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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 Oct 19. 2023

[책후기] 너와 나, 모두를 위한 것 '페미니즘'

벨 훅스 -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이 글은 22.03에 개인 적으로 쓴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444867128


저는 이 책을 첫걸음마로 페미니즘에 대해 알기 시작했습니다.


페미니즘과 젠더에 대한 궁금증은 있었지만 알아보려고 한 적은 없었죠. 대충 뭉뚱그려 '페미니즘은 인권의 평등, 젠더는 이분법이 아닌 다양한 성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라고 알고만 있었을 뿐 이게 정확한지 알아본 적이 없으며 때로는 아예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기며 생각을 안 하던 때가 많았죠. 

저는 시스젠더 여성이지만 바이(양성애자)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감히 여성에게 대시를 해 본 적도 없고 사귀어 본 적도 없어 이것에 대해 깊게 들어가 정확한 정의와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나는 이것들을 어떻게 판단 or생각할지에 대해서는 궁리해 본 적이 없죠.


페미니즘이라는 말은 모두에게 익숙합니다. 인터넷 세상에선 여러 혐오자들이 페미니즘에 대하여 욕을 하다 보니 안 좋은 방향으로 친숙해진 분들도 많지만 그에 대한 반발감인지 저는 제대로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야"

라고 말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저를 페미니스트라고 칭하게 된 이유의 첫 시작은 그저 저 바보 같고 자신밖에 모르는 일부의 남자들과 깨닫지 못하고 우월주의에 버무려진 여자들에 대한 대항의 첫걸음마였습니다. 그러니까 전 흔히 속된 말로 칭하면 '아가리'페미니스트인 것이죠. 알지도 못하며 입으로만 말하고 심지어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도, 그렇다고 앞에 나가 우리의 정당한 권리에 대해 싸우지 못하는 겁쟁이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제가 이번 페미니즘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겠다 생각한 계기는 작지만 작지 않았고 크지만 크지 않았습니다.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로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 냈고 선출의 이유는 제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황당했습니다. 일부의 사람들은 기득권으로서 자신의 재산을 지켜내고 더불어 더더욱 재산을 불리기 위하여 그를 선택했고, 일부의 사람들은 혐오유세에 휘말려 여성을 혐오한다, 약자를 혐오한다, 페미니즘을 없애겠다는 이유로 그를 뽑았다고 했었죠.

페미니즘은 사라질 수 없습니다. 저희는 커다란 단체도 아니고 그저 하나하나 개인의 마음과 생각으로 정한 직함의 하나입니다. 혐오로 뭉쳐져 남을 비하하고 자신을 위에 있는 사람들이 있는 한 엔 더더욱 사라질 수 없겠죠. 페미니즘에 대해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가느다란 실 같은 지식을 가진 제게도 생각해 낼 수 있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난 페미니즘을 공부해야겠다. 맞아요 제 포스트를 보셨던 독자님들은 아실 겁니다. 저는 또다시 욕심을 부리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사유는 간단했어요. '미래사회를 위하여.' 당장은 아니어도 다가올 미래에 지금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게 혐오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세계를 안겨주기엔 전 생각보다 전투력 있는 사람이었어요. 만약 갈수록 이 '혐오자'들이 단체를 이루고 집단이 된다면 언젠가 페미니즘=평등은 저 아래 가라앉아 쉬쉬하게 돼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때가 오면 전 상대에게 가서

"네 생각은 틀렸어, 그게 아니야."

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전 책을 추천받아 벨 훅스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라는 책을 열어보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아마 제가 간간히 읽던 판타지 소설들을 제외하고는 학생 때 이후로 오랜만에 경험한 전자책이 아닌 실물책이었어요. 전 책을 읽기 위해 연필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책갈피 또한 챙겼죠.

전 당시에 책을 읽을 수 없는 상황에 빠져있었거든요, 저는 극도의 불안증세와 우울증으로 글을 읽어도 문장이 그대로 스르륵 사라져 버리고 책 자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고생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러던 저에게 이 상태로는 안 되겠다 싶어 끝까지 읽으려 노력해 본 것이 이 책이었던 것이죠.

