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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 Jul 09. 2019

떠나요, 50만원으로 7박 8일 제주여행-1

지친 나를 돌아보는 시간

얼마 전, 스물아홉 첫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예쁜 소품가게 둘러보고 주변 둘러보고 길 찾고... 걷고 또 걷다 지친 발은 결국 물집지옥에 빠졌다. 그리고 채 아물기도 전,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했다.

나에게 3박 4일 일정은 무척 짧았다.


프리랜서로 작품을 하나 끝내고 쉴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날 쉴새없이 머리를 돌려야했기에 쉬어도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었다.

하루종일 뒹굴뒹굴 좋았는데 머리가 멈추지 않았다. 공수레를 팽팽팽 굴리며 자가 스트레스를 만들었다.

불안했다. 초조했다. 그렇게 나는 여유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밤낮이 바뀐 컨디션은 돌려놔도 제자리로 돌아갔다.

7월 더위에 밥먹는 것도 귀찮고

건들면 팍 터지는 예민함에 끝을 보였다.

종합해보자면 나의 인내는 소주 잔 크기였고 넘치면 짜증냈다. 나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어떡하지.


남은 돈을 탈탈 털어 떠나기로 했다.

여러 책에서 말하는 '생각을 비워라' 가 아닌

'괜찮아, 걱정하지마'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물리적인 단절이 필요했다.

장소에 적응 하고, 쉬기도 하고,

지친 나를 돌아보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기에

내가 나에게 처방을 내렸다. '괜찮아, 쉬고와.'

장소는 낯설지 않지만 마냥 익숙하지도 않은.

해외처럼 완전히 단절되진 않지만 일상과 단절되는

해질녘마다 하늘이 참 예쁜 곳.

제주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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