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폴탈출]1~3기를 운영하며 배운 것을 회고해봅니다
올해 5월부터 지금까지, 실습・피드백 중심 노션 포트폴리오 워크샵 [포폴탈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이게 될까?'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워크샵을 3기까지 진행하고 나니 경험만큼 쌓인 것이 있어 이곳에 회고해보려고 합니다.
시작부터 완벽한 것은 없어요.
워크샵의 완성은 현재 진행형
[포폴탈출] 워크샵은 2가지 발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는 일하는 사람들은 포트폴리오를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바쁜 일상에 치여 자꾸 만들기를 미룬다는 점. 또 하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도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해서 마음껏 활용하지 못하는 점입니다. 일종의 가설이기도 했던 이 문제점 때문에 저자로 참여한 <노션으로 포트폴리오 만들기> 퍼블리 아티클을 포함해 이미 온라인상에 수많은 노션 포트폴리오 관련 정보가 있음에도 이를 만들지 못하거나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발생한다고 느꼈어요. 이에 '이게 필요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내가 그걸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포폴탈출]이라는 워크샵 이름을 정하고 21년 5월, 1기를 모집했습니다.
[포폴탈출]의 큰 틀은 2가지 발견을 바탕으로 구상해 이론보다 바로 만들어보는 실습과 파티장, 파티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피드백 중심으로 잡았습니다. 즉 한 사람에게 충분한 발화의 경험과 피드백을 나눌 시간이 중요한 워크샵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피드백을 주고받는 데는 파티장을 제외하고 최소 4명의 파티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최대 인원은 막연히 8명으로 정했습니다. 그러고 최소 인원이 모이지 않으면 '워크샵 취소'라는 기준을 세웠어요. 그렇게 모집된 1기는 짧은 모집기간에도 4명의 최소 인원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순조롭게 느껴진 워크샵에 문제가 생겼으니 시작 직전, 참여자인 파티원 한 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빠지게 된 것입니다. 이에 1기는 약간은 덜컹거리며 3명으로 진행되었어요. 그러다가 워크샵 중간쯤 또 한 명의 파티원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빠지게 되면서 결국 2명의 파티원이 끝까지 워크샵에 참여한 것이다. 사실상 중요하게 여겼던 다양한 피드백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1기 파티원에게 매번 죄송한 마음으로 양해를 구했고 여전히 미안함이 있어요. 당시, 파티장으로서 최대한 더 성심성의껏 피드백을 드리려고 했으나 아쉬운 점을 혼자 채우기는 어려웠어요. 그렇게 수레에 바퀴가 하나씩 빠진 느낌으로 굴려온 [포폴탈출] 1기의 마지막, 파티원들에게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거기서 워크샵을 개선시킬 여러 힌트를 얻었는데, 특히 "작업-피드백의 과정이 반복되는 핑퐁핑퐁 횟수가 늘어날수록 만족도와 완성도가 높은 포폴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라는 의견 덕분에 실제 참여자가 어떤 점을 좋게 느끼고 또 개선을 필요로 하는지 발견할 수 있었어요. 거의 파티원 떠먹여 준 힌트였죠. 그때부터 느낀 것은 워크샵이 거듭될수록 나아지겠다는 확신이었습니다. 어찌어찌 굴려본 1기였지만, 그렇게라도 진행해야 배울 게 생겼어요. 때문에 시작부터 완벽한 무언가는 있을 수 없고, 진행하면서 완성되어간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피드백을 발판 삼아 '소통의 포폴 작업방'을 추가하고 워크샵 커리큘럼이 더 촘촘해졌어요. 이에 10일에서 15일의 진행 기간으로, 5개에서 6개의 퀘스트로 2기가 또다시 시작되었습니다. 5명의 파티원으로 진행되었는데 파티원들 간의 케미가 가장 좋았던 기수로 기억이 돼요. 그래서 워크샵 진행 기간 동안 활용했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도 가장 활발한 대화가 오고 갔었는데요. 본격적인 포폴 작업이 시작되면서 노션 기능을 파티원들끼리 묻고 답했습니다. [포폴탈출]에서는 노션 기능을 각 잡고 알려드리는 시간은 없기에 이렇게 자유롭게 나누는 게 좋다고 느꼈는데요. 카톡방에 이런 꿀팁들이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노션을 처음 다루는 분들의 반복적인 질문이 있었기에 이를 아카이빙에서 전해드리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랐습니다. 이에 그 자리에서 뚝딱뚝딱 <알아두면 유용한 노션 꿀팁> 노션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포트폴리오도 그렇지만 무언가를 효율적으로 아카이빙하기엔 노션이 참 좋은 도구였습니다. 갤러리 기능을 활용해 노션에 대한 파티원의 질문과 그걸 답해준 사람을 크레딧처럼 남겨두고, 만약 출처가 있는 정보라면 그것도 다 적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우리들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소중한 정보라고 느끼고 파티원 한정 프라이빗 페이지로 구분을 지었습니다. 이는 파티원들 덕분에 더 나은 워크샵을 만드는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2기를 진행하며 한 가지 문제를 발견했는데요. 5명임에도 개개인의 이야기를 듣고 피드백을 나누는데 1시간은 물론 2시간 가까이 소요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최대 8명이라는 인원을 최대 6명으로 줄이고, 진행 시간 역시 1시간 45분 정도로 연장해서 커리큘럼을 수정하게 됩니다. 이 변화로 워크샵의 수익적인 부분에 변동이 발생해 참가비를 8만 원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배운 건, 소규모 워크샵일수록 참가비가 높아지는 한계점이 발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높은 가격이란 참여자에게 꽤 영향을 주는 허들이어서 고민이 되었지만, 현실적으로 돌파해야 하는 것이라고 결정했어요.
