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브런치를 운영하는 소소한 즐거움 중의 하나는 통계 페이지를 구경하는 것이다. 어제는 내 별 볼일 없는 글을 몇 분이나 읽어주셨는지, 어떤 검색어를 통해 어떤 경로로 들어오셨는지 하는 것들을 구경하다 보면 30분 정도는 우습게 지나가곤 한다. 딱히 이 브런치로 뭔가 대단한 일을 해보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나 내 브런치의 어떤 부분을 독자님들이 좋아하시는가 하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마냥 귀를 닫고 있을 수 없는 주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어제 역시도 잠깐 짬이 나는 시간에 브런치의 통계 페이지에 들어가 이런저런 것들을 집적거리며 구경하고 있던 중이었다. 내 브런치의 검색어들은 대개 아주 범상한 것들이어서 검색어를 한 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무슨 글이 검색에 걸렸겠구나 하고 대충 짐작이 간다. 이 별 것 아닌 브런치에서 바라는 정보를 얻어가셨을 리는 별로 없겠고 낚시글이라고 욕이나 먹지 말았으면 하는 등등의 생각을 하고 있던 참에.
매우 뜬금없다면 뜬금없고 절박하다면 절박한 검색어 하나를 발견했다.
30년같이산남편이거짓말을해요
나는 잠깐 이 검색어 앞에서 사고가 멎는 순간을 경험했다.
이 검색어로 검색을 하시다가 내 브런치를 발견한 분에게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한때는 나 또한 포털사이트의 검색창에 '죽고 싶다' 혹은 '살고 싶다'는 등등의 '답 없는' 검색어를 검색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 역시도 재작년 봄의 그 어느 날을 지나면서 포털 사이트에 그 비슷한 단어들을 검색해 본 적이 있다. 그런 나날을 지나면서, 몇 번인가 말한 적이 있는 바 인터넷의 가장 큰 효용은 의외로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이 나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안도감을 주는 부분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저 검색어로 이 브런치에 들어왔다 나가신 분에게 내 브런치가 어떤 답을 드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떻게 생각하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짓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 제풀에 뜨끔하기까지 하다. 남편과 30년을 같이 산 분이라면 최소한 나보다 10년 정도는 나이가 많으실 텐데, 느닷없이 닥쳐온 그 충격을 도대체 어떻게 이겨내고 계시는 건지 걱정도 된다. 그러게, 다들 정말 왜 그러는 걸까요, 하고 말이라도 걸어보고 싶다. 웃고 살아도 눈 깜짝할 사이 흘러가버리는 고작 수십 년을 살면서, 왜 그렇게 서로 속이고 거짓말하고 상처를 주면서 사는 걸까요, 하고.
그냥, 이 브런치에 오시는 분들에게 내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오직 한 가지뿐이다. 곁에 있는 사람을 너무 속상하게 하지 말라는 것. 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오더라도, 너무 멀리 가지는 말라는 것. 우리의 인생은 생각보다 짧고, 후회할 순간은 생각보다 길고 오래 남는다. 이건 경험에서 하는 말이니 틀림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