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현장에서 오늘 조금 전엔 줌(Zoom)으로 (밤 10시 흐흐) NFT(Non 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아트 공모전 관련 심사를 했다. 100여 점의 참여 작품에 대해 높고 낮음의 점수를 부여하면서 주제와의 부합성, 독창성과 함께 직관적으로 매체 미학이 담긴 작품들에 눈길이 갔다.
오픈 시, 슈퍼레어 등 NFT아트 플랫폼이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해 일반인 인식의 폭은 잠복기다. 황성현(카카오 전 부사장)은 “잠복기란 새로운 기술이나 변화가 사기처럼 보이는 시기, 하지만 그 기술이 일정시기를 지나면서 세상을 뒤흔드는 파괴적 혁신 단계로 진입한다”라고 말함(『NFT는 처음입니다』, 김일동)
탈중심적인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미술을 넘어 음악, 동영상 등 다양한 창작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이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그러하듯 이러한 현상들이 일시적 현상일지, 예술씬에 어떤 확장성을 가져올지 그 누구도 예단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매체 자체가 지닌 잠재적 사용 가능성에 대해 새로운 숙고가 필요함이 사실이다.
매체예술가이자 이론가인 페터 바이엘(Peter Weibel)은 매체예술의 근본적인 성격을 규명할 때 상호작용이라는 말 대신 동적인, 움직이는 이미지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전통적인 예술 혹은 예술 담론이 정태적인 존재의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매체예술은 동적인 상황 개념에 바탕을 둔다는 것이다. 이때 ‘동적’, 혹은 움직이는 ‘이라는 수식어는 단순한 동작이나 움직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매체, 매체예술 그리고 철학』, 박영욱)
어제 심사 후에 저녁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다.
“그러니 공모 부분에서 무빙을 따로 뒀어야 되는 것 아닐까요?”
노진아 <Greeting Machine>
지금 광주미로센터 1층에서는 NFT아트를 은유한 <Non Fungible Art, 대체불가 예술> 전시가 열리고 있다.(1월 18일까지) 전시장에는 실물 작품들이 전시돼 있지만 이와 연계된 큐알코드를 스캔하면 오픈시에 민팅된 동적인 이미지들을 볼 수 있다.
이효진 <빛으로 강타해요>
김다솔 <스킨>
무엇보다 NFT아트의 내재적 의미와 가능성은 예술을 우리 일상 속으로 점점 더 되돌려 놓을 것이 아니겠나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