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끈이 짧으니 시를 쓰지 말까 봐요

바다에서 게를 뜯어내고

by 하루


바다에서 게를 뜯어내고



간신히 삼켜버린 한숨들이 비려지면

목 안의 근육들이 실눈처럼 벌어지고

묵묵한 바다를 향해

등 구부려 해감한다


물 위를 달려가는 주름진 한숨 더미

부표를 끌어안고 바다는 늙어가고

관절의 묵은 소금기

일어서려 넘실댄다


성글은 어망 속엔 철 만난 알 품은 게

어망을 부여잡은 게의 집게발과

서로를 놓치지 않는

게와 게의 집게발


바다는 게를 따라 포구로 올라왔다

바다를 뜯어내느라 기우는 어부의 등

창백한 휜 낮달 같다

생활이 만곡이다



* 2019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