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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Jul 18. 2024

2인 가족의 대관령 한달살기 비용

생활비 총액 보존의 법칙

대관령에서의 한 달은 집에서 보낸 시간이 가장 많았던 달이었다.


숙소 뷰가 좋아서 굳이 카페에 갈 필요가 없었고, 상권과 거리가 떨어져 있다 보니 운동센터를 찾지도 않았다.

대신 숙소 거실 한가운데에 테이블을 두고, 나는 글을 쓰고 남편은 영상을 편집했다.

종종 동네를 산책하거나 국민의 숲 트레킹 코스를 걸으며 운동했다. 좀 갑갑하다고 느껴지면 평창의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옆동네로 드라이빙을 다녀오며 기분 전환을 했다.

자주 걸었던 트레킹 코스

식사는 늘 그랬듯이 아침은 간단하게 먹고 점심때는 외식을 했다. 저녁에는 내가 요리를, 남편이 설거지를 맡아 두 사람의 정성을 합쳐 집밥을 해 먹었다.


주로 대관령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봤는데, 이곳은 과일과 야채가 이전 여행지에 비해 저렴했다.

 

애호박 1개 650원(매일 가격이 변하긴 한다), 오이 2개 1,100원, 방울토마토 500g이 3,000원대였다.

머스크 멜론 6000원대(특정 카드 세일가), 신비복숭아 작은 박스로 9,900원이었다.

한우 등심은 우리 부부가 한끼 먹기에는 3만 원 대로 충분했다.

청오이 1,150원, 백오이 1,100원


혹시 이번달은 예산 내로 쓰지 않았을까 기대에 차서 비용을 정산했다.


◎ 2인 가족 총비용 : 4,305,000원

  - 고정비 : 32만 원(보험료 등 개인 비용)

  - 주거비 : 숙소 182만 원 + 공과금 10만 원 예상(8월 중순 정산 예정)

  - 생활비 : 206만 5천 원 

    · 외식     70만 5천 원

    · 마트     71만 원

    · 유류     21만 5천 원

    · 쇼핑     8만 원

    · 기타     35만 5천 원(마사지, 영양제 구입, 통신, 이발 등)
       

기대는 금물, 혹시는 역시다.

이번에도 예산(400만 원)을 훌쩍 넘겼다. 여기서나 제주에서나 한 달 총비용은 비슷하게 들었다.


숙소비용이 예산(150만 원)을 넘기고 시작했다 보니, 무의식 중에 카페에 가고 싶지 않거나 비싼 음식을 사 먹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겠.


'질량 보존 법칙'은 참 많은 경우에 적용되나 보다. 회사를 다닐 땐 어떤 팀에서 근무하건 업무 스트레스와 인간 스트레스의 총합이 비슷하다 하여 '스트레스 총량 보존의 법칙'을 수군거렸는데, 한달살이를 해보니 '생활비 총액 보존의 법칙'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이쯤 되면 애초에 예산을 잘못 책정한 것으로 인정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현명할 것 같다.

더 벌고, 더 쓰기로 결심하며 유쾌하게 대관령 한달살기 비용 정산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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