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거래절벽 계속되면서 ‘헐값’에 파느니 증여 선택 많았지만 올해 분위기 달라져
정책 기조 바뀌며 보유세 부담 완화, 증여로 인한 취득세 부담 늘고
시장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어 굳이 증여를 택할 이유 줄어들어
올해(2023년) 2분기를 기준으로 전국에서 아파트 증여가 1년 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 건수는 지난해 12월 5만1867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 증여에 따른 취득세 기준이 올해부터 시가표준액(공정가액의 일종)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바뀌면서 절세 목적으로 증여가 크게 증가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거래절벽이 계속되면서 ‘헐값’에 파느니 증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급변했다. 통상적으로 증여는 4~5월에 많이 이뤄진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6월 1일)을 앞두고 급하게 증여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는 세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증여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집값이 오르면 보유하는 입장에서 종부세 등 세금 부담이 커지고 증여받는 입장에서도 취득세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역시 시세보다 낮게 파는 것보다 차라리 증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증여 건수가 줄어든 데에는 공시가격이 하락하면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등 재산세 부담이 줄어들자 다주택자들이 증여 대신 보유를 선택한 영향도 크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8% 이상 하락했다. 이에 재산세와 종부세 부담이 약 20% 줄어 2020년 이전 수준으로 감소한 바 있다.
특히 서울 고가 주택이 몰린 강남권에선 증여 건수가 절반 이상 쪼그라들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2분기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1만449건으로, 전년 동기(1만2025건) 대비 13.1% 줄었다. 서울은 1555건으로 작년 2분기(2109건) 대비 26.3% 감소했다. 경기는 3026건으로 1년 전(3267건)보다 7.4% 줄었다.
증여 바람이 거셌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도 아파트 증여는 지난해 2분기 685건에서 올해 2분기 262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으며 강남구는 295건에서 143건으로 반 토막 났다. 서초구는 210건에서 57건, 송파구는 180건에서 62건으로 각각 크게 줄었다.
아파트 증여 열풍은 지난 2020년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전국적으로 확산된 바 있다. 현금 증여보다 절세 효과가 크고, 집값이 우상향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돌며 전임 정부의 전 방위 규제에 퇴로가 막힌 다주택자들은 앞다퉈 증여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 기조가 바뀌며 보유세 경감 기대에 다주택자 입장에선 굳이 증여를 서두를 필요가 줄었단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올해부터 증여 취득세가 인상되고, 매매 거래가 일부 살아난 상황도 맞물려 증여 대신 매매로 돌린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집값 하락기에는 오히려 가액 세율이 낮아져 증여가 더 늘어야 하는데, 보유세 부담 경감 기대에 증여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난 정부에선 보유세가 늘고 임대사업자등록제도 혜택도 거의 다 폐지되어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한 이들의 퇴로가 다 꽉 막혀 증여로 우회한 것이 증여 증가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현 정부에선 일부 지역이 비규제지역으로 변경되며 종부세 부담이 줄었고,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조정되며 세 부담이 낮아지고 있어 주택자 입장에선 굳이 증여하지 않고 시장을 통해서도 해결이 되는 상황이 되었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아파트 등 주택 증여 건수가 줄어든 이유는 재산세 부담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증여를 염두에 둔 사람들이 지난해 말에 대부분 땡겨 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