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50만원으로 7박 8일 제주여행-7
불편한 나의 이야기 (절실함과 가식)
싫었다. 절실해야 한다는 그 모든 것들이.
나는 절실함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큰 상태다.
지난 2년 간, 타인에게 절실함을 강요당하며 그와 연결지어지는 많은 단어가 현재 나를 망가뜨렸기 때문이다.
제주에 온 건 불안과 걱정과 상처에 떠는 나를 달래고, 다시 나를 찾기 위함이다.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단어가 주는 의미를 내 본연의 단어로 되찾고 싶다.
1. 절실함
내가 나에 대해 절실해야 비로소 나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 알게됐다.
우리는 항상 사람과 만나고 이별을 반복한다.
그 안에선 대체로 수많은 관계가 반딧불이처럼 반짝이다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사라진다.
나는 혼자일 때마다 가끔, 종종 되뇌인다.
바보같이 감정호구처럼 살아 온 내 안의 나에게.
어쩌다 알게 된 좋은 사람마저 남이기에 배려, 공감, 웃음 그 모든 것에 많은 진심을 줘서는 안 된다고.
세상에 안 착한 사람은 없으니 괜히 인연이라 착각하지 말라고. 잠시 스쳐 지나가는 순간이니 다시 한 번 경고하는데 진심을 다해 마음 쏟지 말라고.
그렇게 나는 조용히 언제 어디서나 덜 상처받기 위해 마음 덜어내는 독한 훈련을 한다.
누군가에게 때론 내 행동이 차갑고 불편하겠지만...
2. 절실함
나는 '악바리처럼 독하고 절실하게.' 가 아닌
'고통스러워도 즐거운' 을 추구한다.
절실함은 그 안에서 나오며 그렇게 나의 한계를 뛰어넘는 또다른 즐거움이 반복된다고 생각한다.
누가 틀리다가 아닌 서로 다를 뿐이다.
"세상은 살기 힘들어. 절실해야 살아남는다 너?,
누군 좋아하서 하는 줄 아니? 사회생활은 이래."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 오랜 시간 함께해야는 숙명을 맞이했을 때.
상대가 더 단단한 주관을 가졌기에 나의 주관은 어린애 아직 잘 모르는 애 취급을 받아야 할 때.
그래놓고 마지막엔
"난 너 때 더했어~, 네가 너무 안타까워, 널 위해하는 말이야. 널 어쩜 좋니? 너 굉장히 많이 노력해야한다~ 그래야 살아남아."
내 면전을 향해 진심을 담은 입으로 말하지만,
'난 쟤한테 나쁜사람은 아니었어.'
사실은 그 말로 본인들을 다독이는 치밀함.
나는 그 말들에 휘둘려 좌절하고 상처입고.
정신도 못차려 맞서지 못해 일에도 지장이 왔으니
결국 나는 정말 아쉽고 안타까운 사람이 됐다.
나와 다름을 인정해야지 내가 달라질 순 없었다.
그들이 뱉는 말에 나는 진심을 덜어내고 흔들리지 않는. 서로를 위한 선의의 가식을 키우기 위해
오늘도 나는 내 자신에게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