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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재 Jan 31. 2022

음식의 유혹,  다이어트 환경부터 바로 잡자

'음식 노출환경'이 다이어트의 난이도를 좌우한다.


식탐을 줄이려면 음식 노출환경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인류학자들은 비만의 주요 원인을 게으름이 아닌 탐욕으로 보고 있다. 산업시대 이전과 비교해 보았을 때, 사람들의 활동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은데 반해 먹는 양은 1.5배 이상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 음식에 대한 탐욕을 감추면서 운동을 하지 않아서 살이 쪘다는 푸념은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 식탐을 고백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없어서, 습관이 되지 않아서 운동을 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 확실히 덜 부끄럽기는 하지만, 우리가 살이 찌고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를 땅이 알고 하늘도 안다. '음식 욕심'을 버려야 한다. 탐욕을 줄이고 자신에게 솔직할 때 다이어트는 지금보다 훨씬 쉬울 것이다. 그러면 식탐을 버리려면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이어트에 영향을 주는 요인 대부분은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온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환경결정론과 인간과 환경은 상호 지배적이라고 보는 환경개연론 사이, 그 어느 지점에 걸쳐있는 뱃살의 운명은 환경이 선사한 수많은 갈림길 속에서 오늘도 방황 중이다. 우리는 B(irth)와 D(eath) 사이에 갇혀 C(hoice)를 가지고 있는 듯 보여도, 사실 C는 D 너머에 존재하는 E(nvironment)에서 왔다. 아주 가끔, 역사의 어느 한 페이지에서 환경을 거스르는 위인들이 등장할 때도 있지만 우리 대부분은 위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러므로 음식에 대한 가벼운 선택과 집착을 내려놓으려면 환경의 영향부터 인정하는 겸허한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를 살찌게 하는 환경, '음식 노출환경'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맹자는 하늘이 내린 인간의 선한 본성을 유지하려면 외부를 향한 탐욕을 버리고 내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하늘이 내린 인간의 멋진 몸매를 유지하려면-원래 살찌지 않은 인간의 몸은 아름답다!-외부의 유혹을 떨쳐내고 몸에 집중해야 한다. 맹자의 몸매를 본 적은 없지만 그가 스스로의 정언을 지켰다면 단언컨대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하루아침에 식탐을 버릴 수는 없다. 다만, '음식 노출환경'을 개선하면 보다 수월해진다. 욕망은 때때로 오감의 자극을 받아 필요 이상으로 차오르기 때문에 오감이 직면하는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면 별다른 의지력 없이도 욕망을 잠재울 수 있다. 환경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자는 게 아니라 그 영향력을 이용해서 욕망을 조절하자는 것이다. 특히, 음식을 인지하는 시각과 후각 측면에서 음식에 노출되는 빈도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환경은 우리의 선택을 다이어트에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인도할 것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은 이렇게 살과의 전쟁을 하고 있을 후손들에게 조상들이 남긴 일종의 경고가 아니었을까.


  음식 노출환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사회가 만드는 환경, 또 다른 하나는 나 자신이 만드는 환경이다. 전자는 인간관계 뒤에 따라오는 음식에 대한 노출을, 후자는 음식에 접근하는 나의 라이프스타일의 문제다.




사회적 음식 노출환경을 개선하는 법


    여기서 말하는 사회는 크게 가족, 지인, 조직 및 단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러한 크고 작은 사회가 은연중에 일으키는 음식의 유혹은 나 자신이 직접 만드는 음식 노출환경에 비해 다소 영향력이 크지는 않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굵직한 문제들을 품고 있다. 또한, 사회가 형성하는 음식 노출 환경은 타인의 음식 규범을 자신의 규범으로 내면화할수록 그 영향력이 커진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을 때, 다이어트 환경에서 반드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1. 가족으로부터의 '음식 독립'

  부모는 자식에게 세 가지를 물려준다. 사랑하는 법, 재산, 그리고 식습관이다. 다이어트의 난이도와 관련하여 비만의 후성유전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올바른 식습관을 물려받았는지 여부가 훨씬 더 중요하다. 건강보험공단이 2015년과 2016년의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토대로 연구한 바에 따르면, 부모 중 어느 한 사람이 비만인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녀가 비만일 확률이 4.6배나 더 높았다. 특히, 아빠만 비만인 경우보다 엄마만 비만인 경우가 자녀의 비만 확률을 더 높였는데, 자녀의 성장 환경에서 차지하는 엄마의 식이 영향력이 아빠보다 높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일면 수긍이 가는 연구 결과다. 이 연구 결과가 모든 걸 설명해 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가정 내 식문화가 대물림되고 있다는 참고 자료는 될 수 있지 않을까.


