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 죽고 나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나
우리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아가 형성되며 동시에 자아 성숙을 경험합니다.
그러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경험하죠.
죽음이라는 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닙니다.
그러나 개중엔 어떤 사람들은 극심한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죽음이란 영역을 스스로 선택하기도 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일 중 힘들다는 것의 척도는 분명 모두가 다를 것입니다.
정신력의 강함 역시 모두가 다를 것이고요.
어떠한 사람들은 인생에 특정 계기를 통해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하게 됩니다.
그러나 죽기 위하여 실행까지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어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조건 반사적인 고통의 표출이고 실행까지 하기에는 내 삶 주변에 많은 것들이 나를 붙잡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도 마음은 분명 죽어 있는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정말 죽을 만큼 정신적으로 힘든 고통을 받고 있을 때 죽기 위한 시도를 하게 된다면 실제로 여기서 생을 마감하게 되기도 합니다.
저는 감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끔찍한 자해를 4차례를 시도했고 운이 좋아 현재까지 살아있습니다.
이 당시에 제가 자해를 했던 이유는 정신적으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무언가 있었기 때문이고
그 당시에는 내 삶과 고통의 무게를 저울질 했을 때 고통의 무게가 더욱 무거웠기 때문에 저는 죽고자 시도를 했던 거죠.
사람은 정신적으로 벼랑 끝에 몰리게 되면 사고가 일시 중단됩니다.
머릿속에서는 나 자신을 살리기 위해
즉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감정이 소멸하며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멍~ 해지는 거죠.
그러다 불현듯 떠오릅니다.
살아서 뭐 하나.
죽는 게 이것보다 고통스러울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난 내일 웃을 수 있을까
내가 죽어 없어진다고 날 위해 눈물 흘릴 사람이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면 정말 위험한 수준에 도달한 겁니다.
무엇이 당신을 고통스럽게 하나요?
지나간 날, 현재 상황, 미래의 불안함
이 세 가지 중 하나일 것입니다.
자세한 사정은 본인 스스로가 더욱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나에게 고통을 주는 게 과거 문제인지,
현재 문제인지, 아니면 아직 도달하지 못한 미래의 문제인지 말이죠.
이거 하나만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가지려 들지 않으면 그것은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그게 사람이든 물건이든 꿈이든 미래든.
저는 무엇 때문에 당신이 고통받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거 하나만은 실제 경험자이기 때문에 조언을 한 가지 할 수 있습니다.
내 것이 아닌 건 결국 내 곁을 떠나갑니다.
그게 무엇이든 억지로 잡으려 하지 마세요.
그냥 떠나가게 두세요.
지금은 많이 힘들겠지만 마음의 안정은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옵니다.
시간의 빠르기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전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잃고 마음의 치유가 되는 데까지 1년 정도가 걸렸습니다.
1년이 지나고 나니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 일을 회상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거죠.
저는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두 번의 순간이 공통된 문제로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내가 가질 수 없는 걸 갖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에 그것이 저를 나락으로 밀어 넣는 느낌을 받았던 겁니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 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이게 최고의 해결 방법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는
고통받는 당사자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너는 이런 걸 경험해 본적 없잖아"
"넌 나의 힘듦을 이해하거나 공감할 수 없어"
이런 생각이 분명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신적 고립을 경험하고 있는 당신,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이 말 하나는 꼭 마음에 담아두세요.
내가 죽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을 때 부모님이나 친구들은 안중에 없습니다. 오직 지금 내가 받는 고통의 해방만이 나를 지배할 뿐입니다.
이런 나 자신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타인에게 잔혹할 정도로 냉정합니다.
근데 당신에게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 라고 말해주는 타인이 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타인일 것이 분명합니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을 해주는 주변인이 있다면 당신은 좋은 친구를 둔 것입니다.
내게 찾아온 아픔과 고통에 이유를 묻지 말고
그냥 지나갈 수 있게 초연해지세요.
모든 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흘러갈 겁니다.
살아보니 그렇더라고요.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