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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유랑자 Mar 13. 2022

전세 살수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한국이랑 스웨덴의 부동산 이야기


필자는 스웨덴으로 가기 전까지 부동산에 관심 없었다 아니 좋아하기는 하였지만 몰랐다. 어떻게 사는 지도 망상병처럼 장래희망은 건물주라고 외쳤지만 실제적으로 부동산에 대한 아니 집에 대한 열망이 약했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늘 부모님과 살았고 좋은 집엔 못살아도 살 집은 있었으니까 그럭저럭 살 수 있었다 버는 돈은 대부분은 여행으로 탕진했다(물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까지 왔으니 얻은 것이 없는 건 아니다) 스웨덴에 와서 당시 전 남자 친구와 함께 살며 나는 렌트비의 반을 냈다. 내가 스웨덴으로 완전한 이직을 하기 전에도 나는 한국과 프리랜서를 하는 정도의 수입은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 그때는 집세를 반반 부담하다 보니 부담이 그다지 크진 않았지만 막상 해외에 나오니 내 집이 갖고 싶었다 그 남자 친구랑 헤어지고 본격적으로 싱글로 살기 시작하면서 나는 집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


실제적으로 집을 알아보다 보니 한국과 스웨덴의 위치별 치안과 직주근접성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경기도 살아도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했지만 스웨덴은 쉽지 않고 가장 큰 치안 문제가 당면해 있었다 집을 구하기 힘든 환경은 이전에 쓴 적이 있으니 생략하겠다 다만 집을 구하면서 스웨덴과 한국은 많은 것이 달랐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스웨덴은 전세가 없다. 매매나 월세만이 존재한다 물론 스웨덴은 직업이 있다면 모기지를 얻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막상 매매를 하려니 많은 것이 걱정이었다. 우선은 언제까지 살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럼 월세만이 선택지에 남는데 가격이 엄청나다 물론 나의 집은 북유럽 분위기 물씬 풍기는 100년이 넘은 집에 화장실은 호텔스럽고 스톡홀름 시청역까지 15분이면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였지만 6평이 채 안 되는 공간이 한국돈으로 150만 원가량했다. 내가 집을 하루만 안 들어가도 5만 원이 날아가는 셈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입지를 바라보는 관점이 스웨덴과 한국이  달랐다. 한국은 역세권은 비싸다. 그래서 내가 사는 곳에 지하철이 생기면 호재가 되고 땅값이 오를 정도로 많은 영향을 준다. 최부촌 평창동이나 성북동 같은 전통 부촌을 제외하고 중산층 이상이 사는 지역은 교통이  발달해 있다. 역세권은 말할 것도 없고 게다가  역시 환승이 많이 될수록 비싸다. 그런데 스웨덴은 지하철역이 가까운 것이 집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심지어 환승역이  저렴해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세인트에릭슨플란 역과 프리덴스플란역은  정거장 차이다  지하철은 그린라인선이다 다만 프리덴스플란역은 그린라인인 동시에 블루라인이 지나간다 블루라인의 대부분의 역은 소위 말하는 이민자가 많이 사는 역들을 지나간다. 부촌과는 거리가 멀다(혹자는 게토지역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환승역인 프리덴스플란이 세인트에릭슨플란보다는 싸다. 대표적인  사는 동네인 리딩예는 지하철 타고는  간다 롭스텐에서 내려서 버스 타고 가야 한다 그렇지만 비싸다 의외로 스웨덴 사람들은 서로 수준이 다른 사람이 섞이는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면대면으로는 한국보다는  지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직장도 사는 곳도 훨씬 접점이 한국보다 없었다 심지어 외곽까지 지하철이 다니기는 하나 갈아타려면 대부분 중앙으로 와서 갈아타야 한다 나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도시 중심가가 비싸다(단델뤼드같은 부촌은 예외) 일반적으로 관광 와서 돌아다니는 오스트말름이나 감라스탄 근처 같은 곳은  비싸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지하철 라인별로 그렇게 마치 구획이 나눠진 것처럼 초록 라인은 괜찮고 레드라인도 오케이고 블루라인은 안 되는 것처럼 지역이 나뉜다 중심가를 중심으로 라인 따라서 집을 구한다. 스웨덴도 사교육이 있다고는 하나 한국처럼 학원가가 있지 않아서 학군지 개념은 약한 것 같았다. 꽤 여유가 있는 집은 이곳도 외국인 학교나 학비가 무료가 아닌 사립대학을 보낸다(이럴 때 사교육을 좀 한다고 한다) 하지만 학원 밀집지역이나 학군지 개념보다는 범죄율이 낮고 공원가 호수가 있고 이런 것들이 더 집값에 영향을 미치더라


한국이 집값이 오른다고 욕을 많이 먹긴 하지만 스톡홀름 집값도 엄청나게 우상향이다 한동안 정체기는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로 다시 상승했다고 한다 실제로 통계로 집값 상승률이 높다 그리고 스웨덴은 양도세를 내긴 하지만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양도세를 절감할 수는 있다(한국도 있긴 하나 한국은 명시하는 항목이 별도로 있을 뿐 일반적인 도배장판 등 인테리어에 관련되어서는 감면을 받을 수 없다) 그리고 이미지상으로는 스웨덴은 양도세를 어마어마하게 먹일 것 같지만 코뮌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22%~33% 정도이다 오히려 LTV는 스웨덴이 한국보다 훨씬 관대하다 그리고 한국처럼 1가구 2주택으로 세금을 메기는 것이 아니라 타 지역의 섬머하우스같은 경우는 다르게 적용받는다 들었다.


