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은 11년 만에 최대치… 공급도 위축된 채 시장은 관망세
“지금 사도 될까요?”…미분양 속 무주택자만 더 혼란
6월 27일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발표 이후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택 공급 지표가 일제히 꺾이고 미분양은 11년 만에 최대치로 불어났다.
거래는 얼어붙고 공급은 줄어들며, 시장은 관망 국면으로 접어든 모습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7013가구로 전월보다 2.2%(591가구) 증가했다. 이는 2013년 6월(2만7194가구) 이후 11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이 지표는 2023년 8월 이후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악성 미분양의 83%(2만2397가구)는 지방에 집중돼 있으며, 대구(3844가구), 경북(3357가구), 경남(3121가구), 부산(2596가구) 순으로 많았다. 전북에선 지난달 한 달간 312가구가 신규 발생했다.
반면, 일반 미분양은 6만6678가구로 전월보다 1.6%(1115가구) 줄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주택 공급의 핵심 지표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올 5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주택은 2만424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1% 줄었다.
같은 기간 착공에 들어간 주택은 1만5211가구로, 전년 대비 12.3% 감소했다. 입주가 가능한 준공 물량도 2만6357가구로, 1년 전보다 10.5% 줄며 전반적인 공급 위축 흐름을 반영했다.
지방의 착공은 16.5% 줄며 수도권(-9.3%)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서울은 오히려 착공이 58.7% 늘었지만, 지역별 불균형이 두드러진다.
분양 물량도 1만1297가구로 전월보다 44.1%, 전년 동월 대비 44.0% 각각 줄었다. 인천은 1월에 이어 5월에도 ‘제로 분양’을 기록했다.
서울 주택 거래량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올 5월 서울의 주택 매매 건수는 1만865건으로, 전월보다 9.6% 줄었으며 아파트 거래는 7221건으로 10.1%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는 6만2703건이 거래돼 전월보다 4.2% 줄었다.
전월세 시장은 거래가 늘었지만 월세 중심 재편 흐름이 뚜렷하다. 5월 전월세 거래량은 25만2615건으로, 전월 대비 10.5%, 전년 동월 대비 10.9% 증가했다. 월세 비중은 61.0%로, 비아파트는 전국 74.0%, 지방 비아파트는 무려 82.1%에 달했다.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한 건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다.
정부가 지난 6월 28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 이후, 주요 은행들이 비대면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전산 시스템 개편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실수요자 대출까지 급격히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 아파트의 약 74.3%가 이번 규제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만큼, 당분간 서울 아파트값의 급등세는 주춤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7월 중 첫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규제로 수요는 얼고, 공급은 마르면서, 시장은 관망과 불안이 뒤섞인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정부가 초강수 대출 규제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서민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가동 중인 디딤돌·버팀목 대출 한도까지 크게 낮아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갭투자 등에 대한 대출도 차단하면서 미분양 사태를 겪고 있는 지방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에서 제기된다.
서울 집값 잡기 대책과 함께 지방 건설사 살리기 등 지방의 부동산 시장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지방만을 위한 별도의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는 이어 "미분양 주택 매입 시 취득세, 양도세 등을 한시적으로 면제해 주거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전히 풀어주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거래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