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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동별곡 Dec 04. 2018

예술 마을을 꿈꾸는 사람들**

[마을탐사 프로젝트] 옥수동 탐사단을 소개합니다

더운 7월부터 서늘한 9월까지, 옥수역 7번 출구 ‘다락 옥수’를 끊임없이 드나들었던 ‘옥수동 탐사단’ 4인이 있다. ‘옥수동 탐사단’은 성동별곡 마을 탐사 프로젝트의 한 팀으로, 옥수동만의 매력을 발견하고 그것을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 특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려는 문화기획자와 예술가들의 모임이다.  


옥수동 탐사단 4인은 직접 옥수동을 발로 뛰며 프로젝트의 목표를 점점 쌓아갔다. 함께 책을 읽고, 저자의 강의를 듣고, 옥수동 골목 사이를 돌며 문을 두드렸다. 생각이 나지 않을 때는 일단 옥수동을 걸으면서 서로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얻은 경험과 정보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문화 예술 기획을 고치고 또 고쳤다. 이렇게 열정적인 이들이 옥수동 탐사단에 참여하기 전에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먹고사니즘’으로 예술을 한다고는 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주변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설치미술가 정기엽, 함께하는 커뮤니티 아트의 매력에 완전히 빠진 한국화가이자 설치미술가 김민지, 소박하고 친숙한 문화예술로 다가가고자 하는 만능 무대디자이너이자 공연 기획자 김혜원사람들은 모두 예술로 서로 통한다고 믿는 젊은 극작가 장진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내가 사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설치미술가 정기엽


(내용에 오류가 있어 삭제하였습니다. _2019.05.12.)


결국 모든 것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한국화가, 설치미술가 김민지



커뮤니티 아트에 빠지게 된 이유


2014년까지는 개인 작업 활동에 집중했다. 빨간 줄과 선으로 일상의 균형과 관계를 담는 작업을 주로 했는데, 균형과 관계란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더라. 그때부터 내가 사는 마을과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2014년 강원도 양구 박수근 미술관에서 개관전을 준비할 때, 마을 어르신들이 새로 생긴 미술관에 엄청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는 걸 보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는 예술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해 왔던 작업


2016년 ‘다시세운상가’ 개관전 공모에 나가 <세운이의 사적인 지도>라는 제목으로 데이터 시각화 작업을 했었다. 장안평 도시 재생 지원센터 개관 전시도 했었는데, 오래된 자동차 엔진 사진을 디지털 시각 작업으로 변형하여 소멸이 아닌 재생으로서의 자동차 산업에 대해 말하고자 했다. 2017년에는 ‘동네건축가들’ 이민성 소장님과의 인연으로 문화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 볼 기회를 얻었다. 가사도우미 어머니 모임인 ‘우렁각시’를 중심으로 성수동 여행자 기획을 만들었는데, 그때 성수동 주민들이 문화 예술 활동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막상 무얼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계기로 마을의 숨은 자원을 발견하려는 옥수동 탐사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문화 기획자는 모두에게 소박하고 친숙하게 다가가는 사람
무대 디자이너, 공연 기획자 김혜원



지금까지 해 왔던 작업


무대 디자인 전공이긴 하지만, 사실 작품 활동을 직접 한 경험은 2014년이 마지막이었다. 피렌체에서 4년마다 열리는 무대 디자인 전공자들의 축제인 PQ에 참가했었다. 당시 주제는 ‘날씨’였고, 네모난 투명 아크릴판으로 정육면체를 만들어 이어 붙이고, 힛건으로 아크릴판을 녹여 구름의 형태를 만들었다. 무대 디자인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무대에만 한정 짓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 PQ에서도 무대 의상, 소품 등 전 분야를 다룬다. 무대 디자인 작품을 전시하는 건물의 벽을 뚫어도 상관이 없다. 거의 제약이 없는 분야다.


현재 공연 기획자로서의 목표


지금은 극단 ‘하땅세’에서 디자인과 문화 예술 교육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꿈다락 토요 문화학교를 진행 중이다. 거창하지 않은 것, 소박한 것, 친숙한 문화예술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공감으로 모두가 연결될 수 있는 작품이 목표
극작가 장진수



지금까지 해 왔던 작업


2014년에 써서 2016년에 완성된 자전적 작품 ‘지아’가 있다. 중학교 때 왕따를 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교실을 태양계에 비유하고, 나 자신은 2006년 행성 지위를 박탈당한 명왕성으로 그렸다. ‘지아’는 사실 크게 3부로 이루어져 있다. 나의 중학생 때 이야기가 1부고, 2부는 죽어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어 치매를 앓는 중년의 로맨스 이야기를 넣었다. 3부에서는 가상의 재개발 지역인 명왕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첫 작품에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싶었는데, 결국 나 자신의 이야기가 되었다. ‘남’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결국 ‘나’로 끝나게 되었다.


가장 최근에 쓴 작품은 ‘보통의 택시’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싶어서 ‘나’라는 개인적인 부분을 빼고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구성으로 짰다. 주제도 모르겠고 이야기의 연결성도 떨어지고, 말장난 같은 이야기라는 냉혹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이야기만 남기고 싶어 했던 나의 목적과는 맞았다. 


극작가로서의 목표


‘일상의 언어’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는 극작가로서 밥벌이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다. 내가 쓰는 대본이 일상의 언어를 얼마나 담아내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충분히 공감을 얻을 만한 언어를 쓰고 있는지 생각한다. 최근에는 도시 공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공간에는 디테일들이 많고, 조합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도 주목할 만하다. 연출 스타일은 박근형, 윤한솔 연출가의 스타일을 선호한다. B급 정서의 고급화가 나와 맞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을 하면서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지키고 살 수 있을지 걱정이다.



옥수동 탐사단 4인은 각자만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을 옥수동의 가능성에 연결해 의미 있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자 했다. 옥수동 골목은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추진력을 불어넣어 주는 ‘우리 동네’가 되었다. 이후에도 만남을 지속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성장한 이들의 프로젝트는 옥수동 탐사단의 프로젝트 일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  임규리

편   집  손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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