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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여행자 Nov 01. 2023

주먹밥, 청바지 예술

예술의 거리에서 금남로 4가 지하철역으로 가는 퇴근길에 보이는 곳이 있다. 공예작가 문서현의 작업실이다. 환한 불빛 아래 언제나 ‘작업 중’ 일 때가 많다. 잊힐 뻔한, 버려진 것들을 눈여겨보고 되살린다. 환경문제, 광주 근현대사를 품은 작품이 많다. 

    

은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11월 2일까지) ‘이곳으로부터단체전 참여작품 <광주 사람들>은 낡은 청바지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 붙여 만들었다.     

지퍼들은 무등산 서석대를 떠올리며 작업했어요. 숫자를 세다가 그만뒀는데, 아마 100여 개쯤 될 것 같아요     

역시 은암미술관 바로 직전 예술의 거리 협업 프로젝트 <Art working: 공존> 전시회에서는 이지수 작가와 협업으로 버려진 현수막. 선풍기망 등을 재료로 작은 생명체들이 인간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잃어버린 작은 것들의 집> 형태를 제시했다.   

1cm 정도 잘라 바느질한 폐 현수막을 선풍기 금속망 사이사이에 끼워 넣어 만들었다. 색과 질감이 미묘하다

아 그리고 여기 주먹밥 목걸이...” 밥알모양 하나하나를 정성껏 이어 붙여 둥글게 만들었다. "2019년부터 계속 다듬어가며  만들었는데 제게 주먹밥 목걸이 너무 귀중해요     

광주예술은 근현대 역사를 다양한 형식으로 반영한다. 역사적 사실의 재현을 넘어 그 속에 담긴 광주정신을 상기시킨다.     


전원경은 <예술, 역사를 만들다>에서 예술은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낸 역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제로 뛰어난 예술 작품들은 예외 없이 시대의 정신과 감수성을 훌륭하게 표현해 낸다. 역사가 창조한 예술, 예술이 변화시킨 역사에 대해 말한다.


때로는 서정적이면서도 멈추어 다시 보도록 하는 예술의 본질 아닐까. 오늘 퇴근길에도 환한 작업실 불빛 켜져 있었다. 다음 작업은 또 잃어버린 그 무엇을 되살려 낼까?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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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에 의한 새날> 문서현 2023. 낡은 청바지, 솜, 광목, 삼베, 핀, 왁스, 가변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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