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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 Aug 15. 2019

오늘도 못난 자식은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4

툭 던진 돌에 거품 문 개구리

들어가기 전//

어두운 글을 쓸 때는 마음도 안 좋을 뿐더러

남 아닌 내 집안 얘기라 불편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글을 쓸 때 피하는 소재 항목 중 일순위가 바로 엄마와 딸. 부모자식 얘기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미친듯이 쥐고잡고 흔들어 싸워도 결국 우린 서로 사랑하니까~ the love. 하며 끝을 보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선 헐..... 내가 굳이 이걸 왜.... 시간낭비라 여긴다고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에서 가장 공통적이기도하고 소설 드라마 영화 어디 하나 빠지는 것 없는 등장인물이 또 바로 이 부모자식이기도 하다.

필요에 따라서 누구나 쓸 수 있는 소재기에 너무 흔해서 새롭지 않아 비껴가라는 말이라고 해석하겠다.

그렇지 않다면 그건 너무 아-다르고 어-다른 모순아닌가.

나의 과거를 정리하는데도, 앞으로 나를 발전하는데도 분명 도움이 될 거라 믿으며 해당 테마를 정진해 나가겠다.


다소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되며

제 일기같은 쑥스러운 생활문을 읽어주신 분들이 있다면 머리숙여 감사를 전합니다.



가족과의 트러블이 심하면 떨어져 지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연인사이에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듯,

가족간에도 일정간 거리가 필요하다.

나 역시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지냈는데, 전과 달리 짧게보니 가족이 싫고 나쁠 수가 없다.


나는 교육원을 다니고 어설픈 공모전을 준비하다 우연한 기회로 보조작가를 했다.

일 년 뒤, 청사진을 잃은 메인으로 작품이 엎어지기 직전, 하다하다 이건 아니잖아!!

지쳐나가 떨어졌다. 최악 중에 최악이었다.

더러운 상황은 모조리 맛보고

극한의 감정만 얻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여의도에서 보낸 1년 간의 짐이 담긴 택배가 집으로 도착했다.


그리고 얼마 후 내가 그녀와 대판 부딪친 날이다.

그 날은 간섭 많고 뒤로 호박씨 까는 것 좋아하는 친척이 방문 했던 날이다.


"00이는 요즘 머해~?"

내가 뭘 하든말든, 보태준 것도 없으면서

드라마 작가일 하고 있다고 이미 동생인 그녀에게 소문도 다 들었을 텐데, 분위기 파악을 못하나?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들에게 배려를 바라는 건

욕심이고 지금 너무 예민한 나의 잘못이다.


"아."

껄쩍지근한 입꼬리를 찡그리며 불편한 기색인 눈을 반달로 웃어보이고 어물쩍 지나가려는데.


"쟤 짤렸대~!"

지난 시간동안 참고 살며 꾹꾹 눌러온 내 승질을 건드리는 말이었다.

아무리 반장난 식, 빈말로 툭 던진 말이라지만

그녀의 말은 내 이성을 툭, 끊어뜨렸다.

내 상황을 저런 식으로 꾸며 까발리다니.

좋은 일도 아니고, 그리고 내 일인데!!


"왜 그만뒀나 몰라. 아까워 죽겠어. 걍 견디면 되지."

그들은 방송계 잔혹한 시스템을 전혀 알 수 없기에. 가슴이 찢어지고, 몸 상하도록 열정을 다했다고 말해도, '그랬구나. 일이 그렇지. 다 힘들어~'

체감으로 느끼고 공감할 수 없다는 걸 안다.

아는데, 아는데...!

적어도 엄마라는 그녀 입에서 만큼은 그런 말이 나오지 않길 바랬나보다.

그저 날 좀 위로해줬으면 하고 바라는 건 오반가?

내가 작가 하고싶어서 나갔다 질질 짜면서 돌아왔는데 '쯧쯧쯧~' 하는 건 마치,

집 나갔다 돌아 온 어린 자식에게 '나가!' 도리어 혼나는 그런 비슷한, 억울한, 느낌적인 느낌.


친척이 돌아가고,

"엄마가 뭔데 나를 그딴식으로  평가해.

아무리 엄마 친척이라지만,

좋은 얘기도 뒤에선 욕하는 거 알면서!

내가 오죽했으면 그만 뒀겠어?

설령 내가 짤렸다해도

어떻게 그걸 그렇게 쉽게 떠벌리냐고?"

그녀에게 입이 찢어져라 목청 높여 소리쳤지만 그녀는 나를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다.

나도 사실은 그렇게 대처하면 안됐는데,

예민이 하늘을 찔러 눈에 보이는게 없었다.

원망섞인 눈물 뚝뚝 흘려가며 침튀겨가던 날 보며


'그러길래 하지 말라했잖아, 글쓰는 거 힘들다고.

남들처럼 취직하랬더니 미련하게 글쓴다고 너가 집나가 놓고는...'

그녀의 가슴도 찢어졌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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