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48번의 일요일
2024.04.07.
사용설명서
외양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책을 만났다.
반납도서로 만난 <카피책>.
한때 나도 이런 센스있는 카피를 떠올리는 데
재능이 있다고 느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카피를 주제로 한 이 책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저자 정철님은 작가 소개에서도 단번에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내 머리 사용법'이라니.. 내 스타일이다..
<내 머리 사용법> 책에서 그는 자신을
'제품(=정철) 사용설명서'로 표현하며,
제품 구성, 제품 기능, 연령대별 사용방법 등을
실제 설명서처럼 재치있게 풀어냈다.
나도 살아있는 뭔가를, 특히 나 자신을 '사용설명서'로 표현하며 소개하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구상만 했던걸 정철 님은 높은 완성도로 실제 책에 담아낸 걸 보니 절로 존경심도 생겼다.
<카피책>은 작가님의 천재성이 엿보이는 책이었다.
비범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그가 쓴 쉬운 글이 가볍게 읽히지는 않았다.
술술 읽히지 않았던 건 뭔가
공부하고 기억해야 할 것 같은 내용이 가득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머리에 남는 만큼만 남기자'는 마음으로
메모를 하거나 다시 읽을 부분을 표시하지 않은 다음에야 겨우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마케팅 문구나 카피는 참 쉽게 읽히지만,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끝없는 고민을 요구하는 일이라는 사실이 새삼 크게 다가왔다.
메모를 하기 어려웠던 건 어쩌면 모든 말이 너무 당연해서 그랬던 것도 같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이 당연한 걸 실전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겠지만.
상품을 보지 말고 그 상품을 사용할 사람을 보십시오. 상품을 보여주지 말고 그 상품을 사용할 사람을 보여주십시오. 죽은 상품에서 끄집어낸 죽은 이야기를 하지 말고 살아 있는 사람에서 끄집어낸 살아 있는 이야기를 하십시오. 가장 큰 울림은 사람에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