건강보험공단 2015-2016 부모와 자녀의 비만 상관성 연구


  그러므로 만약 부모님으로부터 출발한 나의 가족이 가지고 있는 식습관, 식사패턴, 기호식품, 영양의 구성과 질, 식사량 등을 점검해 보았을 때 다이어트에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판단이 선다면 이제부터라도 과감히 음식 독립을 선언해야 할 때다. 물론, 이미 거주지 독립이 이루어진 경우라면 해당사항은 없다.


  음식 독립은 혼자 먹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살을 더 이상 찌지 않게, 또 빠지게 할 수 있는 나만의 식사 선택을 의미한다. 가족의 음식 규범으로부터 벗어나라는 얘기다. 가령,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더라도 음식 메뉴를 다르게 하거나 양을 줄이거나, 음식을 먹는 순서를 바꾸든가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한편으로 때늦은 저녁을 고수하는 가족의 식사패턴이 문제라면 저녁 식사만큼은 자신이 정한 시간에 미리 먹어도 좋다. 이왕이면 온 가족이 기존의 식문화에서 탈피하여 건강한 변화에 동참하면 좋겠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다는 전제하에 음식 독립을 추천하는 것이다.


  다만, 음식 독립을 할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첫째, 가족에게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다이어트 의지에 대한 가족의 신뢰 형성이 중요하다. 음식 독립을 선언한 후 가족의 메뉴를 다시 그대로 따르거나, 아빠가 치킨을 시키는 바람에 유혹을 참지 못하고 같이 치킨을 먹거나 하는 일관성 없는 모습은 결코 가족의 협조와 지지를 얻을 수 없다.

둘째, 가족에게 무례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나의 필요에 의해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것이지 가족이 나의 다이어트를 방해한다는 생각으로 가족을 공격하는 언급은 삼가야 한다. 이를테면, 엄마에게 짜증을 내며 "엄마 때문에 살쪘는데 메뉴는 또 이게 뭐야? 나를 돼지로 만들 작정이야?". 관계를 망치면서까지 다이어트를 할 필요는 없다.

셋째, 내 음식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 요리 실력이 아예 없는 경우에는 요리를 배우는 한이 있더라도 엄마가 매일 차려주는 다이어트 식단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귀찮겠지만 엄마는 더 귀찮다. 엄마의 지원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엄마의 귀차니즘이 가족 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지인에게 다이어트를 공표하자.

  친구를 만날 때 음식은 빠질 수 없다. 음식은 관계의 윤활유이자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음식 노출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나가고 싶다면 친구에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표하는 게 바람직하다. 농담하듯이, 부끄러워하며 얘기하지 말고 차분하고 진지한 자세로 얘기해 보자. 다이어트 공표는 지인의 양해를 구하는데 초석이 된다. 음식의 메뉴는 과하지 않은 것으로, 가급적 금주하며, 식사 후 카페를 가더라도 디저트 카페보다는 일반 커피 전문점으로 갈 수 있도록 지인의 협조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 어제부터 다이어트 시작했어-_- 나 지금 진지해. 진지하다규!"


