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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Nov 12. 2022

시니어 상담 일기

다리가 굽혀지지 않는 할머니

할머니는 메트로 타워 앞 벤치에 앉아 계셨다.

그런데 이상하다. 다리를 뻗고 계시다.     


어르신 연세는 80세 이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민센터에서 유료 강의도 들었는데, 얼마 전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고 나선 다리가 굽혀지지 않는다고. 다리가 불편해서 복지관 등엔 다니기 힘들다신다.    

 

어르신의 하루 일과는 아픈 다리 치료하러,

늦은 기상 후에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거나,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나온 김에 시장 한 바퀴 돌며 반찬 사고 구경하는 것이 전부다.


기초 연금도 받고 있고 자식들이 용돈을 잘 챙겨줘서 생활은 어렵지 않단다.      

그래도 혼자 거주하고 계시다니, 식사 준비나 목욕이  힘들지 않냐고 여쭈었다.

어르신께선 이만해도 다행이라며, 다른 곳 아프지 않고 85세까지만 잘 살다 가면 좋겠다고 하신다.

“어르신, 무슨 말씀이세요. 이젠 120세 시대랍니다.”

내가 드린 명함을 지갑에 넣으시는 어르신께,

“복지관 프로그램은 참여 못하시더라도 목욕 서비스가 필요하면 복지관으로 전화해보세요~.”

고개를 끄덕이는 어르신께 웃음으로 인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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