이렇게 워크샵이 진행한 만큼 배운 것이 있었고 [포폴탈출]의 완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앞으로도 워크샵을 하면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보완하고, 파티원들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될 거예요.
새로운 기수를 모집할 때마다
실패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요
[포폴탈출]은 기수제로 운영됩니다. 워크샵마다 다르겠지만, [포폴탈출]의 경우 '재구매'라는 것이 있을 수 없어요. 참여한 파티원들이 대부분의 노션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서 탈출하거든요. 만약 완성을 못해도 혼자서 조금 더 작업시간을 가지면 충분히 가능하고 전해드릴 정보는 다 드렸기에 추가로 참여할 필요는 없는 거죠. 그래서 새로운 기수를 모집할 때마다 새로운 파티원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걸 사실 워크샵을 기획할 때는 생각하지 못한 문제였어요. 간과했던 부분인 거죠. 만족시켰던 파티원을 다시 만날 수 없는 워크샵은 꽤 힘겹습니다.
최초 모집기간 일주일 정도에서 2주까지 늘렸고, 모집기간 중 대부분 하루에 하나 이상의 홍보 콘텐츠를 만들어 올렸어요. 워크샵의 커리큘럼이나 혜택을 설명하는 정보성 카드뉴스, 파티원들의 후기를 담은 콘텐츠, 파티원들이 완성한 노션 포트폴리오 공유하는 등 콘텐츠 종류도 다양했어요. [포폴탈출]의 인스타그램 채널과 함께 블로그 채널로 확장도 시도했으며 구글폼으로 신청 접수하고 계좌이체하는 번거로운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채널도 구축했어요. 당연히 그에 따른 상세페이지 구성과 이미지 작업도 했습니다. 미약하지만 개인 SNS에도 간간이 소식을 알리고, 퍼블리 커뮤니티탭에 워크샵을 소개했어요. 그러면서 숨 쉬듯 관련 해시태그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신청한 파티원이 늘어났는지 확인합니다. 요약하면 모집기간 동안 하루도 편히 쉴 수 없어요.
그래서 최근 '실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자리에서 저는 새로운 기수를 모집할 때마다 실패할 거 같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실패를 마주하면 덤덤한 편인데, 내가 실패할 거 같은 느낌이 들 때 더 마음이 조급하고 답답해진다고요. 모집기간이 딱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실패할 거 같다는 감각에 직면하는 것. 그래서 실제로 2기 모집 때는 정해진 모집기간에 다 모으지 못해 실패했고, 부끄럽지만 모집기간을 연장해 겨우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4기를 모집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제가 어떤 상태인지 아시겠죠? ㅎㅎ
가장 힘이 되는 건, 파티원의 후기
처음부터 지금까지 가장 힘이 된 것은 파티원의 후기였습니다. [포폴탈출]을 시작한 몇 가지 이유 중에도 이메일로 노션 포트폴리오 피드백을 전하며 개인 대 개인으로 주고받은 말들이 꽤 뿌듯한 경험으로 다가온 것이 있었습니다. 서로가 누군지 알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는 과정을 함께 한다는 건 가치 있는 일이었어요. 인상적인 후기를 몇 개 남기자면.
일을 하면서는 늘 기쁨보단 괴로움이 컸고 잘하고 있는 건가 하는 초조함이 계속 있었거든요. 이제라도 제 일을 돌아보면서 스스로 기특하게 여겨보려고 합니다. 이제 두 번째 퀘스트를 보내는 마당에 설레발인 것 같긴 하지만, 포폴 탈출을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심기일전해서 남은 퀘스트들도 끝까지 뽀개 보겠습니다!