  사실 다이어트를 할 때는 되도록 지인과의 만남이나 행사 참여를 줄이는 게 음식 노출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권장할만하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다이어트를 핑계로 관계를 회피한다는 오해를 사게 되면 관계 악화와 약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이분법적으로 '관계 vs 다이어트'라고 생각하지 말고 '관계+다이어트'라고 생각해 보자. 이때 더하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다이어트 공표다. 금연 계획을 주변인에게 공표하면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다이어트 역시 공표하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환기와 동기부여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인들이 만드는 또 다른 음식 노출환경에는 결혼식과 같은 행사가 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그동안 다이어트를 하느라 마음껏 먹지 못했던 천추의 한을 결혼식 뷔페에서 푸는 사람도 있다. 과식 ×음주 ×간식으로 지난 3주의 노력을 말짱 도루묵으로 만드는 거다. 기쁨과 축복의 시간이라는 이유로, 치팅데이라 합리화하며 음식과 물아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치팅데이는 하루 날 잡고 마음껏 먹는 날이 아니다. 그 사전적 의미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일종의 다이어트 보조제로 여겨야 한다. 음식 제한으로 인해 그간 부족했던 영양소를 한 끼 정도 보식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이자. 가령, 저탄수 고지방 식사를 해오던 사람은 탄수화물 위주의 한 끼로 보식할 수 있다. 다이어트 중이라는 사실을 잊고 단지 과식하는 날은 치팅데이(Cheating Day)가 아니라 포겟데이(Forget Day)다.


출처 : 픽사베이


'행사에는 피로연이 빠질 수 없다. 하지만 다이어터는 빠질 수 있다'


  행사에 참석하는 의미에만 집중하자. 행사 후에 따라오는 음식의 유혹을 피하려면 피로연을 아예 피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피로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무례한 사람, 무정한 사람이라고 볼 사람은 그렇지 않을 사람보다 적다. 피로연을 빠질 수 없다면, 내 몸에 집중하며 음식 앞에서 흐지부지한 모습을 떠나보내는 연습이라고 여겨보자. 할 수 있다.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점점 단단한 정신을 갖게 될 것이다.


3. 회식을 빠질 수 없다면 즐겨라.

  직장인 모두가 살이 찐 것은 아니지만, 살찐 직장인은 회식 때문에 살이 쪘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회식은 여러모로 다이어트에 차명적이다. 아무리 저녁을 대체한다고 하더라도 의지왕이 아닌 이상 평균 2차에 걸친 과식과 음주를 피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업무의 연장선상 위에 놓인 스트레스 환경과 회포를 푼다는 즐거운 분위기의 절묘한 조합은 더욱 절제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행사 피로연과 마찬가지로 회식도 가급적 빠질 수 있다면 빠지라고 권유하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이주임 : 저 부장님. 제가 오늘 여자친구와 저녁 약속이 있어서요, 회식은 못 갈 것 같습니다..

최부장 : 응?? 너 여자친구 없잖아?

이주임 : 아까 점심에 생겼어요^^;

최부장 : (-_-+)


출처 : 뉴시스

  

  회식을 하더라도 아래의 소소한 원칙들을 지켜보는 게 어떨까.

첫째, 현재 다이어트 중이라는 사실을 공표하자. 당당하게, 자신 있게, 진지하게! 가급적 1차에서 끝낼 수 있도록, 술은 멀리하도록 조직의 양해와 협조를 구하는 게 급선무다. 다이어트 사실을 숨기고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다 보면 아무래도 신뢰면에서 좋게 보일 리 없다.

둘째, 다른 메뉴를 고르자. 아예 따로 먹지 않는 이상, 비 다이어터들의 음식에 노출되는 건 피할 길이 없지만 되도록 가벼운 메뉴 선택은 가능하다. 고깃집에 갔다면 고기만 먹고 술과 밥, 청량음료는 피하자. 이건 순전히 내 경험담이지만, 회식 자리에 아예 다이어트 도시락을 따로 챙겨 온 분도 봤다! 지금 생각해도 그분은 정말 지혜로운 사람이 아닌가?

셋째, 먹는 행위에 쓸 에너지를 다른 행위에 써보자. 대화와 경청에 집중하면서 그간 부족했던 '직장 내 감정 영양소'를 충족하는 시간으로 삼아보자. 내가 회식 자리에서 한 숟갈, 한 젓가락 더 먹는다고 해서 회포가 풀릴 일은 없다. 입이 심심하면 중간중간 물을 마시며 음식 말고 사람에 집중해 보자.

