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들과 싸워야만이 아니다
거금을 내놓아야만이 아니다
나라를 구해야만이 아니다
전장에
총알 하나 없이
뭉툭한 검 하나 없이
은빛의 갑옷 한 벌 없이
바다를 가를 배 한 척 없이
홀로 걷는,
배가 굵은 여자가 영웅이다
생명의 실타래가 풀리면
흐트러진 머리에 소나기를 이고
산처럼 솟은 배 위의 전투로 신음한다
입으로 총알을 쏘고
손을 창검 삼아
온몸이라는 배를 저어 간다
응애, 응애, 응애의 습격
왜 아니 고되겠는가
왜 아니 고독하겠는가
왜 아니 치열하겠는가
싸움터에
갈지자로 누운,
생명의 몸부림에 쥐어터진 여자가
바로 영웅이다
왜 아니 영웅이겠는가
배가 굵었던 그 여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