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널뛰기

미친년 글쓰기

by 주부맥가이버

저는 늘 감정에 치우치며 사는 인간입니다. 평상심, 평정심같은 것을 갖고 살고 싶지만 조금만 제 생각이나 계획에서 멀어지면 짜증이 살살살 단전에서부터 올라오기 시작하고 뭔가 결정적인 사건이 터지면 두꺼비집의 스위치가 확! 제껴지듯 화 폭팔... 불혹을 넘어서는 나이에서 오는 여유도 부릴만 하지만 노력을 안 한 것도 아닌데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는 제게 가장 어려운 감정상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꼭 나쁘기만 할까요? 어쩌면 자기 합리화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동전의 양면이 존재하듯 이렇게 널뛰는 듯한 감정표현이 꼭 나쁜 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는 벌레를 봐도 소스라치게 털이 쭈뼛 서면서 크게 놀라고(잘 보진 못하지만 바선생 만나면 거의 기절각이고 사실 모든 다리많은 벌레를 혐오함), 차사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운전하다가 혹은 조수석에 앉아있다가 옆차가 제게 확 붙는 것만 같아도 소리를 빽빽 지르게 됩니다.(평소 양반처럼 느긋한 개똥이 남편이 옆차 때문이 아니라 너 때문에 진짜 놀란다고...) 이렇게 잘 놀라기도 하지만 감탄 또한 잘 합니다. 세상 맛있는 요리를 첫입 먹었을 때, 눈앞에 펼쳐진 맑고 푸른 하늘이나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나도 광합성이 되고 있구나 느낄 때, 싱어게인 참가자의 옥구슬같은 목소리에, 영화 속 배우가 진심 그 역할 빠져서 연기하는 모습을 바라볼때, 아이돌이 라이브하며 칼군무를 소화할때, 스우파 언니 동생들의 연체동물같은 화려한 몸놀림을 보고 있노라면 저의 커다란 입이 쫙 벌어지고 캬아~~~ 소리가 절로나며 물개박수를 치게 됩니다.


이렇게 제 마음은 좋다가 나빴다가 늘 널뛰기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 상담심리학을 사이버대학에서 배우고 있을 때 수업만 들었다하면 드는 생각이 있었어요. 정신병에 대해서 설명하는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나도? 내가? 걸린건가? 병인가? 하는 의문들 ㅎㅎㅎㅎㅎㅎㅎ 그걸 아시는지 이미 녹화해놓은 수업 속에서 교수님이 말하시길 여러분도 다 그런 것 같죠??? 아닙니다. ㅎㅎㅎ 걱정마세요라고 심난한 내 마음을 알아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인간은 누구나 삶의 연장선 상에서 어느 부분으로든 지우쳐 살게 되어있습니다. 절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이 왜 하루 종일, 평생을 참선을 하는지는 바로 인간의 마음 특성을 생각해본다면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우리 마음의 널뛰기때문입니다. 우린 그 길다란 연장선상에서 이쪽이든 저쪽이든 조금씩 치우쳐사는 인간들이기에 그 중간에 도달하고자 부단히 애를 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스님들은 늘 그 중간 머물고자 수행을 하는 것이겠고요, 평범한 저같은 사람이야 늘 이리갔다 저리갔다 널뛰기를 하며 잠시 잠깐 중간에 머물기도 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어떤 날은 세상 내 존재가 먼지처럼 하찮아보이다가도 누군가의 칭찬 한마디에 광대가 승천하고 어깨뽕이 하늘로 치솟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대개 남과의 비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남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많이 좌절하기 쉽습니다. 또한 누군가보다 우월하다고 느낄땐 금방 하늘을 날 것처럼 솟아오르기도 하지요. 상담심리학을 배울 때 저와 함께 손잡고 공부하던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와 만나서 공부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삶에 대해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친구가 제게 해줬던 얘기가 마음이 끄달릴때면 언제나 떠오릅니다.