넷째, 결국 어쩔 수 없이 회식으로 장렬하게 전사했다면, 그날은 술도 깰 겸 평소보다 많이 걷자. 운동을 해도 좋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뱃살이 되려면 약 4시간에서 8시간이 걸리는데, 역전의 기회는 남아있다!


다이어트 기초 상식 : 술이 다이어트에 나쁜 이유
○ 포만감을 잘 못 느끼게 만든다. 식욕저하 호르몬인 랩틴은 뇌와 위에서 분비되는데 알코올은 이 랩틴의 분비를 더디게 한다. 배가 부른 물리적 포만감이 올라오더라도 화학적 포만감이 찾아오지 않으면 숟가락을 좀처럼 내려놓기 어려워진다.
○ 지방분해를 지연, 방해한다. 알코올은 간에서 아세테이트로 분해되어 에너지원으로 쓰이는데, 이 아세테이트가 전부 에너지로 쓰일 때까지 지방대사는 멈춘다. 게다가 알코올은 에너지 대사 측면에서 탄수화물과 그 기전이 같고 지방과 경쟁하는 사이다. 즉, 당분간 지방은 분해되지 않는다. 지방을 연소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들을 술이 모두 차단하는 셈.
○ 근섬유를 위축시킨다. 근육과 비만 사이의 연관성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근섬유 위축으로 인한 근손실과 에너지 대사에서 차지하는 근육이 가진 위상의 저하는 우리를 더 살찌게 한다.
○ 알코올은 1g당 7kcal를 가진 고열량 성분이다. 간혹 알코올 중독자들이 마른 것을 보고 알코올을 빈 칼로리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알코올 대사는 간에서 장기 내 대사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에 지방간, 내장지방을 일으킨다. 즉, 알코올 중독자들의 피하지방 밑에는 의외로 많은 지방이 쌓여 있다.




나의 음식 노출환경을 개선하는 법


[온 건 책]


   식재료를 포함한 음식은 구매 단계부터 폐기 단계까지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음식은 비단 도매와 소매에서 그 유통과정이 끝나지 않는다. 집, 사무실, 학원, 독서실 등 우리의 감각이 주로 마주하고 있는 공간들을 중심으로 음식은 계속 순환한다.


※ 음식의 제2의 유통과정

<구매> - <보관 및 관리> - <사용> - <폐기>


  이러한 음식의 순환을 기준으로 음식 노출환경을 개선하는 법 즉, 우리가 음식에 노출되는 빈도를 줄이는 법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음식의 <사용> 단계는 필요한 만큼만 먹기, 필요한 식재료만 사용하기와 같은 팁들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아무래도 음식 노출이 불가피한 단계이기에 그 기준점에서 빼도록 하겠다.



1. 구매 단계

  '적자생존'만 기억하면 쉽다. 주어진 환경에 가장 적합한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사회적 생존경쟁의 원리는 다이어트 환경을 대하는 우리의 전략에도 깊은 영감(?)을 준다.


'게 사고, 주 사고, 각한 대로 사고, 재하는 것은 사지 말자'


출처 : 런던 EPA 연합뉴스


  적게 사고 자주 사자! 음식의 노출 빈도를 높이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많이 사기 때문이다. 마치 아포칼립스에 대비라도 하듯 2주 치 이상의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구매할 필요는 없다. 겨울잠을 자야 하는 다람쥐는 평균 100개의 도토리를 자신의 보금자리에 쌓아 놓는다. 하지만, 우리는 다람쥐가 아니다. 만물의 영장이다! 겨울잠을 잘 필요도 없고 당장 5년 내에 식량난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도 않다. 가족의 수가 아주 많거나 집들이를 해야 하거나 또는 먹방을 찍으려는 경우라면 예외겠지만, 이토록 양질의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라에서 한 번에 많은 음식을 살 필요는 없지 않은가. 적게 사고 자주 사면 그렇지 않을 때 보다 비교적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식료품비도 적게 들거니와 음식에 노출되는 빈도수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생각한 대로 사자! 바야흐로 大마케팅 시대에 살고 있더라도 적어도 음식만큼은 소신껏 사야 한다. 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나라고 하지 않았던가. 불필요한 음식을 구매한 나는 불필요한 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필요한 음식이나 식재료를 계획한 대로 산다는 구매 원칙만 잘 지켜도 불필요한 음식 노출을 많이 줄일 수 있다. 하물며 다이어트를 시작한 우리에게 누군가가 음식을 공짜로 준다고 할지라도 거부해야 할 마당에 내돈내산으로 불필요한 음식을 사서야 되겠는가. 1+1이라서, 저렴해서, 먹음직스럽게 보여서와 같은 유혹에 이길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앞만 보이는 안경과 귀마개를 착용하고 마트를 다녀오는 건 어떨까. 물론, 진담이다.


