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센도CRESCENDO>는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 콩쿠르의 여정을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다. 30명의 참가자들은 3주 동안 부담감, 힘겨운 자기와의 싸움을 견딘다.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해야 하는 결승전에서 임윤찬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우와"
"맙소사"
이 곡은 1958년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Van Cliburn)이 냉전이 한창이던 당시 러시아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피아노콩쿠르에서 연주해 우승했던 곡이기도 하다. 클라이번 콩쿠르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창설된 피아노 경연대회로 1962년부터 클라이번의 고향인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서 4년마다 열리고 있다.
감흥, 또다시 몰려오는 전율의 순간들 선명하다. 진정시키느라 나는 내 가슴을 쓸어내렸다
"윤찬은 모든 걸 갖췄어요. 예술성, 무시무시한 테크닉, 기교, 드라마, 개성 상상력, 짜릿함... 피아노 연주의 어떤 극치를 보여줬어요"(엘리자베스 조이)
임윤찬은 말한다.
"음악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현실 세계에서 꺼내기 위해서는 그런 어려운 일도 음악가의 사명이라 생각해요"
"외로운 순간에 음악의 꽃이 핀다"
음악 용어 크레셴도(Crescendo)는‘점차적으로 힘 또는 소리가 커지는’ 걸 말한다. 초승달 모양의 바삭바삭한 롤빵 크로와상(프. croissant)도 어원적으로 볼 때 달의 모양이 점점 커지는 걸 비유하니 이와 무관하지 않겠나 싶다.
세상은 전쟁의 포화 속에 있지만 그곳 무대에서만큼은 18세의 한국 소년 임윤찬 그리고 우크라이나 청년 드미트리 초니, 러시아 예술가 안나 게뉴시네가 나란히 한 무대에 서서 1위, 2위, 3위 메달을 받는다. 서로 격려했고 축하했다. 이것이 예술의 힘, 예술의상상력 아닐까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Sakamoto Ryuichi Opus>는 지난해 3월 28일에 세상을 떠났던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 생애 마지막 연주를 담은 콘서트 필름이다. 그는 2020년 6월에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고 그의 음악 생애를 아우르는 20곡의 연주를 녹화하고 편집해 하나의 온라인 콘서트를 완성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1952년 도쿄 나카노구에서 태어났다. 그가 다닌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다고 한다.
네다섯 살 때 피아노로 생애 첫 작곡을 하게 된다. 이는 매우 강렬한 경험을 그에게 안겨 줬는데
‘근질거리는듯한 기쁨이었으며,
다른 누구의 것과도 다른 나만의 감각을 얻었다’고 회고하는 류이치의 말에 나도 모르게 물든다
영화는
그기 생전에 좋아했던 문구
Ars longa, vita brevis.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로 끝맺는다.
우리 마음에 점점 크게
살아있기를
매체 기자이자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로르 도트리슈(Laure Dautriche)는 그의 책 <역사를 만든 음악가들>에서 ‘그들은 격동하는 역사의 한 복판에 있었다’ 아도르노의 말을 빌려서는 “모든 음악은, 가장 개인적인 음악조차도, 침해할 수 없는 고유한 집단적 내용을 지닌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