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하게, 우리 동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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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3. 2023
계림동 홈플러스 정문에서 ‘아뜨랑 광주여행’ 파일럿 프로그램 참여자들 모였어요
함께 간 L
“ 우리 집이 계림동이에요, 집 근처 돌게 생겼어요”
“아아~~”
시민스토리토슨트와 함께 홈플러스 바로 옆 옛 경양방죽 자리 경양마을 사료관에서 ‘아뜨랑 광주여행’ 출발했어요
유림책방에서
계림동 헌책방 거리는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헌책방이 운영되고 있다고 해요. 광주고등학교 정문 바로 옆에서 50년의 세월 동안 변함없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림책방에서 k가 기쁜 목소리로 말했어요.
“와아~ 이거 책 샀어요 2천 원 밖에 안 해요”
“와아, <공중그네>(오쿠다 히데오의 소설)구나~~~ ”
“나는 <광주 1백 년>, 개정증보판 출간 전 원본 책 여기 있어서 샀어, 5천 원”
유림책방 따님이 운영 중인 바로 옆 카페 ‘커피유림에도 들렸어요
손님이 북적이던 예전에는 책방 수장고 겸 창고로 사용했던 곳인데 손님이 줄면서 카페로 문을 연지 9년쯤 되었다고 해요
물꼬
계림동에 ‘물꼬’를 연 이승규 작곡가도 만났어요
즉석에서 방문자를 위한 1m 콘서트 열어 줬어요(1m만큼의 거리에서 진행되는 음악회여서 콘서트 이름이 1m 콘서트임)
그는 예술이란 건 “새로운 질문”이라 말했어요 “새로운 질문은 새로운 도전이 있어야 가능한데 이러한 새로운 도전의 산물이 바로 유니크첼로”라고 했어요
남들이 하는 때로 하면 변화를 일으킬 수 없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랄까
“고물상에 버려진 스테인리스 농약분무기와 사용하지 않는 연습용 첼로를 결합해 첼로를 만들었어요, 첼로 콰르텟 연주 통해 지금의 물질문명, 기후위기에 대해 질문하고 예술의 관점에서 답을 얻길 바라는 마음이죠. 폐플라스틱으로 바이올린을 만들고 있는데.... 그 과정이... 너무... 정말... 매번... 쉽지 않아요”
피아노 안에 페트병 등 다양한 쓰레기를 올리고 하는 즉흥연주를 시작하며
“마음의 걱정, 분노 등 ‘마음의 쓰레기’, 물질의 쓰레기
“피아노에는 왜 페트병 올리면 안 돼?” 등등의
’ 고정관념의 쓰레기’를 버렸으면 좋겠다"고 빗대어 말했어요
광주 동구 밤실로 주택가에 있는 민족 시인이자 저항시인였던 시인 문병란의 집도 들렀어요 문병란 시인이 1980년부터 2015년 별세하기까지 실제 거주했던 곳을 광주광역시 동구가 매입 후 리모델링해 조성됐어요.
1976년 ‘심상’에 발표된 시인의 시 <직녀에게>는 가수이며 작곡가인 박문옥에 의해 작곡되어 노래로 불려졌고 특히 야구선수 박찬호는 시인의 시 <희망가>를 읽고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를 떠올리며 크게 위안을 얻었다고 하죠. 시가 맺어준 소중한 인연이내요
(...)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마라
_ 문병란의 시 <희망가>중에서
시구가 새겨진 스탬프를 골라 나만의 시를 창작해 보고, 문학 자판기에서 시를 인쇄할 수도 있어요. 시인에 대한 기억들이 소중한 나의 추억이 되는 순간 아닐까 생각 들어요
상기된 얼굴로
“우리 집이 계림동”이라 말했던 L이 말했어요
“여기가 우리 집 동네, 계림동 맞아? 싶어요, 새롭고 재밌어요
늘 다니던 거리인데...” 그녀의 표정에서 찐 즐거움이 전해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