남과 비교를 할 수는 있지만 어느 한 부분만을 가지고 비교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나의 전체를 놓고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어떤 사람과 외모 하나를 놓고 비교하자면 한 사람은 미모가 뛰어난 사람이 되고 그보다 못한 나는 못생긴 오징어가 됩니다. 가지고 있는 돈만 비교를 한다면 한 사람은 부자, 나머지 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으로 비춰지겠지요. 하지만 내 전체의 모습과 요즘 핫한 현빈과 결혼할 손예진과 비교를 해본다 칩시다. 제가 손예진보다 나은 점은 하나도 없을까요? ㅋㅋㅋㅋ 언뜻보면 하나도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손예진의 뼛속부터 예쁜 유전자를 전 이길 수 없겠고요, 돈도 연예인 생활을 오래 했으니 저보다 당연 많겠고요. 성격. 그건 혹시 모르죠. 제가 싸가지는 좀 더 있는 인간일 수도 있습니다. 소문으로 듣자니 손예진이 거만하다고 ㅋㅋㅋ 뭐 그렇게 예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고요. 매력. 매력은 꼭 미모와 동일하다고 할 수 없으니 제가 혹시 또 승산이 있을 수도 있겠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놓고 봅시다. 만만치 않은 연예계 생활에서 그간 커다란 스캔들 하나 없이 마흔이 훌쩍 넘도록 살아온 그녀의 삶을 본다면 저보다 훨씬 많은 욕구를 잠재우며 힘들게 살아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제서야 훈훈한 남자인 현빈을 만났지만 늘그막에 결혼할 수 밖에 없던 그들만의 사정도 있을 수 있는 겁니다. 몸매관리를 위해 필라테스 자격증까지 갖고 있다고 하니 식욕을 견뎌내며 얼마나 피나는 노력으로 몸매관리에 힘들었을까도 싶습니다.


저는 집안 대소사에서 비껴가지만 진즉에 개똥이남편을 만나 토끼같은 아들녀석이 둘이나 있고요. 돈은 손예진보다 적을지 몰라도 뼈가 빠지게 남편과 맞벌이하며 오로지 우리 둘이 일구어낸 알토란같은 집한채가 있습니다. 때론 돈 때문에 후달릴지라도 이 집한채를 바라보는 저의 마음은 든든한 빌딩이라도 하나 가진듯한 느낌입니다. 또한 저는 그 동안 저의 욕구대로 먹고 마시고 즐기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살았기에 예전에 더 해볼껄하는 후회감이 별로 없습니다. 아마 배우 손예진보다 후회감 없는 삶을 살지 않았나 자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오로지 내 생각이지만 ㅎㅎㅎ)


이렇듯 누군가와의 비교에서 내달리는 내 마음의 널뛰기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 나의 전체를 놓고 제 3자의 입장에서 나와 그 사람을 봐라볼 줄 알아야합니다. 그것이 마음수련, 수행, 명상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리 말하는 저도 이것을 잘 하지 못 합니다. 늘 후지게 남과의 비교에서 급좌절하며 누군가 예의상으로 던진 칭찬으로 금방 회복이 되기도 하는, 늘 마음의 널뛰기를 쉼없이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전 이러한 저를 많이 미워하고 싫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으며 조금은 나아질 수 있겠지만 내가 가진 나의 본성이란 것은 쉬이 바뀌지 않습니다. 자기 합리화일지언정 그런 나도 나로 인정해주는 것. 그것이 내가 한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부러운 건 부러운거다.


부러워하며 내 자신이 초라할 수도 있는거다.


몇초 혹은 몇분간 그렇게 느낀다고 내가 내가 아닌건 아니지 않은가.


다시 지금의 나로 돌아오면 된다.




좌절할 수 있다.


살면서 늘 웃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늘 웃으면 그건 웃음나는 병에 걸린 슬픈 조커가 되는거다.


좌절할 땐 세상 최고로 좌절해보는거다.


몇초 혹은 몇분간 심지어 며칠이라도 그렇게 느낀다고 내가 내가 아닌건 아니지 않은가.


극복하고 지금의 나로 돌아오면 된다.




슬프면 우물의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 맘껏 슬퍼야하는거다.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기쁨도 느낄 수 없지 않은가.


나 자신을 위해 찐한 눈물을 흘리지 못한다면 병원에 가야하는거다.


몇초 혹은 몇분간 엉엉 운다고 내가 내가 아닌건 아니지 않은가.


실컷 울고 팅팅 부은 눈으로 그저 나로 돌아오면 된다.




마음의 널뛰기.


그까이꺼 맘껏 하면서 살아보자.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고


내려갈 때가 있으면 다시 올라갈 때가 있으니까.


그렇게 맘껏 오르락 내리락 그까이거 살아보자.




저는 평생 널뛰기 하면서 살려고요. ㅎㅎㅎ 같이 동참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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