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KJA Dec 18. 2022

언제나 끝은 해피엔딩이니까

영화 <가유희사> (家有喜事, 1992)

<가유희사>는 당대 홍콩 영화계의 톱스타들이 총출동한 코미디•가족 영화로, 장국영, 모순균, 장만옥, 주성치, 오군여, 황백명이 주연을 맡았다. 홍콩의 평범한 대가족인 소 씨 집안을 배경으로, <가유희사>는 각기 다른 문제가 있는 골칫덩이 삼형제와 그들과 기상천외하게 엮여 서로의 연인이 되는 세 여인 간의 기막힌 로맨스와 우여곡절 가족애를 다룬다. 

상만(황백명 분)은 소 씨 집안의 첫째 아들로, 아정(오군여 분)과는 부부관계다. 아정은 집안의 며느리로서 집안을 쓸고 닦고, 시부모의 수발을 들고, 가족들의 끼니를 챙기는 동시에 사랑하는 남편인 상만에게 최고의 아내가 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상만은 조강지처인 아정이 가정을 위해 들이는 모든 수고와 노력을 당연히 여기고, 아정을 추하게 여겨 불륜을 저지른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정은 그 길로 집을 나가 술집에서 일하며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게 된다.

본업도 대충, 사랑도 무엇도 전부 대충인 상환(주성치 분)은 라디오 DJ로, 홍콩의 내로라하는 바람둥이다. 그러던 어느 날, 상환은 영화 주인공에 자신을 투영시켜 코스프레를 하고 다니는 영화광 하리옥(장만옥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녀의 마음을 정복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의 유구한 바람기는 변치않고, 그녀의 사랑을 얻은 후엔 또 다른 여자와 바람피우며 그녀를 배신한다.

여리고 부드러운 성정으로 형제들로부터 놀림 당하기도 하는 상소(장국영 분)는 소 씨 집안의 막내다. 가족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고 두루두루 관계가 좋은 상소지만, 유일하게 진심으로 싫어하는 사람이 한 명 있는데, 바로 먼 친척인 무쌍(모순균 분)이다. 부드러운 심성의 상소와 호방한 성격의 무쌍은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구석이 없다. 

<가유희사>는 세 커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가족 영화이다. 이웃집 부부의 이야기 같기도, 사촌의 이야기 같기도 한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준다. 완벽하지 않은 일상적인 인물,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 더불어 몰아치는 엽기적인 연출, 그리고 당대 홍콩 영화계 이슈의 언급과 무수한 패러디는 관객에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 되어준다. 그 모든 우여곡절을 거쳐 상만이 잘못을 뉘우쳐 아정이 집에 돌아오고, 상환이 하리옥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상소와 무쌍이 서로를 만나 조화를 이루게 된 것처럼 모든 이야기는 결국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 지어진다. 모든 등장인물이 한데 모여 새해 인사 하며 끝나는 <가유희사>는, 새로운 해를 바라보고 있는 관객들에게 어떤 이야기든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는 용기와 따스함을 불어넣어 준다.

매거진의 이전글 강호의 세계란 '비워내는 것'의 반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