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작가 성장기 8_ 짧은 머리 나에게 ‘안녕’을

남겨진 나에게 ‘안녕’이라 말했다.

by 일상여행자


문득 짧은 머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집 근처 미용실에 갔다. 평소보다 사람이 없어서 순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헤어컷 하려고요

그런데 제가 원하는 스타일 말해도 될까요?”

“그럼요. 상냥하게 웃으며 내 핸드폰 속 사진을 함께 보았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나는 <한 달 후 일 년 후 > 책 표지에 담긴 프랑수와즈 사강(Francoise Sagan)의 사진을 가리키며 내가 원하는 머리 스타일쯤이라고 말했다.


k292836552_1.jpg 자료출처: yes24.com

“오 우우~ 안돼요. 너무 짧아요.

이렇게 자르고 나면 엄청 후회하실 거예요 쇼트커트보다는 단발머리 정도로 할까요?”

사실 나는 어깨 정도의 머리 길이만큼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머리 길이가 길어질수록 머리 감기나 말리는 시간, 자연스럽지만 약간의 볼륨감을 내기 위해 그루프를 말아두기도 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들에 신경이 쓰인다.

“머리는 길고 싶지만 손질은 안 하고 싶다.”


결국은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길 만큼 남겨두고 앞머리는 자르지 않는 걸로 커트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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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yes24.com

'프랑수아즈 쿠레와'(Francoise Quoirez)’라는 본명보다는 필명 '프랑수아즈 사강'으로 알려진 그녀의 이름 프랑수와즈 사강은 마르셀 푸르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은 인간의 사랑과 고독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기반을 이루는 요소

특히 행복한 사랑은

‘일에 지치는 힘든 하루를 보내고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날 하루 일과를 마구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눈빛을 마주하는 일’이라 했던 말이 떠오른다.

사강 책들 표지 사진 대부분은 특유의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을 한 사강의 모습이다.


응시하는 눈빛 또한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진다.


바닥에 잘린 머리카락 잔해들이 흩어져 있다. 헤어 디자이너의 손끝에서 섬세하면서도 산뜻한 짧은 머리 스타일이 완성됐다.


겨울의 끝에서 봄으로 바뀌듯 나는 사강의 소설 <슬픔이여 안녕(bonjour tristesse)>에서의 ‘안녕’이 이별의 ‘안녕’이 아닌 맞이하는 ‘안녕’이듯이 거울에 비친 나 자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안녕, 마이셀프(Myself)”


버려진 나에게 남겨진 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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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머리 #프랑수와즈사강 #겨울 끝 무렵 #남겨진 #나에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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