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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투자…파리바게트 처럼, 스타벅스 따라

부동산 투자에서 대표적인 격언을 꼽으라면 ‘길따라 부동산 투자해라’와 ‘대기업을 따라 부동산 투자해라’ 정도가 있을 것이다.


최근 주목을 받는 상가투자에도 새로운 격언이 하나 생길것으로 보인다. ‘상가투자 파리바게트 처럼 해라’와 ‘스타벅스를 따라가라’이다. 폐점불패의 대명사인 파리바게뜨는 오픈하면 문을 닫지 않아 1프로대의 놀라운 폐점률 신화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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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감소와 기타 여러 이유로 인해 폐업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데 특히 개업과 폐업이 잦은 요식업의 경우 지난 3년간 전국 요식업체의 폐업률은 68%에 달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4년 창업자 중 요식업이 약 25.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201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신규 창업자 중 3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을 한 요식업체는 약 6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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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오래가는 출점 전략이 장수 프랜차이즈의 공통된 비결이다. 파리바게뜨도 마찬가지다. 1987년 첫 매장을 연 뒤 매장 1000개를 돌파할 때까지 15년이 걸렸다. 비즈니스 모델이 확실히 정립된 뒤 연평균 300~400개씩 매장을 차근차근 늘려 현재 3400여 개의 전국 최대 가맹점을 거느리고 있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숙련된 상권분석 노하우에 있다. 국내 1위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는 새 가맹점을 열기 전 후보지역에 점포개발팀 직원을 파견한다.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그 앞에서 지나가는 사람 수를 인원계수기로 하나하나 세는데 유동인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기준을 넘지 못하면 점포를 내지 않아 폐점률은 1%대다.


당장 눈에 보이는 유동인구가 많다고 하더라도 그 유동인구가 잠재고객일지 아닐지는 주변환경에 따라 달라지기에 파리바게트는 철저한 입지분석을 통해 입점여부를 결정했다.


그렇다면 파리바게트가 선호하는 입지 좋은 입지는 뭘까. 먼저 1순위가 퇴근길이며 2순위는 출근길이다. 퇴근길이 출근길보다 순위가 높은 이유는 바쁘게 움직이는 출근길은 흘러가는 유동인구가 많은 반면 퇴근길에 입지한 점포는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기 때문이다. 또한 퇴근길에 사는 빵의 단가가 더 높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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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흐르는 상권’ 아닌 ‘모이는 상권’ 선호한다는 점이다. 유동인구가 많지만 장사가 잘 안된다면 그곳이 ‘흐르는 상권’일 가능성이 높은데 집객력이 있는 ‘모이는 상권’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파리바게뜨가 ‘모이는 상권’을 찾기 위해 보는 세 가지 핵심 요소로 횡단보도, 정류장, 주차공간 여부다. 지나가는 사람과 멈춰 선 사람, 목적을 갖고 온 소비자 모두를 잡을 수 있어서다. 매장을 열려는 건물이 병원이나 관공서처럼 자체 집객력이 있는 곳이라면 무조건 잡아야 할 타깃 1순위인데 상대적으로 임차료가 비싸지만 이런 곳은 그 값을 하기 때문에 거의 입점한다는 것이다.


‘흐르는 상권’은 어디일까. 상권지형적 특성도 고려하는데 점포 앞에 배전기구, 실외기, 지하철 환풍구가 있는 곳은 가급적 피한다. 심리적으로 소비자들의 점포 접근성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점포의 노후 정도가 심하거나 반지하 혹은 2층 이상에 있는 곳도 입점 위치로 피하는 자리라고 보면 된다.


지하철 입구 근처라고 무조건 입점하는 것도 금물이다. 서로 반대편으로 나 있는 지하철 입구 사이 매장엔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기 때문이다.


