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인간

나는 요약이라도 되는 인간일까?

by 럭키비너스

"이 글은 클로드 AI와 대화하며 함께 쓴 글입니다."


숨 가쁜 세상이다. 나는 지금의 우리를 '요약 인간'이라 부른다. 두 시간짜리 영화는 사치다. 열두 시간 넘는 12부작 드라마? 엄두도 못 낸다. 내 열두 시간을 하나의 허구에 바친다고? 밥 먹고 잠 잘 시간도 쪼개 쓰는 판에, 그건 너무 큰 낭비다.


처음엔 2시간짜리 영화를 유튜브 15분 요약본으로 봤다. 영화의 정수만 뽑아낸 클립 속에서 '나 이거 봤어'라는 묘한 승리감을 얻었다. 근데 그마저도 얼마 못 갔다. 이젠 그 15분도 아까워서 AI한테 줄거리 요약 정리 시킨다. 텍스트 몇 줄 읽고 나면, 영화 한 편 다 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러다 책도 AI 요약본으로만 읽게 되는 거 아닐까.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세상은 확 바뀌었다. 유튜브, 넷플릭스, 끝없는 피드들. 문명의 이기가 삶을 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시간을 빼앗아갔다. 즐길 거리는 넘쳐나는데 제대로 즐길 여유가 없다. 우린 이제 1시간짜리 동영상도 AI 요약본으로 때워야 하는 시간 빈곤층이 됐다.


인간은 원래 비효율적이다. 따스한 햇볕 아래 멍 때리기, 정처 없이 걷기, 아무 의미 없는 대화에 웃기. 그런 쓸데없어 보이는 시간들이 모여서 삶의 결을 만든다. 근데 우린 그 모든 여백을 효율이라는 칼로 잘라내고 있다. 인스턴트로 삶을 소비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강박 속에서, 우린 진짜 사는 걸까, 아니면 삶의 목차만 훑는 걸까.


이렇게 모든 걸 깎아내고 압축하며 살다 보니 문득 든 생각. 나도 결국 하나의 점으로 요약되는 거 아닐까? 내 인생의 수만 가지 감정과 수천 번의 시도가 한 줄로 남는다면, 난 어떤 인간으로 정의될까.


유명인 인터뷰 보면 사회자가 묻는다.

후세에 어떤 인간으로 남고 싶으세요?

묘비명엔 뭐라고 새기고 싶으세요?


나는 과연, 어떤 인간으로 요약될까?

요약이라도 되는 인간일까?


3줄 요약: 콘텐츠를 요약으로만 때우는 '요약 인간'의 탄생.

효율에 중독돼 삶의 여백과 본질을 잃어버림.

자신조차 점으로 요약될까 두려운 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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