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축제탐험가 Nov 22. 2020

대한민국 '탐라문화제'

세계 축제 여행 World Festival #022

항상 변방으로 인식되어졌던 제주, 홀로 서있는 섬이었기에 모진 풍파를 있는 오롯이 홀로 견디었던 제주

오히려 그런 제주이기에 우리의 오랜 전통문화가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제주의 똥돼지, 3일간 치루어지는 결혼식, 영등할망 등 우리가 제주에만 있는 특징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 제주만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지금껏 제주에 남아 있는 것이다.

제주는 오랜 전통문화에 있어서는 변방이 아닌 살아있는 오랜 전통문화의 보고이다

참고로 60만인구의 도시에서 한날 한시에 전문연희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로 1,000명의 풍물패를 모을 수 있는 곳이 제주 아닌 다른 곳이 있을까 싶다.

제주는 과거의 것을 느린 속도로 지켜내 오고 있는 곳이다. 그것이 때론 괸당의 문화로, 경쟁하지 않는 사회로 마냥 정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잃지 않기 위한 제주만의 시간의 힘이 아닌가 싶다.

제주에서 매년 10월에 개최하는 탐라문화제 역시 그 오랜 역사가 남다르다. 

탐라문화제는 제주지역에서는 모르는 사람 없는 대표 축제이지만 육지사람들에게는 들어보지 못한 낯선 축제이다. 하지만 그 역사를 따지면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년 집계하는 전국의 문화관광축제 1,000개 중 가장 오랜 된 축제 중 열손가락에 꼽히는 축제로서 1962년에 제주예술제로 시작한 탐라문화제는 제주예총의 창립의 계기가 되었고 ‘제주의 유구한 역사와 고유한 문화전통을’ 되살리는 문화축제로서  과거 개천예술제, 백제문화제와 더불어 전국 3대 축제로 꼽히며 2004년 당시 에는 문화관광부 우수 지역문화축제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탐라문화제의크게 3가지의 축제방향을 가지고 있는데 그 첫째는, 제주의 민속예술의 원형을 찾아내어 빛내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전통문화예술축전’ 둘째는, 제주의 지정문화재와 전승문화유산의 가치를 키워 문화관광 자원화 하는 ‘원형문화유산축전’ 마지막 셋째는, 예술창조와 국내외 문화예술교류로 문화제의 위상을 국제화 하는 ‘참여문화축제’를 큰 틀의 3가지 기본방향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지역 전통문화예술의 침체, 마을의 공동체성 약화, 외지 인구의 대량유입, 급격한 도시화, 문화의 욕구의 다양성 등 다양한 시대변화를 읽지 못하고 질적 성장보다 양적 성장만을 추구하며 여타 축제와의 정체성, 독창성, 차별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단순 시대적 트랜드를 따라가기 급급한 모습으로 다소 엉성한 스텝을 취하며 도민들에게 점점 외면당하는 축제가 되어가면서 많은 우려 섞인 이야기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 제주 축제의 맞형 다운 진가는 위기에서 드러나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전국의 모든 문화예술 생태계가 멈춘 지금, 특히 제주도에서는 올해 29개의 도지정 축제가 단 한 개도 열리지 않은 지금, 탐라문화제는 홀로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심지어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오랜역사와 전통성을 갖춘 탐라문화제의 감춰진 힘은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다시금 발현되는 듯하다

탐라문화제는  스테이 홈콘서트 / 스테이 홈갤러리 등의 비대면 방식의 콘텐츠 개발과 함께  '찾아가는 공연', '드라이브 인 영화관', '드라이브인 콘서트' 등 새롭고 실험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공연 방식을 기획, 

코로나 시대에 문화예술향유를 가능케하는 문화예술향유의 뉴노멀을 만들기를 실행하고 있으며 10월 가을철 오름 하나를 가득채우는 갈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새별오름에 ‘오토토리움’이라는 ‘드라이브 인 스루’에서 한단계 진보한 코로나 시대 사회적거리두기 관람석을 고안했다.

물론 그것 만으로 어떤한 문화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렵겠지만 문화예술이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극한의 어려움 속에서 무언가 방안을 모색하려는 탐라문화제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가치를 두고 싶다

올해 59회를 맞이하는 탐라문화제는 온텍트가 아닌 온전한 컨텍트 시대로의 회복을 위해 제60회 탐라문화제를 준비하는 신호탄으로 올해 10월 7일 축제의 개막을 올리면서 더불어 그 과정속에서 코로나 블루로 우울감에 빠진 공동체를 위로하는 문화활동을 전개하는 시작점으로 탐라문화제를 추진하고 있다.

한번도 겪어 보지 않은 세상에 맞선 한번도 시도 하지 않았던 ‘새문화창출‘의 시작이 대한민국 남도의 끝에서 시작되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