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거미 내려앉은 들녘을 홀로 걷는다
발부리에 부딪는 작은 돌멩이 하나
산 넘고 물 건너 바람 따라 흘러간
푸른 날의 기억을 깨운다
따스한 손길
어색한 미소로 속살거리던
가슴엔 파도가 일고
눈동자에 별빛 내리 꽂히던 그날
당신은 기억하나요?
흐드러진 라일락 향기에도 함께 취하고
진달래, 철쭉 꽃물 드는 산과 들을 함께 하자요
편지에 담아 온 향기 품은 사연들
속절없이 보낸 시절 그리워
하얀 백지 위 붓방아만 찧어댑니다
마음은 청춘에 살고
기억은 아스라이 멀어지는데
시나브로 꺼져가는 호롱불 아래 흔들리는 그림자되어
미망의 세월 더듬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