대단지 아파트 같은 배후가구의 주요 동선과 주변 상가의 집객력을 본다. 쉽게 말하면 집으로 가는 길에 매장이 있어야 하고, 인근에 파리바게뜨 말고도 들를 만한 점포가 있어야 더 좋다는 얘기다. 배후가구 유동인구를 파악하기 위해선 요일, 시간, 날씨 같은 변수에 따라 유동인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한다.


미래에 일어날 잠재적 요인도 확인해야 한다. 상권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로 지금은 안 좋더라도 나중에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유동인구가 풍부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 신흥상권이 대표적이다.


다음으로 상가투자를 하려면 해당 건물인근에 스타벅스가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스타벅스가 있는 곳은 이미 상권이 어느정도 검증이 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최근에는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이라는 신조어도 나올 정도다.


불황의 시대일수록 확실한 상가투자처는 지하철역세권 점포다. 역세권은 유동인구가 많고 직장인 출퇴근시 상품 수요가 큰 고객을 유인해 매출을 확대하는 대표적인 상권으로 꼽힌다.


이러한 역세권에는 입점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스타벅스가 있다. 특히 서울에 위치한 스타벅스 대부분은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을 정도로 ‘지하철 매장’ 확대 전략을 실행 중에 있다.


한 상가정보업체가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게시된 407개 스타벅스 매장을 조사한 결과 미군기지 내에 위치해 주소가 불명확한 2개 매장을 제외한 405개 중 390개(96.3%)가 인근 지하철 역에서 직선 1km 반경안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20개는 역세권으로 분류되는 지하철역에서 500m 반경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들 매장이 인근 역과 떨어진 직선거리의 평균은 308.1m로 대부분 매장이 역에서 5분 내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특히 인구의 이동이 많은 환승역 인근에는 더 많은 스타벅스 매장이 입지했다. 환승역 인근에 위치한 스타벅스는 총 126개로 전체의 39.5%에 달했는데 이중 스타벅스가 가장 많았던 강남역 인근에는 총 10개의 스타벅스가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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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커피 프랜차이즈다. 스타벅스를 통해서 인근 상권을 분석하는 '스타벅스 경제학'이 인기를 끌 정도다.


스타벅스가 장사가 될만한 지역을 잘 골라 적절한 입지를 선택하는 탓에 '스타벅스가 들어온 지역 인근에는 다른 커피 브랜드가 따라 들어간다'는 말이 생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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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깐깐한 상권분석과 집객력은 스타벅스의 입점 유무에 따라 상가의 기준시가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최근 국세청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 자료(2016년 기준)를 살펴봐도 스타벅스를 유치하고 있는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보라매 삼성 쉐르빌의 1층 상가의 최고 기준시가는 ㎡당 290만4000원에 달한다. 반면 길하나를 두고 100m 가량 떨어져 있는 삼성 보라매옴니타워의 1층 최고 기준시가는 242만원 정도다. 같은 지역 내 동일한 상권이지만 스타벅스의 입점에 따라 ㎡당 48만여의 기준시가가 차이가 났다.


지방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스타벅스 경성대점이 위치한 부산광역시 중구 대연동의 21세기 센츄리 오피스텔 1층 상가의 ㎡당 2016년 기준시가는 387만2000원이다. 반면 도보 1분거리에 위치하여 맥도날드가 입점되어 있는 대승타워 1층 상가의 ㎡당 기준시가는 375만원으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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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스타벅스 매장수는 지난 2012년 477개에서 2013년 599개, 2014년 740개, 2015년 869개, 지난해 1천개를 기록했으며 매장 수 증가로 매출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2년 3천910억원이었던 매출은 2013년 4천822억원, 2014년 6천171억원, 2015년 7천739억원, 지난해 1조28억원을 기록했다.


스타벅스의 경우 100% 직영으로 운영하며 상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경우 동일지역 내 여러 개의 매장을 운영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인데 임대인들 사이에서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은행보다도 뛰어난 집객력을 증명하고 있어 스타벅스 입점 상가에 대한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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