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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Nov 12. 2022

시니어 상담 일기

신용 불량자 할아버지


쇼핑몰 상가 앞 벤치에 반백의 어수선 한 머리를 숙이고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다. “어르신 바쁘신가 봐요”어르신 옆에 앉으며 서울 시니어 상담가 명함을 내밀고 말씀을 나누어도 되는지 웃는 얼굴로 여쭈었다.      


고개를 들어 괜찮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젊어 보인다. 벤치 옆 콘센트에서 핸드폰 두 개 중 하나는 충전 중이고 다른 하나를 열심히 보고 계시다.      


올해 66세이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 사기를 당한 데다 한국과‘사드’ 분쟁으로 중국에서 사업체가 쫓겨나다시피 귀국을 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캐나다에 거주하지만 연락도 안 되는 상황이란다. 고국에선 신용불량자로 거주할 곳도 없어서 친구 사무실에서 기거를 하고 있다며 몇 가지 상담을 원하셨다.     


중국 거래처에 수금할 돈이 있어서 중국과 통화하는 전화기 한 대를 더 가지고 있는 거란다. 받지 못한 돈에 대한 미련이 아직 많은 듯하다. 아직은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이고 생활을 해야 해서 취업을 하고 싶으나, 신용불량자라 통장도 못 만들어 월급제 취업은 어려울 것 같아 하루 벌이라도 하고 싶다 하신다. 중국어, 영어 통역일이라도 했으면 하시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기초수급자 혜택을 신청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씀드렸다.

안 그래도 아는 분에게서 ‘수급자 혜택’ 얘기를 듣고, 접수하려 하니 거주 주소지가 없어서 안 된다 했단다. 

고시원 등 저렴한 가격의 숙소도 있으니 그곳에 주소를 두고 ‘기초수급자’ 혜택이 가능 한지 주민 센터에 문의해 보시라 했다. 우선, 거주 중인 친구 사무실 주소로 ‘실 거주 확인서’를 받아 복지관에 제출하고 등록을 해서 식사도 저렴하게 드시고 ‘일자리 상담’도 받아 보시라 권했다.

일자리 상담이 가능 한 여러 기관도 소개해 드렸다.

당장, 주민 센터부터 가봐야겠다 하며 고마워하신다.     


여유로운 노인의 삶을 살기엔 사업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도 많고 생활을 위해 일을 해야 해서 어려움이 많다.   

  

경제생활이 어려운 상태에 있는 젊은 어르신께 무엇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맞춤형 도움이 쉽지 않아 많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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