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의 혼인잔치 때
분주하게 포도주를 준비해야 하는 마음에
아들에게 포도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셨던 어머니.
아직 때가 되지 않았습니다.
라는 아들의 무안한 한마디.
어머니는 곰곰히 생각하셨습니다.
삼일 밤낮을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 헤매이다
겨우 성전에서 아들을 찾았을때
제가 아버지의 집에 있을 줄 모르셨습니까.
라는 아들의 모진 한마디.
그때도 어머니는 곰곰히 생각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말씀도 없으셨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인간이 알아차리기 어려우니
예단하지 말고 그저 묵묵히 받아들일 뿐입니다.
나에게 필요한 십자가이겠거니 생각할 뿐입니다.
나를 비우고
믿음으로 채우고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무안함과 부끄러움을 씻어냅니다.
어머니가 그러셨던 것처럼
묵묵하게 아무 말 없이 잠을 청하고
일어나 사랑하는 가족의 웃음을 보며
오늘 하루도 힘내자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