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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변스파랜드 목욕 후기

금색 귀걸이 습득 후

by 럭키비너스
서울 강변스파랜드 목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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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마지막 금요일에는

2호선 강변역에 있는 강변스파랜드에 목욕을 갔다.

찜질방을 갖춘 대형 사우나 찜질방이다.

근처에 동서울터미널이 있어서

저렴하게 하룻밤을 묵는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도 많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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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스파랜드는 키오스크로 결재하는 방식이다.

데스크에 영수증을 보여주면 수건 2장을 건넨다.

찜질방을 영어로 찜질방, 일본어로 지무지루방.

강변스파랜드여탕구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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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탕 벽에 비너스의 탄생 그림이 있다.

두꺼비상이 아닌 항아리에서 물이 쏟아진다.

중세 유럽 목욕탕에 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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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탕 41~42℃

온탕 38~ 39℃

이벤트탕 36℃

온도계가 없어서 체감 온도다.

내가 몸을 푹 담글 수 있는 최고 온도는 41도다.


제트스파가 있는 안마탕 물은

미지근해서 들어가기가 망설여졌다.

강한 스파, 약한 스파 두 종류가 있는데

강한 제트스파는 드러누우면 발바닥도 쏴주는데

시원하다 못해 아팠다.


냉탕은 매우 차가워서 들어가자마자 동결 코팅 시켜버렸다.

나는 다리만 겨우 담궜다 나왔는데도

얼어붙는 듯 추웠다.


급냉탕과 히노끼탕은 운영 안함.

건식사우나 71℃

습식사우나 56℃

습식이 건식처럼 건조했다.

세신 전신 3만원

입식샤워기 18개

좌식샤워기 33개

자리마다 하얀 알비누가 놓여 있다.


목욕탕 안은 수증기가 없고 쾌적한 편이었다.

금요일 오후라 손님이 적었다.

이날 젊은 문신녀를 많이 봤다.

여기도 문신녀,

저기도 문신녀,

아까 걔도 문신녀,

여기는 문신녀가 일상 풍경인듯

할머니들도 관심 있게 보지 않았다.

평소처럼 목욕만 하고 나올 줄 알았는데

금색 귀걸이 한쪽을 습득했다.

내가 앉은 좌식 샤워기 발 밑에

금속 같은 게 있어서 집어들었는데

세련된 금색 귀걸이였다.

뒤쪽에 각인이 있는 듯 했다.

14K? 18k? 24K?

노안이 와서 잘 보이지 않았다.


이 금 귀걸이를 습득하고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런 상황이 너무 괴롭다.

신이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닐텐데

또 나를 시험하는구나.

요즘 이런 애매한 상황에 맞딱들이면

내가 어떤 결정을 하는지

어떤 존재가 지켜보는 느낌이다.


귀걸이 발견 자리를 체크해 두었다.

금색 귀걸이를 대충 그렸는데

주인은 그림만 보고도 알거라 믿는다.

이 귀걸이를 줍고 난 후

목욕탕 바닥만 보고 다니는

몹쓸병이 도졌다.

이 병엔 약도 없다.


씻고 나와 핸드폰 확대경으로 보니

궁금했던 각인은 브랜드 명이었고

드라마 협찬을 많이 하는 쥬얼리였다.

결코 저렴한 제품은 아니다.

탕내 카운터 정직해 보이는 아주머니께 맡겼다.

귀걸이 잃어버린 신데렐라는

다른 한쪽도 가져와 찾아가세요.

금색 귀걸이 한짝이

주인에게 잘 인도 되길 바라며

강변스파랜드 목욕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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