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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익는 겨울, 소리, 투두드두둑

by 일상여행자

친애하는

C와 J와의 오랜만 모임

“언니, 나는 감바스랑, 보쌈이랑, 과일 갖고 갈게요”

“저는 밥을 했고, 딸기를 씻어 두었어요.”

“저는 김장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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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맞춰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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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부터 직접 만든 막걸리를 선보임


“언니, 막걸리라 하니 항아리에 담은 줄 알았어 ”

“아 정말? 항아리에? 하하 핫”

“막걸리 키트지”

가루에 물을 붓고 막대기로 휘리릭 젖는데 떡져가지고 어깨가 아프더라고

“아 정말?”

“이 만큼 물을 붓고 48시간 후에 이 만큼 물을 붓고

“근데 있잖아 술 익는 소리 들으려고 아주 조용히 가까이 다가가 봤는데

들리는 거 있지, 동영상에 담아 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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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익는 소리 이슬비처럼

“투, 투두, 드두둑..”라고 들렸다.


“근데 맛 괜찮다”“스파클링 막걸리 같은데 톡 쏘진 않고 순수한 맛”

이런 맛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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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이 실제로는 모르는 것일 때가 많다.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오는지... 그래서 뭔가를 직접 만들어 본다는 것,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떨 땐 그냥 사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것 아닌데도(막걸리 키트 개당 8천원였던 것 같음) 형식을 따르는 것 만이 아닌 실제화의 과정 속에서 무언가를 만들었을 그 누군가를 떠올려 보기도 하고, 원재료의 변화과정 속에서의 향기, 빛깔, 소리들을 듣는다.


막걸리를 마시며 사실은 이 모두를 함께 마시게 된다.



잃어버릴 뻔했던 것들 생각에서 행위로, 내 삶의 기반, 이것에 머물었던 시간 였다


#일상 여행 #일상 기록 #막걸리 #직접 만듦 #술 익는 소리 #우정 #기쁨

#삶의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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