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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슬기 May 15. 2017

퍼플 카우를 광고하지 말고 소문내라

[책] 보랏빛 소가 온다_세스 고딘


퍼플 카우가 되어라!





위 브랜드는 퍼플 카우 상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들이다.

미국 저가항공사 '제트블루'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의 뉴비틀
유기농 바디케어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
다국적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 브랜드들은 많은 경쟁업체들이 따라잡으려고 하는 '선두기업'이다.

이들은 '퍼플 카우'상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여 선두의 자리에 올랐다.




퍼플 카우? 보랏빛 소? 가 뭐냐고


책의 제목이자 내용을 관통하는 '퍼플 카우', '보랏빛 소'를 이해하기 위해 저자의 일화가 적합하다.


몇 년 전 가족과 함께 자동차로 프랑스를 여행할 때의 일이다. 우리는 동화에나 나옴직한, 소 떼 수백 마리가 고속도로 바로 옆 그림 같은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모습에 매혹되었다. 수십 킬로미터를 지나도록, 우리 모두는 창 밖에 시선을 빼앗긴 채 감탄해 마지않았다. "아 정말 아름답다!"
그런데 채 20분도 지나지 않아, 우리는 그 소들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새로 나타난 소들은 아까 본 소들과 다를 바가 없었고, 한때 경이롭게 보이던 것들이 이제는 평범해 보였다. 아니 평범함 그 이하였다. 한마디로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소 떼는, 한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내 지루해진다. 그 소들이 완벽한 놈, 매력적인 놈, 또는 대단히 성질 좋은 놈일지라도, 그리고 아름다운 태양빛 아래 있다 할지라도, 그래도 지루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만일 '보랏빛 소'라면....., 자 이제는 흥미가 당기겠지?
퍼플 카우의 핵심은 '리마커블(remarkable)' 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 보랏빛 소가 온다 中


'보랏빛 소'는 '리마커블'이다.


리마커블(remarkable)은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고 주목할 만하고,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하다는 뜻이다.



세스 고딘의 새로운 법칙



첫 번째, 리마커블 한 제품을 창조하라!

                                                                                                                                              

리마커블 하기 위해서 항상 공장의 핵심 기계를 바꿔야 하는 건 아니다. 전화를 받는 방법을 바꾸거나, 새 브랜드를 출시하는 방법을 바꾸거나 아니면 소프트웨어 가격을 조정하거나 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어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안전하지 않은 일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투사의 기술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를 통해 무엇이 통하고 무엇이 통하지 않는지 깨닫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책] 보랏빛 소가 온다 中                                                                                                                  


리마커블 한 상품은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거창한 것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약간의 변화로도 리마커블 한 상품은 생길 수 있다.


책 속의 일례로 페인트 브랜드 '더치 보이(Dutch Boy)는 페인트 자체가 아닌 페인트를 담는 통에 변화를 주어 시장을 장악했다. '더치 보이' 이전의 페인트 통은 동그랗고 들기도 닫기도 힘들었다. '더치 보이'는 의심 없이 사용해온 페인트 통에 관심을 가졌고 변화를 주었다.



둥근 네모 모양의 플라스틱 통으로 운반하기 쉬워지고 상대적으로 가벼워졌다. 페인트 통 옆면에 손잡이를 만들어 사용하기 용이해졌고 입구에 모양을 주어 페인트가 여기저기 흐르지 않도록 했다. 이는 엄청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용자를 생각하며 고민한 작은 변화가 '더치 보이' 페인트를 '리마커블 한 제품'으로 탄생시켰다.




두 번째, 소수를 공략하라!


세스 고딘의 핵심은 이 부분이다.

다만, 이 핵심이 이뤄지기 위해서 리마커블 한 제품을 전제로 한다.


소수를 공략하라! 광고는 죽었다.

                                                                                   

마케터 입장에서, 우리는 과거의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그 이유도 잘 파악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너무 바빠서 광고에 눈길조차 주지 않지만, 각자의 문제를 해결해 줄 좋은 물건을 찾는 데는 필사적이다.... 소비자들은 TV 광고를 자세히 살펴보기보다는, 이미 써보고 믿을 만한 회사나 주변의 현명한 친구들에게 의존한다.

