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손품팔이 부터 시작해 남들 다본다는 부동산 앱을 다 깔아 시세를 들여다보고,
인터넷 부동산을 샅샅이 뒤지며 눈팅을 시작했다.
그동안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30대 직장인이 부동산 카페를 들락거리고 가격을 검색하고,
그런 장면들을 보아왔지만 내 삶과 거리가 멀다고 심드렁하게 넘겼었다.
막상 거래가를 보니 '이거 나 혼자 되겠나' 싶었다.
2-3억이면 살 수 있었던 아파트들은 두배가 넘게 뛰어 있었다.
게다가 온갖 규제에 오히려 나같은 사람들은 집사기가 더욱 어려워져 정말 많이 알아보고,
눈높이까지 낮춘 곳들 중에서 골라야하는 시대였다.
'이렇게 있을 수 없다'
스스로 능동적으로 움직였던게 얼마만인가
그나마 싸다는 동네부터 경험삼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작정 손품으로 부동산에 연락해 본 집들은
상태가 괜찮으면 너무 멀었고, 위치가 좋으면 상태가 안좋았다.
갖가지 호재들을 생각해라, 어차피 서울 아파트는 사두면 오른다, 재건축 재개발도 봐라...
정신도 없고 돈도 없고...무작정 몇 집을 보다보니
생각도 많아졌다.
거의 대부분 혼자 집을 보러 다니다 보니
보는 눈도 없는 생초보가 뭘 봐야 하는지도 좀더 나중에서야 알게되었지만,
용기도 없고 소극적이었던 내가 이렇게 까지 하고 있다는데에 좀 놀랐다.
보면서 좌절을 겪고 겪으며 중간에 한 몇주는 현실을 외면하고 집보러다니는걸 포기한 때도 있었다.
현실을 변화 시키고는 싶었지만 '실천'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이불 속에 들어가 숨는 스타일이 되어 있었던 나는, 정작 아무것도 하지않고 현실만 원망하는 철부지였다.
그동안 원룸 생활을 하며 느꼈던 설움들을 생각하며
집을 보러다니는 시간 또한 내 경험이라 생각하자며
가을부터 겨울까지 예산에 맞는 집을 보러 다녔다.
찬 바람 맞으며 낮선 동네를 떠돌때면 서럽기도 했다.
'이렇게까지 혼자 해야하는가'
'다들 쉽게 쉽게 잘 살던데...'
여담으로,
하루는 길을 잘 못들어 한참을 헤매다 겨우 도착한 끝쪽의 오랜 아파트에서는 잊지 못할 경험도 했다.
부동산 중개인을 따라 들어간 집은 신발장부터 온통 쓰레기더미 였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나올법한 분위기가 엄습했다.
몇 달은 안치운 듯한 쓰레기와 음식물들, 악취...
그 가운데 한 아이가 방치되어 있는 집을 대면했을때는 처음 느껴보는 기분에 휩싸였다.
걱정과 불쾌함, 후회, 분노...
이거 그냥 두면 안될 것 같은데, 신고라도 해야햐나. 신경을 꺼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