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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주일기 Aug 01. 2024

프롤로그

자, 이제 시작이야 내 꿈을 위한 여행  

누가 프리랜서는 프리하다고 했는가?

출근을 위해 운전대를 잡고 있는 순간조차 아까워 

운전대가 아니라 이것이 키보드였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17년을 살아왔다. 


상사의 지시에 의해 누구보다 빨리 움직이려 했고 

부지불식간에 탁구공처럼 튀어 오르는 일들을 

라켓이든 라이팬이든 손이 집히는 것들로 막고 

쳐내고 던지고 그렇게 말이다. 


그렇게 모든 공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낸 후 

'아, 오늘도 정말 대단한 하루였어' 자화자찬을 즐기며 

맥주를 한 잔 들이켜곤 했다. 


그런 나날들이 나를 성장시킨다고 믿었고 

지금의 나를 무럭무럭 자라게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너무 많이 자란 걸까? 

어느 날 문득 담벼락 너머의 험한 것과 눈을 맞추게 되었다. 

그것은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도 나를 두렵게 했다. 


'탁구공이든 테니스 공이든 어떤 공이든 던져주세요! 

저는 라켓으로도 프라이팬으로도 종이 한 장으로도 받아칠 수 있습니다!'

라며 묘기를 부리는 나를 목격하게 된 것이다. 


'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나를 위해 살아온 게 맞았던 걸까?' 


애초부터 내가 쌓은 모래성도 아닌 것을  

바람에 날아갈까 파도에 쓸려갈까 왜 그렇게 안절부절못했을까... 

나 또한 모래성 속 작은 모래 알갱이일 뿐인데 말이다. 


모래성을 쌓은 아이는 

파도가 모래성을 덮치면 한번 울면 그만

다시 쌓는 방법을 알기에 잠시 속상한 것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모래 알갱이는 어떤가? 

한번 흩어진 모래 알갱이는 다시 아이의 손에 선택을 받을 날만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나는 더욱 요란스럽게 빛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뜨이는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정답은 정해져 있다. 

내 손으로 나의 모래성을 쌓을 것 

그리고, 나를 즐겁게 할 묘기를 부릴 것 


그런데, 뭐부터 해야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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