[책] 보랏빛 소가 온다 中                                         

                                                  

세스 고딘은 대중들은 너무 바빠서 광고를 보지도 않고 봐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를 이미 많은 기업이나 마케터들은 알고 있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TV광고를 하는 것 말고는 어떻게 상품을 알려야 할지 막막해한다. 그래서 계속 TV광고에 수백억을 투자하고 또 계속 실패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세스 고딘이 TV광고의 무용성을 주장한 것은 이 책의 최초 발행일인 2003년 5월이다.


2013년도 아니고

2003년이다!


하지만 2017년이 오늘도 여전히 TV를 틀면 너나 할 것 없는 광고들이 쏟아지고 지상파에서는 중간광고(방송 중간에 나오는 광고)까지 하고 있다. 네이버, 다음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내가 궁금해하지 않는 정보(광고)들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상품을 소문내 줄 얼리 어답터를 공략하라


세스 고딘이 말한 소수는 바로 얼리 어답터이다. 자신의 흥미로 새로운 상품에 대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바로 얼리 어답터다. 이들은 원하는 상품이라면 엄청난 가격에도 지불할 용이가 있고 추운 날 거리에서 몇 시간이고 기다릴 사람들이다.


[책] 보랏빛 소가 온다.
[책] 보랏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은 새로운 상품에 관심이 높은 이노베이터와 얼리 어답터를 우선 설득해야 상품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팔릴 수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매출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좋아하는 소비자 집단에게 어떤 제품이 받아들여진 다음에야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리 어답터는 전기 및 후기 다수 수용자 집단이 안심하고 신제품을 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결정적인 매출은 곡선의 왼쪽 편에 있는 소비자 집단이 완전히 구매한 다음에야 이뤄진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곡선의 각 단계에 있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당신을 무시한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매번 전기 및 후기 다수 수용자들은 제품을 써본 주변 사람들의 말은 귀담아듣지만 당신의 말은 무시할 것이다. 곡선의 왼쪽 편을 건너뛰고, 영양가 있는 중간 부분으로 바로 가고 싶은 유혹에 시달릴지 모르나, 그런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책] 보랏빛 소가 온다 中                                                 




나는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전기-후기 다수 수용자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어떤 광고를 보고 제품을 산 적은 손에 꼽는다. 얼마 전 새로 산 화장품은 친한 친구의 추천으로 사게 되었고, 내가 스스로 사는 것들은 이미 유명한 브랜드의 상품이다. 대다수에게 인정을 받은 상품이라는 뜻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TV광고 등의 매스미디어 광고를 진행하는 마케터들에게 묻고 싶다.

진정 광고를 보고 상품 혹은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지

만약 당신이 소비자라면, 본인의 회사 광고를 처음 보고 바로 제품을 구입할 것인지

아직도 폰뱅킹으로 돈을 이체하는 50대 여성에게 어떻게 광고로 간편 결제 앱을 사용하게할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왜 수백억 원을 들여 광고를 하는지 정말 묻고 싶다.





과거의 법칙은 이랬다.

안전하고 평범한 제품을 만들고
이를 위대한 마케팅과 결합하라.

새로운 법칙은 이렇다.

"리마커블 한 제품을 창조하고
그런 제품을 열망하는 소수를 공략하라."

- 세스 고딘


해당 책 제일 마지막 페이지에 세스 고딘이 실제로 책 "Purple Cow"를 미국 전역에 알린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자신이 말한 방법대로, 이 이야기를 통해 저자의 말에 확신을 얻었다.


2003년에 발행된 이 책은 현재까지 브랜딩과 마케팅의 참고문헌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과거의 법칙'을 고수하고 있어 최근에 나온 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불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하는 매스미디어가 특정 상품에만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은 밑줄칠 이야기를 해주었다. TV광고의 효용성에 대해 계속 고민해보겠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기엔 시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멀리 와버린 기분이다. 이제라도 얼리 어답터를 잡을 고민을 깊이 해야 할 시점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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