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이 가져다 준 것들

by 장유미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지는 10년이 좀 넘었다. 교사 연수에서 어느 현직 교사의 그림책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아, 이거다!' 싶었다. 작은 그림책 한 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다. 성실한 교직 생활 속에서도 마음 한구석이 항상 허전했는데 그걸 채워줄 것이 바로 그림책일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게 시작이 되어 아동문학을 공부하러 대학원에도 가고, 그림책과 함께하는 일상을 여전히 살고 있다.


육아를 하면서도 그림책에 대한 나의 관심은 계속 이어져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그림책은 항상 우리 곁에 두고 있다. 귤 까먹으며 그림책을 읽으면서 깔깔거리며 웃고, 가끔씩 뒷이야기를 상상해 보기도 하고, 슬픈 장면에서는 함께 눈물도 흘린다. 그림책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감정들을 경험하게 해 주는지. 아이와 이야기할 거리가 많이 생겨서 좋기도 하다.


아이들은 엄마가 오늘은 무슨 책을 빌려왔나 궁금해 하며 거실에 들어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옛이야기 그림책은 필수로 서너 권 빌려오고, 새로 들어온 따끈따끈한 신간 도서도 몇 권씩 있다. 요즘은 성탄절이 다가오니 크리스마스에 관련된 그림책들도 종종 빌려오는데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그림책은 언제나 인기가 만점이다. 아이들의 일상과 연계하여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얼마 전 오랫동안 키우던 사슴벌레가 죽어서 상심한 아이들에게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이라는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고 이별해야 할 순간들이 온다는 것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아이들과 그림책 읽은 시간들이 오래오래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엄마 목소리와 따뜻한 엄마 품도 오래 기억해 주길. 그리고 아이들이 인생의 힘든 순간순간을 맞이할 때마다 엄마와 어릴 때 읽었던 그림책의 등장인물들이 튀어나와 용기를 줄 것임을 강하게 믿는다. 그래서 이 시간이 소중하다. 학원에서 수학문제 하나 푸는 것보다 훨씬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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