너무나 친절하고도 자세하게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지만 남들보다 깊이감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저는 이렇게나 많은 일을 해보았어요~'라고 나열만 했었지, 저는 이 업무를 좋아하고 이 분야에 강점이 있습니다!라고 강조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슬기님과 이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복잡했던 것들이 하나씩 풀리는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포폴탈출 아니었으면 아직도 백지였을 거예요. 앞으로 계속 다듬고 업데이트하면서 다음 직장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사실 운명인지 뭔지 얼마 전에 퇴사 통보를 했고, 다음 달까지 일하기로 이야기를 끝냈거든요. 이때를 위해 포폴탈출을 신청했나 하는 생각도 했답니다 ㅋㅋㅋㅋㅋ 아무쪼록 슬기님의 매우 따뜻한 지지와 같이 완성을 위해 달려가는 다른 팀원 분들이 있어서 조금 더 힘을 내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 감사한 후기 덕분에 워크샵의 쓸모를 느낄 수 있었어요. '이게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것이구나', '누군가에게는 분명 도움이 되는 워크샵'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어요. 때문에 처음엔 최소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원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니 바로 그만둬야지 생각했다면, 이제는 모집이 안 되더라도 꾸준히 [포폴탈출]을 운영해나가도록 노력하고 싶어졌어요.
만약 소규모 워크샵 운영 목적으로 이 글을 읽는 분이 계신다면, 스스로에게 한 사람의 한 문장에 힘을 얻는 사람인지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제 생각엔 워크샵에서 운영자가 얻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참가자들의 다정한 말들인 거 같거든요. 그걸로 뿌듯함을 많이 느끼시고 이런 말과 후기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아마 소규모 워크샵 운영과 잘 맞을 거라고 감히 말해보고 싶습니다.
워크샵 운영은 스스로 전문성을 쌓아가는 것
<노션으로 포트폴리오 만들기> 퍼블리 아티클이 인기를 끌면서 종종 노션 포트폴리오 관련 강연 의뢰를 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두려움이 적었던 이유는 직접 워크샵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여러가지 커리큘럼으로 짜인 [포폴탈출]을 통해 노션 포트폴리오에 대한 강연과 피드백을 했고, 다양한 노션 포폴을 볼 기회를 얻고 파티원들이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가까이서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이런 경험을 알아본 분들은 제 전문성을 더 높게 인식하는 듯했고, 어떤 면에서 대체하기 힘들다는 느낌을 줬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더라도 혼자서 해나가는 경험을 쌓고 있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강연을 나가거나 연사의 역할을 할 때, '내가 사람들에게 전문가로 보일까'라는 부분을 염려하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란 누굴까 생각하면 답을 내릴 수 없습니다. 교수라는 직함, 다양한 강연 이력 등 역시 전문가의 한 요소일 뿐이고, 그것이 없다고 할지라도 전문성이 있다고 느껴지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전 전문성이 어느 지점에서 완성되고, 그 상태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문성은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고, 직접 워크샵을 운영하는 것도 그 과정이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워크샵으로 하고 싶은 말은
누구나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저는 스스로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어요. 주로 콘텐츠를 만들고 콘텐츠로 말하는 사람이죠. 그런 저에게 [포폴탈출]이라는 워크샵, 콘텐츠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했어요. 워크샵의 기능적인 부분과 함께 어떤 메시지, 가치를 담고 있는지를 동등하게 고민했어요. 그래서 초반인 1~3기 동안은 직관적으로 기능을 앞세운 슬로건인 실습・피드백 중심 노션 포트폴리오 워크샵으로 강조했다면, 이번 4기부터는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면, [포폴탈출]'이라는 슬로건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고, 그 포트폴리오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워크샵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저의 경험이 반영된 메시지이기도 해요. 제가 마케터로 직무를 전환할 때도, 여러 번 이직을 할 때도, 조직 밖으로 나와 일을 할 때도 항상 포트폴리오가 있었거든요. 기존과 다른 일을 시도할 때, 새로운 환경에서 일해보고 싶을 때, 포트폴리오를 만들었고 그게 제가 조금 더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어요. 막연한 말일 수 있지만, 내가 해봤으니 일하는 사람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느꼈어요. 실제로 이러한 믿음으로 만든 워크샵을 통해 파티원들 역시 조금 더 원하는 일에 다가가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곤 합니다. 전보다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이직에 성공했다는 소식,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는 소식, 서류 합격을 많이 하면서 취업까지 성공한 소식까지 말이죠.
무엇보다 포트폴리오로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워크샵을 운영하는 것에 스스로 자부심을 느껴요. 단순히 노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응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니까요. 그런 마음으로 [포폴탈출]을 어떻게든 계속 이어가 보려고 해요.
적다 보니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는데, 혼자 속으로만 쌓아둔 경험을 이렇게 정리해놓으니 후련하기도 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면서 [포폴탈출]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놀러와주세요. 지금은 열심히 4기를 모집 중입니다! :) 또한 노션 포트폴리오 강연 의뢰나 소규모 워크샵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시다면 createfifty50@gmail.com 로 편하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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