몇 번을 읽어도 불가능했습니다. 한 문장을 3~5번씩 읽고 나도 모르게 지나친 부분을 다시 보기 위해 시선을 다시 왼쪽 위, 페이지의 첫 시작으로 돌리고 중요한 것, 생각해 볼만한 것, 잊지 말아야 할 것, 혹은 감명 깊은 말에 모두 밑줄을 긋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 읽게 되었죠 쾌거였습니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은 벨 훅스라는 흑인여성이 쓴 책으로 페미니즘 입문용 책이라고 저는 소개를 하고는 합니다.

노란 형광팬으로 줄을 그은 가장 첫 번째 문장은 '정의'였습니다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다>

실로 간단하지 않습니까? 이 간단한 문장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지금까지의 배척이 존재하고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죠.

벨 훅스는 이 문장의 다음으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 간결한 정의를 읽고 또 읽어 그 의미를 깨우치기를 바랐다>

전 당시 이 작가님께는 죄송했지만 한국인은 이 한 문장을 이해할 사람이 갈수록 드물어 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세계에서 문맹이 드문 나라에 속하지만 문락맹이 많은 나라.라고 하면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기에 저는 벨 훅스의 정리를 우리가 조금 더 이해가 가기 쉽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까지 그것에 대한 방법은 떠올리지 못했지만,

극단적인 방법으로는 혐오를 하는 이들에게 우리와 같은 상황을 줘보면 어떨까? 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니 될 말입니다. 우린 페미니스트로서 억압을 완전히 끝내야 하는 사람이지 억압을 통해 억압을 이겨내는 것은 무력시위와 다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페미니즘을 좀 더 친숙하고 나쁜 것이 아니라고 가르칠 대중매체와 많은 지식인 들을요. 기득권들이 평등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계, 아무도 지배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불가능할 것 같나요? 먼 과거 우리는 계급사회였고 노예 또한 존재했지만 우리는 그것을 없앤 '과거'가 있습니다 그러니 우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이 암묵적인 지배를 벗어던져야 합니다.


<페미니스트는 태어나는 것이 아닌 만들어지는 것이다>

당연합니다. 페미니스트는 DNA가 아닙니다 살아가며 세상의 부조리 함을 깨닫고 생각하며 이것에 관한 것을 찾게 되고 우린 그걸 '페미니즘'이라고 부른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죠. 그때부터 저희는 페미니스트가 됩니다.

사회는 학습닙니다, 부모로부터 세상을 배우고 교육을 받고 다시 사회로 나가 세상을 배우죠 저는 학생시절 여성이기에 교복치마를 입었고 불편한 속바지를 입었으며 브래지어를 감추기 위해 한 여름에도 나시를 입고 그 위해 다시 반팔 티를 입고서야 교복상의를 입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게 이상한 건지는 몰랐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있었을 뿐이었죠. 그냥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꾸미는걸 안 좋아하는 저를 보고 유행과 동떨어진 아이라고 정의하고 살았죠.

전 그렇게 조금 더 자라났습니다. 직장과 집안의 억압으로 먼 곳에 나가거나, 오래 나가있지도 못한 환경이었지만 sns는 존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제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었죠. 저는 그렇게 세상이 넓어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제 학생시절은 기묘한 억압으로 물들여졌지만 이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게 세뇌당한 '착한 아이'였다는 걸 알게 되었죠. 문제아가 아니었던 착한 저는 그냥 사회에 순종하던 아이였던 겁니다. 그렇게 스멀스멀 무언가를 깨달아 가는 것입니다. 현 사회는 잘못된 게 많으며 나는 그들과 다른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모르는 사이에 전 점점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페미니즘이란 말도 정의도 모를 시절부터 차근차근 천천히 말입니다.