그리고 한국처럼 정찰제처럼 집을 내놓으면 그 가격에서 먼저 온 사람이 집을 매매하는 형식이 아닌다 경매처럼 낙찰 형식이다 그래서 부동산에 명시한 가격이 예를 들면 2백만 크로나라고 치면 3~5% 정도는 더 들고 응찰에 임하는 것이 좋다(이건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이것을 최종가로 잘 못 알고 오는 한국인들도 많다. 한국은 아파트 같은 공산품(?)이 있기에 시세를 알기 쉬우나 스웨덴은 직접 그 동네 시세를 어림짐작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한국의 아파트가 매매가 쉽고 잘 오르는 것은 규격화되고 공산품처럼 정찰되어 있기 때문에 잘 매매하고 잘 오르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스웨덴에서도 집을 사 본 사람 말에 의하면 스웨덴이 더 힘들고 또한 피곤하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사람들은 차와 가지고 다니는 시계 신발 등으로 과시를 한다면 스웨덴 사람들은 주로 집으로 과시를 하는 듯했다 우리 집에 어떤 가구가 있고 어디에 집이 있고 어떤 가전을 쓰고 내가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과시인 것이다 그래서 집에 엄청난 신경을 쓴다. 그래서인지 인테리어 비용도 대출이 가능하다.


그리고 임대주택 같은 경우는 입주를 하고 나면 한국처럼 소득이나 다른 것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다만 집을 사면 반납해야 한다. 그리고 임대주택끼리 서로 교환도 가능하다 그리고 해외로 갈 경우 1년 정도는 합법적으로 월 월세도 줄 수 있다 신기한 대목이다


집 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도 스웨덴 역시 부동산매매로 시세차익으로 돈을 벌고 있었다 내가 몸담았던 회사에 나는 리테일팀 소속의 리테일 디자이너였다 우리 상품은 그다지 고가가 아니였는데 뉴욕타임스퀘어나 런던 노팅힐  스톡홀름 드로티닝가탄등에 매장을 내는 것이 나는 조금은 의아했었다 그정도로 물건이 팔리가 궁금하여 리테일매니저에게 물어보니 좋은 위치는 임대가 아닌 매매를 한다는 것이 아닌가 시세차익으로 돈을 벌기도 한단 것이다. 어쩐지 물건을 팔아서만은 임대료를 낼수 없을거 같았고 그 많은 매장공사비용은 어떻게 감당하는지가 궁금했는데 재미있는 사실이였다. 역시 시세차익으로 돈을 버는 것은 만국공통에서 어디에서든 행해지니는 이야기인가 최근 한국의 빌딩도 임대료보다도 시세차익으로 돈을 버는 확률이 더 높다고 하지 않은가


앞서 말한 전세 이야기로 다시 보면 한국에 전세제도는 최근 들어서 비난을 많이 받는다 집값을 올리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대출 대신 갭으로 집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반대가 한국은 전셋값은 많이 올랐지만 그에 비하여 월세 상승률은 타 선진국에 비하여 낮다. 나는 전세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래도 서민들의 주거나 조금은 해외에 비하여 안정되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해외는 더 열악한 원룸에서 가족이 생활하는 경우도 있다 전세가 없기 때문에 서민이 돈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다 많은 돈을 월세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월세에 대한 상승분을 제한해 둔다고 해도 이미 도심에서는 주택난일 정도로 공급이 모자라고 알음알음으로 임대를 주기 때문에 높은 월세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간다. 한국에서 유튜브나 잘못된 정보로 그들은 집을 안 사고 월세를 산다고 하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대부분의 돈 있는 사람은 해외도 집을 산다. 목돈을 모을 여유가 없는 서민만이 월세를 산다. 그들에겐 월세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실 예로 현재 파트너와 살던 임대주택을 매매로 돌린다는 공문이 왔었다 조건은 임대를 매매로 돌릴 경우 주민의 50% 이상이 동의가 필요하며 동의할 경우 주변시세의 80% 가격에 90% 모기지론을 해준다는 조건이었다. 나는 한국이라면 100% 동의할 것이라며 적어도 80%는 동의를 할 줄 알았다 그러나 동의가 이뤄지지 않아 무산되었다 절반 이상이 집값의 10%를 낼 목돈이 없던 것이다. 하는 전세가 그래도 서민의 최전선인 월세값을 방어한다고 생각한다. 전세가 없다면 우리도 해외처럼 반지하 원룸에 월 150만 원씩 내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환경이 한국과 스웨덴의 부동산의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수도에서 부동산 안정에 성공을 한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집주인을 영어로 주인님이라 부르는 언어가 남아있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토지는 그대로이고 한정적이니 잡을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르지만 서민인 나는 괴롭다 한국은 그래도 전세가 있어서 월세를 내지 않는 선택이 있기에 그래도 선진국의 주택난에 비해 선 미약하게라도 낫다고 생각한다. 전세가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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