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어느날 문득

by Sunny

당신이었습니다


새털 같은 오랜 세월

옷깃 스치는 부딪김으로


소나기 훑고 간 하늘에 안긴

눈썹 닮은 무지개 되어


숲 속 빈터 어린잎에 머무는

빛 고운 햇살로 남아

얼기설기 엮은 새 둥지

비 들고 바람 스미는 낡은 오두막에서도

함께였습니다


가뭄 뒤 내리는 목비의 달콤함도

억수의 자드락비도 함께 맞았습니다

파랑이 수놓은 잔디 위를

구구대는 비둘기 몸짓으로

삭풍 지난 대추나무 우듬지

까치밥으로 남은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당신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p겨울비 가고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