅 속에 얼마나 많은 문화재가

잠자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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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극동아파트 상가 지하1층에 위치한다.


송파 토성불가마사우나 여탕 구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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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탕 42도

온탕 40도

냉탕은 지하 냉천수

습식사우나 46도

건식사우나 100도

입식샤워기 7개

좌식샤워기 11개


목욕탕은 작고 내부는 어두웠다.

천정이 낮아서 냉탕에

들어갈 때 머리를 조심해야 한다.

냉커피 진하게 조금 달게

주문했어야 했는데

조금 달게만 했더니 커피가 연했다.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정신은 안 깨고 화장실 가기만 바빴다.


탈의실에 세신 예약 직원이 따로 있었다.

전문 세신사 기본 3만 (40분)

견습생A 2만 (30분)

견습생B 1.5만 (30분)


토성불가마사우나는

견습 세신사에게 저렴한 가격에

때밀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손님 대부분은 세신을 받았다.

나처럼 셀프로 때미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곳 사람들 눈에는 내가 이상해 보일 수 있겠다.


나는 30년 넘게 목욕탕을 다녔지만

세신을 받아본 적이 없다.

세신을 안 받은 천연기념물 몸.

첫경험을 아끼는 중이다.

다음번에는 용기 내서 세신을 받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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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씻고 나오자 목욕탕 앞 공원이 새롭게 다가왔다.

깨끗해진 몸으로

공원을 산책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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