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주차공간 아파트, 분양시장 강자로 떠올라
‘이중, 삼중 주차가 일상’… 차량등록대수 증가에 세대당 주차공간 턱없이 부족
넉넉한 주차공간이 곧 단지 경쟁력… 주차공간에 따라 청약 희비
아파트 분양시장의 대세 키워드 중 하나로 ‘주차 프리미엄’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등록 대수는 사상 최다를 기록하는 등 주차 전쟁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넉넉한 주차공간을 갖춘 단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자동차 누적등록 대수는 총 2640만 8276대로, 전년 동월(2613만 4475대) 대비 약 1% 증가했으며, 이는 인구 1.94명당 차량 1대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아파트 내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K-apt공동주택관리시스템을 통해 관리비 공개 의무 단지를 살펴본 결과 전국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주차대수는 1.04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분양세대로 범위를 좁혀봐도 1.19대에 그쳤다. 가구당 1대를 겨우 주차할 수 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주차 문제는 아파트 입주민의 고질적인 불편사항으로 꼽힌다.
◆ 민원 1위는 ‘주차’…소음·흡연보다 더 심각
아파트 생활지원 플랫폼 ‘아파트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접수된 약 10만여 건의 민원 중 '주차' 관련 민원 비중은 33%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이는 전년 동일 조사와 비교해 4%p 늘어난 동시에 ‘소음(20%)’, ‘흡연(19%)’ 등과 비교해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주차난은 단순 불편을 넘어 생활 안전까지 위협한다. 퇴근 후 단지 내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해 수차례 돌거나, 통로를 막는 이중주차, 불법주차로 잦은 분쟁이 발생한다.
또한 긴급차량 진입을 막아 ‘골든타임’을 놓치는 등 심각한 안전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에게 넉넉한 주차공간은 필수 주거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0.5대 수준이다. 평균 가구원 수(2.2명)를 고려하면 집집마다 1.1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단 얘기다. 외부 방문차량까지 감안하면 세대당 최소 1.5대 이상의 주차공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올해 1~8월 입주한 아파트의 세대당 평균 주차대수는 1.36대 수준이다. 신축 아파트임에도 여유 기준인 1.5대에 대부분 미치지 못한다.
최근 2년간 입주 아파트의 경우 2023년 1.30대에서 2024년 1.35대로 증가하긴 했지만 체감상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
◆ 주차 공간 여유있는 단지들 분양시장에서 두각
실제, 넉넉한 주차공간을 앞세워 흥행에 성공한 사례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월 경기 과천에서 분양한 ‘디에이치 아델스타’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159가구 모집에 8315명이 몰리며 1순위 평균 52.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대당 1.79대에 달하는 주차공간을 확보한 것이 청약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앞서 4월 경기 의왕시에 공급된 ‘제일풍경채 의왕고천’ 역시 세대당 1.5대에 달하는 주차공간이 부각되며,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21.58대 1의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차량등록대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단지 내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되다 보니 주차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분양시장에서도 넉넉한 주차공간이 단지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는 등 주차공간에 따라 분양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어 “주차난은 생활 불편을 넘어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로, 세대당 1.5대 이상의 주차공간은 이제 아파트 가치를 좌우하는 중요한 지표가 됐다”며, “앞으로도 주차 인프라가 넉넉한 단지가 청약시장과 실거래 모두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