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의 끈기를 닮고 싶다, 편안하고 따듯한...
퇴근하고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집안 가득 커피 향이 날 맞으면 좋겠다 싶어 커피 내리는 도구와 원두를 구입했다 하지만 아직 다양한 원두를 맛보지 못해서
"집에서 즐겨 마시는 커피 취향은?"
자문자답 "글세 아직은..."이다
마음이 차분할 땐 아메리카노
보통의 날엔 카페오레
더 깊은 생각에 빠져도 되는 날엔 진한 아메리카노
피곤하거나 나 스스로 “다시 시작, 아자자!!” 할 때면
진하게 커피를 내린 다음 아이스크림 위에 뜨겁고 진한 커피를 주르륵 끼얹은 아포가토 커피를 마신다.
신맛이 없는 향긋한 커피를 마시고 싶어 과테말라 안티구아 리치 아로마 원두를 구입해 봤다.
은은함 보다는 야생의 진한 꽃향기가 났다.
일요일 아침에 커피잔을 들고 집 베란다로 나가니 집 베란다에 햇빛이 들어와 있었다.
책을 보고, TV를 보고, 점심밥을 먹을 때까지 햇빛은 계속 그곳에 계속 머물렀다
"커피에 햇빛 한 스푼 샷 추가요!!" 해본다.
햇빛은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햇빛은 검은 구름 헤치고 나와
햇빛은 지금 여기에서 웃고 있다.
"햇빛의 그 끈기를 닮고 싶다 ~~" 생각한다.
커피를 내리고 나서 남겨진 커피 찌꺼기 가루는 그릇에 모아 말렸다가
집에서 키우는 올리브나무, 로즈메리, 페페로미아, 바질 화분 흙에 뿌려준다. 질소, 칼슘, 마그네슘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었다 하니 웃거름이라 생각하고 준다. 페이스북에 이 내용을 올렸더니 나무 가꿈에 조예가 깊으신 선생님이 “커피 곰팡이는 나무에 좋지 않습니다!!”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그런데 나도 참 제 멋에 산다. 아님 너무 긍정적인 환상을 갖고 산다 해야 할까?
야생에 핀 곳들에 대해 생각해보면...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꽃
더 진한 향기를 내뿜지 않던가요
라도 생각해본다
어떨 땐 단지 서로에게 남아 있는 존재감 만으로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인 줄 로즈메리도 알 거예요
올리브나무도 알 거예요
페페로미아도 알고 말고요
커피에 햇빛 한 스푼을 추가하니. 햇빛을 통해 내 감각이 되살아난 느낌이다. 편안하고 따듯하다. 내 마음속에 밝은 빛이 되어 빛난다, 어쩌면 맛이란 것도 순전히 나의 마음에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