일부의, 하지만 수가 상당한 이들이 페미니즘을 여성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건 페미니즘이 다른 것들도 많지만 가장 큰 이슈인 성차별주의에 맞서 싸우기 때문이겠죠. 기득권이라고 불리는 그들은 태어나서부터 누려왔던 권리에 취해 그것이 남들보다 위에 있음을 모르기 때문도, 부모와 주위 환경들이 그를 다독여줘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왜 본인은 대학에 갔지만 본인의 누나는 대학을 안 가고 일을 하는지 모르고 학비 챙겨주는 것을 당연하게 알지만 않았더라도 이 정도는 안 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은 세상에 흔하죠. 그렇다면 내리갈굼는요? 혐오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친구들이, 부모가 하는 것을 보고 주위사람에게도 자신의 아랫사람에게도 같은 잣대로 행동하는 것이죠. 대다수의 사람들이 난 이렇게 살아왔는데 넌 왜 그렇게 안 살아라고 하며 무의식적으로 사람을 뭉개려 하기도 했죠.

아들들이 기득세력이 된 것의 이유는 압니다. 우리 할머니 시대만 해도 아들을 낳은 전 후의 밥상의 반찬 개수도 양도 달라졌을 테니까요. 전 이해가 습관이 된 사람이라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페미니즘은 남을 억압하고 눌러서 내 권리를 찾아오는 운동이 아닌 불평등한 현실을 평등하게, 

80이던 사람들은 80이고 50이던 사람들도 70,80으로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고 그 이후로는 함께 100으로도 갈 수 있는 운동인데 왜 반대로 자신의 80을 빼앗아 65씩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 또한 페미니즘의 정의를 정확히 설파하지 못한 탓일 수도 있습니다만 전 이 논리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내용 또한 책 안에 들어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가정폭력에 대한 내용이었죠. 가부장제에 대하여 이건 성차별이라고 말할 수 있던 사람이면서 생각을 더 이어나가 가정폭력 또한 그것으로 인한 피해라는 것을 결론짓지 못한 제가 바보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가부장제 폭력은, 좀 더 힘 있는 개인이 다양한 강제력으로 다른 구성원을 통제해도 무방하다는 믿음을 토대로 한다. 이러한 광의의 가정 폭력에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동성 간의 폭력, 아동에 대한 성인의 폭력이 모두 포함된다. <가부장제 폭력>이라는 용어는 흔히 쓰이는 <가정 폭력>과 달리, 듣는 이에게 가정 내에서 자행되는 폭력이 성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적 사고, 남성주의와 이어져 있다는 사실에서 유용하다.>

누군가 제 머리를 치고 지나간 것 같았습니다. 폭력과 차별에 찌든 사람들이 아동을 학대하고 그 아동은 자라 자신의 아이를 때리는 또 다른 폭력을 불러올 수 있겠죠. 경험했기에 남에게도 하는 겁니다. 남성만을 가정하는 것이 아닌 인간 모두가 그렇습니다. 이 굴례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멋지고 특별한 사람인 걸 저는 잊어버리고 만겁입니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살인만이 우리를 죄여 오지는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폭력은 잠식되어야 한다는 것을 세상 모든 이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쭉 읽으면서 생각한 것은 세대가 달라져도 똑같구나.라는 한 문장의 정리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나아진 게 있다면 있겠죠 하지만 대다수의 행동은 똑같았습니다. 옛날보다 공부하는 인원이 늘어나면 무엇할까요 윗 물이 맑아야 아랫 물이 맑은데 그렇지 못하니 대중매체가 나서줘야 하는데 그것 또한 고여버린 윗사람들은 용납하지 않아 그것도 어렵습니다. 어렵다고 밖엔 할 수 없는 상황이죠.


책엔 정말 많은 내용이 있었지만 하나하나에 깊지는 않고 그렇다고 너무 얕지도 않은 이야기가 실려있었기에 전 이 책을 입문책으로 추천하는 편인데 마지막 '해제'ㅂ 부분에서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님은 말씀하십니다

<내부비판에 열려 있고, 차이를 축복할 수 있게 된다면, 억압받은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운 길을 찾아낼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해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폭력이 단절되고 억압이 사라지고 평등하고 누구도 외면받지 않는 세상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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