  존재하는 것은 사지 말자! 이미 있는 것은 당연히 살 필요가 없다. 보관 중인 식재료와 음식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상황일수록 중복 구매할 확률이 높다.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평소에 음식 정리를 잘해 두어야 한다. 단순히 어느 위치에 어느 음식이 있는지 정도로만 정리를 끝내는 게 아니라 그 수량과 섭취 기한, 심지어 용도까지 말끔하게 정리를 해 둔다면 식료품비도 아끼고 음식 보관 공간을 항상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 다이어트에도 유익한 것은 덤이다.



2. 보관 및 관리 단계

 문제 1) 다음 보기 중 음식을 보관하기에 알맞은 곳으로만 짝지어진 것은? (30점)

ㄱ. 신발장    ㄴ. 욕실 수납장    ㄷ. 안방     ㄹ. 자동차     ㅁ. 거실 탁자   ㅂ. 냉장고    ㅅ. 부엌 찬장       

ㅇ. 부엌 식탁    ㅈ. 책상이나 서재    ㅊ. 다용도실

① ㄱ, ㄷ, ㅁ

② ㄴ, ㄹ, ㅇ

③ ㅂ, ㅅ, ㅊ

④ ㄴ, ㅈ, ㅊ


                                                                    (정답 : )


  문제의 난이도가 높다고 느꼈다면 스스로 음식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은 상태라고 여겨도 무방하다. 한편으로는 부엌 식탁에서 헷갈린 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지금 부엌 식탁 위에 바구니나 수납함을 비치하고 그 안에 과일, 떡, 빵, 과자 같은 음식들이 놓여 있지 않은가? 그렇게 하고 있다면, 또 다이어트를 제대로 하길 원한다면 당장 그 바구니를 치우는 게 좋다. 식탁은 식사할 때 수저나 그릇과 같이 식사에 필요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음식 보관 장소로 보기는 어렵다. 가끔 식탁 앞에 앉아 공부나 일을 하는 등 식탁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세 번 양보해도 식탁은 음식 보관 도구가 아니다. 자, 음식을 보관하기에 알맞은 장소를 추천(?) 해 보겠다. 냉장고, 부엌의 찬장, 다용도실이다! 이 공간들을 제외한 공간에 특별한 이유 없이 음식을 보관하고 있다면 단연 음식에 노출되는 빈도는 클 수밖에 없다. 적절한 공간에 음식을 보관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음식의 유혹을 줄일 수 있고, 먹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력을 덜 쓸 수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 난이도 역시 내려갈 것이다.


  보관 장소만 잘 지키더라도 오히려 음식 관리는 쉬워진다. 엔트로피를 높이지 않는 가장 쉬운 길은 공간을 한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음식 관리는 그 보관 방법, 선입선출, 진열 방법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보관 장소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늑한 안방에 주전부리가 보기 좋게 놓여 있다면 음식과의 아늑한 만남 역시 시간문제다.



