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행복

by 책가게

차라리 인생에 정답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시기, 정해진 답을 따라가면 그나마 무난한 인생을 살지 않을까 싶어서. 불안하기만 한 이 선택이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면. 지금은 불확실해도 언젠가는 행복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성인이 돼서도 행복하게 해 줄 누군가를 찾아 의지하고 상대의 기분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며 행복이 좌지우지되던 나는, 내 삶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남의 인생을 살았다. 당신의 행복을 위해 살았는데 왜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냐며 불행의 이유로 늘 누군가를 탓했다. 성인이 되고도 이십 년이 지난 지금, 행복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


서른이 되면 근사한 어른이 될 줄 알았던 나는 불혹이 되어서도 인생에 확신이 없고, 끊임없이 흔들린다. 어쭙잖게 살아왔던 과거를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변명한다. 열심히 살았지만 소개할 이력이 별 거 없는 평범한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 좀 더 그럴싸한 인생을 바라며 내린 결정 앞에 망설인다. 이 길을 선택하는 게 맞을까? 과연 이 길 끝에서 웃을 수 있을까?


오늘날 마흔 살은 그 어느 세대보다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노고를 알아주는 이는 별로 없다.
소셜 미디어가 지배하는 세상에는 젊은 나이에 부와 명예를 이룬 사람들 투성이다.
그러다 보니 평범한 보통의 삶은 부족한 것이 되고 말았다.

-한성희,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일상이 행복하다면 들꽃도 아름답다

우리는 매일 확실한 것을 찾아 헤매고, 그것이 끝내 행복에 도달할지 답을 내리고 싶어 한다. 사실 '행복'에 보장 같은 것은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가 확신이란 단어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물질을 숭배하고 성취만을 평가하는 한국 사회에서 평범한 인생은 하찮게 보이기 마련이다. 욕망은 뽑아도 계속 자라나는 잡초와 같아서 만족이 어렵다. 그래서 '소유'라는 기준으로 보면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는지도 모른다.


갖고 싶었던 오백만 원짜리 명품을 손에 쥐어도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다. 천만 원짜리 가방을 든 누군가의 것보다 초라해 보인다. 이렇듯 욕망의 도파민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다. 확실한 것은 '현재'라는 지금, 현재에 있는 '나'라는 육체다.



남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행복은 생각보다 심플하다. 오늘 내가 선택한 일에 확신을 가지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내가 확신하는 행복은 착실히 살아낸 오늘 하루에 있다.


과거는 다 거짓말이고 미래는 환상일 뿐이래요.
우리의 힘이 닿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거예요. 과거, 미래도.
오직 지금만이 우리의 힘이 닿을 수 있는 시간이래요.
그래서 지금 내가 딱히 불행하지 않으면 지금이 제일 행복한 것 아닐까요?

- 강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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