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직장인의 자세는...
벌써, 다섯 번째 이력서 보낸 곳에서 불합격 소식이 왔다. 이제 겨우 다섯 번째라며 나 스스로를 위로해보지만 점점 “내가 없으면 안 되는 곳이 과연 있기는 있는 걸까?” “나의 경쟁력은 뭘까?” 의심하게 된다.
“나이가 너무 많은 걸까? 나이가 중요했구나”라고 스스로 결론. 흐흑 경험은 나이 들지 않는다고 했는데...
예술책 보는 걸 좋아하니 국립미술관 아트존에 있는 미술 책방 매장관리, 미술책 판매직원에 나이 제한이 없기에 입사 지원서를 냈었다. 자기소개서에 (...) 저의 이제까지와는 다른 길일 수 있지만 모든 건 하나의 길임을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Joseph Campbell)의 <신화와 인생> 책 속 문장을 인용해 설명했다.
(...)
여러분만의 희열을 따르라!!
겉으로는 따로따로 인 듯 보이는 사물들도
근본적으로는 하나에 불과하다
여러분은 반드시 희열을 느끼고 돌아와
그것을 통합시켜 더 완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라는 문장이다
그동안의 현장의 경험과 이론적 토대를 하나로 결집해 더욱 매력적이고 편안한 미술 책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직무수행계획서에는 일본 츠타야 서점의 기본 이념을 참고로 ‘미술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상품일 테니 대상별, 유형별 계획을 수립해서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재방문을 유도하겠다고 적었다.
이러저러한 내용에 대해 직장에 다니는 딸의 날카로운 지적
“근데 엄마는 생각이 너무 많아. 그냥 책 판매만을 생각해~~
임원급였는데 적어도 팀장급 이상으로 지원서를 내야지
엄마라면 나이가 많은 직원한테 일을 지시하는 거가 부담스럽지 않겠어”
이에 대해 나는 즉각적으로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고, 촉진하고... 서로가 서로를 돕는 사이가 되면 안 되나?”
언젠가 봤던 영화 <인턴>에서는 신입도 아니고 70세인데 인턴을 하더만”라고 말했다
“현실에서 안되니 영화가 있는 거지”
영화 <인턴>에서는 나이 70세에 신입도 아닌 인턴으로 벤 역의 로봇 드 니로가 등장한다.
벤은 입사를 위한 그의 면접 자리에서 “음악가들은 은퇴란 없어요. 음악이 사라지면 멈출 뿐이죠. 내 안엔 아직 음악이 남아 있어요”라고 은유적으로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설명한다.
벤은 일 틈틈이 창업 1년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뤄낸 워킹맘 CEO 줄스역의 앤 해서웨이 마음을 쓰담 쓰담해 준다. 인턴이었지만 친구, 인생 멘토였다.
내 귀에 쏙쏙 들어오던 명대사들
“옳은 길은 있어도 틀린 길은 없어요”
“손수건이 없을 때 우시네요”
“ 우리 한 묘지에 묻히기로 한 사람이잖아요”
“심호흡하고, 발 뻗고, 다리 올리고...”
딸의 조언을 토대로 임원급으로 경기도 지역 문화재단에 입사지원서를 쓰면서는 그동안 살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고 현장에 ’ 답이 있다 ‘고 생각하는 습관 때문에 서류 접수를 위한 직무수행계획서를 쓰기 위해, 또 필기시험에 합격해 면접을 위해 인터넷 상의 자료만으로는 부족한 듯해서 한 번은 자동차로 현장 곳곳을 리서치했다. 또한 차를 타고 다니다 보면 놓칠 수 있으니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천천히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에 대해 이해를 하면서도 딸의 직언.
“직장인은 주어진 업무 외에 너무 큰 그림을 그리면 안 돼요”
“그랬구나, 내가 너무 또 큰 그림을 그렸어”
면접에서 초록색 재킷을 입겠다는 내게..
“ 너무 튀면 안 되지... 더 차분한 색으로... 흰색보다는 검은색이 더 신뢰감 느껴지잖아
발이 아프면 왜 첨부터 구두를 신냐고, 가방에 구두 넣고 슬리퍼 신고 갔다가 바꿔 신으면 되지 ” 그 면접의 결과는 비록 낙방이었지만 정말 오랬만에 내가 면접자가 아니라 면접대상자가 되어 준비하는 과정... 현실 직장인의 자세 이런 거였구나 생각했다. 그래, 매일 한 가지씩 새로워질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