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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Aug 31. 2023

p무죄

상고대로 화장을 한

노루막이 겨울은 무죄     


마녀 변덕 죽 끓이듯 한

젊은 오감

시나브로 세월의 강에 닳아지고     


햇살에 녹은 잔설 

거북이 등껍질 닮은 귀룽나무 

젖은 날개엔 새순이 돋는다     


높새바람 산마루 넘어 골을 적실 때

봄의 요정 노루귀 만나는 날

아지랑이 앞세우고

두근두근 뛰는 가슴     


일더위 지난 삼복 

오란 비 너울 되어

오름길 황토 속살 드러내고

큰 담과 작은 소 헤집으며

무지갯빛 하늘 되어 여울로 내린다     


비거스렁이 지난 

벚나무 느티나무 우듬지

참매미 구애 소리

외로운 가슴 울리고     


애달픈 뻐꾸기 울음

둥지 잃은 어린 새

냉가슴 앓는다     


하늬바람 타고 

고추잠자리 날아오니

귀뚜라미 마중하고

깊은 밤 울어대는 부엉이 소리

코를 간질이는 군밤 냄새에 

가을밤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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