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32. 서른두째 일요일, 지우개

24년 48번의 일요일

by 보라

2024.09.08.

서른두 번째 일요일


“연체를 반납하세요. 지우개를 대여해드릴게요.”



9월 한 달 동안 대출한 도서를 모두 반납하면

남아있는 연체 기간을 즉시 지워주는 연체지우개 이벤트가 진행된다.

카피 문구도, 이벤트로 모이는 마음도 참 깜찍하고 예쁘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하는 행사인 만큼,

반납 약속을 빨리 지키고 최대한 많은 책을 다시 빌려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하면 좋겠다.




어떤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오셔서 '하루' 연체되어 있다며

연체지우개 이벤트가 뭐냐고 물으신다.

대출 상태를 확인하고 바로 연체를 지워드렸더니,

"감사합니다~^^" 하며 해맑게 웃으셨다.

그 미소를 마주한 순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DALL·E 2024-12-14 20.24.19 - A wide-angle view of a peaceful park scene from a distance. The image captures a wooden bench placed under a large tree, with several books stacked ne.jpeg


도서관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느끼는 감정이 있다.

바로 깊은 곳에서 우러난 것 같은 순수한 미소와 따뜻한 마음인데,


공간이 주는 힘일까?

사람들 속에서 그런 따뜻한 에너지를 받으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역할을 더욱 감사하게 느끼게 된다.


작은 일에도 예의를 지키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회원증을 발급할 때 사람들의 아기 미소를 마주하곤 한다.


어린아이들이 회원증을 손에 넣고 행복해하는 건 상상하기 쉽겠지만,

사실 어른들도 회원카드를 받으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감사 인사를 전한다.

나이를 떠나, 그런 순수한 모습을 마주할 때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나도 같이 행복해진다.


참 묘한 곳이다.

따뜻하고 순수한 인사가,

이 자리에서 그런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다.




도서관 제대로 이용하기: 6편 - 이벤트


도서관에서는 이용자 편의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연체지우개처럼 깜찍한 이벤트도 있고, 과년도 정기간행물을 나눠주거나 책보따리대출, 두배로 데이 등 시민들이 더 편하게 책을 볼 수 있게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뿐만 아니라, 작가 초청 강연이나 독서 소모임 등도 지원하고 있다.


도서관은 언제나 뭔가 더 주려는 너그러운 곳이다.

두드리면 열리는 곳이라는 걸 잊지 않으면,

무엇에도 그 문은 활짝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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