3. 폐기 단계

    정리수납 컨설팅의 기본 전제는 '버리기'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식재료나 음식들을 버리지 않고 계속 방치하면 쌓이기 마련이고, 음식 노출환경 개선은 점점 어려워진다. 물론, 음식을 버리는 일은 돈도 아깝고 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구매 단계부터 '적자생존의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릴 음식이 생겼다면 버려야 한다. 평소 자신의 성향과 생활패턴을 고려하여 '음식 버리기 기준'을 세워두고 버릴 땐 버려야 한다. 가령, 2주가 지나도록 명절 음식이 그대로 냉동실에 방치되어 있다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해동하더라도 그 식감과 맛이 좋을 리 없고 역시나 주식이 아닌 간식이 될 확률이 높아 체중계의 눈금을 좀 더 오른쪽으로 옮길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강 경 책]

  위에서 살펴본 방법들이 조금 뜨뜻미지근하게 느껴졌다면 아래와 같은 강경책을 추천한다. 욕심 같아서는 온건책과 강경책을 모두 실행에 옮겨 보라고 권유하고 싶지만 이왕이면 온건책을 모두 적용해보고 강경책을 고려했으면 한다.



1. 차단하기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더라도 음식을 멀리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 유용한 방법은 없다. 아래는 유리한 다이어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차단해야 할 것들이다. 관련 업계에 계신 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래도 우리는 날씬해져야 하니까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홈쇼핑 채널 : 식품 관련 홈쇼핑의 마케팅 기법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미국의 모넬화학감각연구소에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우리의 감각은 역시나 다이어트에 별 도움이 못 된다. UHD급의 음식 자태와 전방향 서라운드로 울려 퍼지는 시식 감탄사는 우리의 쾌락 중추를 자극하고 '판매 종료 임박' 알림과 함께 주문 버튼을 누르게 한다.

# 배달 앱 : 편리하다. 고로 우리를 살찌게 한다. 게다가 배달음식이 우리를 날씬하게 해 줄 리 없다. 또 실내에만 머물게 하기 때문에 생활패턴 측면에서 결코 다이어트에 도움되지 않는다.

# 음식 정기배송 서비스 : 제철 음식, 수제 반찬, 밀키트 등의 정기배송은 다이어트를 선포한 여동생에게 치킨을 시켜준 친오빠처럼 실로 위협적이다.

# 음식 쿠폰 :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외식 업계가 고안해 낸 탁월한 마케팅 전략이지만 아무래도 음식을 더 먹게 한다는 점에서 차단해야 할 대상이다. 중화요리 쿠폰부터 레스토랑 할인 쿠폰까지, 가성비와 더불어 체중도 올라간다는 점을 잊지 말자.

# 먹방 : 식욕의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한 비주얼 헝거가 되어 먹방을 시청할 수도 있다. 다만, 견물생심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기 절제가 가능한 사람이 아니라면 오히려 다이어트에 독이 될 수 있다. 쾌락 중추는 음식을 볼 때마다 식욕을 일으킨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대부분이 쾌락 중추가 형성한 음식에 대한 보상 회로 때문에 살이 쪘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먹방을 보며 굳이 자신을 시험대 위에 올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 맛집 인증샷 : 먹방과 그 효과가 비슷하다. SNS부터 단톡방까지 맛깔난 음식 사진은 곧 음식에 대한 유혹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식료품비 줄이기

  경제적인 수단을 동원해 다이어트 환경을 정복하는 무시무시한 방법이다. 한 달 평균 식료품비의 일정 부분을 아예 음식이 아닌 다른 곳에 쓰자. 가령, 나의 한 달 평균 식료품비가 90만원이라면 그중 30%에 해당하는 27만원을 다이어트를 하느라 고생한 나를 위한 선물을 구입하는데 쓸 수 있다. 실제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좋은 강경책이다.


  식료품비를 갑자기 줄이면 영양실조에 걸리는 게 아니냐고 반색할 다이어터가 있다면, 우리가 무심결에 배팅하고 있는 음식 종목들을 떠올려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각종 간식과 음료, 가공식품, 냉동식품, 간편식품, 배달음식, 편의점 음식, 술, 카페 커피 등에 쓰는 지출만 줄여도 한 달 식료품비의 상당 비율을 절감할 수 있다. 오히려 영양과 가계경제 측면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물론, 뭐든지 적당한 게 좋다. 그 절감 비율은 20%~30% 정도가 어떨까 싶다.





안녕하세요, 빼라클래스 이영재 코치입니다^^

어쩌다 어른들을 위한 다이어트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다이어트에 도전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시청 부탁드려요^^

https://youtu.be/MpD1LLMFG9g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 _)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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