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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 Dec 08. 2021

밤에 읽는 수필.05

너와 다시 그 길을 걷는다면

나는 너를 더 웃게 하고싶다


너와 다시 식탁에 마주앉아 밥 한 끼 먹는다면

네가 좋아하는 반찬 하나 건네주고 싶다


너와 다시 여의나루 한강공원 나란히 거닌다면

지나는 유람선에 떠드는 사람들 풍경삼아

해가지고 쌀쌀해질 때까지 맥주를 부딪히고 싶다


너를 다시 지하철까지 데려다주는 날 온다면

한 번 더 안아주고, 한 번 더 뒤돌아보고

마지막 모습까지 눈물샘에 담아두고 싶다


네가 날 놓은건지 내가 널 밀쳐보낸건지

그건 이제 중요치 않다


세월에 쫓기지 않는 법을 익히고

크게 숨 머금어 들려오는 심장박동 여전히 간절하니

다시 네 손 잡는 날이 온다면

우리 온도는 언제나 36.5도 였음을.

불온함 없는 깨끗한 미소로

반갑게 새해를 맞이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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